마스크를 써야하는 이유: 수술용 마스크, KF94, NF95
마스크 대란이 일아나자, 갑자기 마스크 무용지물론이 신문기사로 나오기 시작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면마스면 충분하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마스크가 바이러스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 번 바이러스는 무증상자 보균자를 통해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 수술용 마스크(내가 질병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의 도구): 수술용 마스크는 환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의사를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한 도구이다.
2. 호흡기(나를 외부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관점의 도구): NF95 마스크는 원칙적으로는 호흡기에 속한다. 호흡기는 의사나 간호사 등을 보호할 목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감염환자로부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의사나 간호사에 옮겨가지 못하도록 하는 도구이다. NF95 마스크는 비말 및 에어로졸 95%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이 95%는 단일 사건 발생에 대한 주관적 확률이 아니라 빈도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의사나 간호사들은 항상 감염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KF94는 미세먼지를 막는 데 탁월한 마스크이다. 이 마스크로 에로졸을 통해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모두 막을 수는 없다. 바이러스는 미세 먼지보다 훨씬 작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마스크로 침이나 콧물 등 비말을 통한 바이러스 침투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KF94 마스크는 의학적으로는 수술용 마스크에 가까운 도구이다. 나를 보호하기보다는 내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을 대폭 낯추어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입이나 코를 통해 분출되는 비말은 KF94 마스크를 통해 걸러질 수 있다. 특히 이 번 코로나바이러스 19의 경우에는 무증상자 보균자가 있기 때문에, 인구밀도가 높은 공간에서는 타인을 위해서라도 마스크 착용이 바람직하다.
일반 마스크 착용으로 바이러스 침투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눈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같은 곳에서 마스크가 바이러스 막는 데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굳이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바이러스부터 나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효과가 있다. 누구나 바이러스의 잠재적 숙주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일반 마스크는 적어도 비말 감염을 막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손씻기, 가급적 2m 거리 유지 등 바이러스 방역 준수사항에 맞추어 마스크를 잘 사용해야 할 것이다. 마스크 효과를 과신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로부터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 마스크가 실제로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의 타당성은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낮은 미국과 같은 곳이 아니다. 중국은 땅이 넓어도 특정 지역에 엄청난 수의 인구가 몰려 있는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다. 미국과 같은 곳의 기사를 가지고 과학적 증거니 뭐니 하며 개수작 떠는 자들은 좀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중국 다음으로 마스크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다. 지금 마스크 부족 사태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재고 분량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개월 동안 마스크 생산량 80%가 중국으로 건너갔다. 1일 1천만개 정도 생산했다고 가정하면, 최소 수 억개 이상이 건너간 것이다.
내가 미국 질본 관라자면, '내가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 아니라 '나를 감염으로부터 막을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마스크의 비효율적 측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단기간에 그 많은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생산할 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의료진을 보호할 호흡기 물량 확보에 더 신경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막상 코로나바이러스 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 적어도 미국 부유층 사람들은 가격이 치솟은 마스크를 사들일 것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 대책은 최소한의 효과에 대해서도 대가를 지불하는 경향을 사람들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