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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19 한국 진단기 논란(비판 대상이 될 수 없음)

착한왕 이상하 2020. 3. 15. 16:38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는 전염병 창궐 조짐이 보일 때 지켜야 할 것은 상식적으로 두 가지이다.


1. 바이러스 매개 전염병과 같은 것은 이기려하지 말고 우선 피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초기 대응을 해야한다.


2.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적극적이며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1, 2 모두를 충족한 국가로는 대만을 들 수 있다. 유럽 다수 국가들은 1과 관련하여 초기 감염 발산지인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다고 하나,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을 확장한 이탈리아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는 것을 간과했다. 그리고 유럽은 하나라는 관점을 고수하다가 각국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더욱이 2와 관련하여 신속하게 대처를 하지 못했다. 융통성 없이 대책 회의 회의 .... ! 미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들 나라들을 보면서 "언제까지 대책 회의하고 있을래? 그 사이에 계속 바이러스는 퍼져나가는데 ...",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 영국의 정치 코디미 '몬티 파이튼 비행 서커스'를 보면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곧 죽게 생겼어. 그런데 12 제자들은 포도를 먹고 술을 마시면서 향후 대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제도 대책 회의, 오늘도 대책 회의! 그러다가 예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소통에 기반을 둔 합리적 의사결정도 위급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구분하여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나나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에 숟가락 얹고 상황에 따라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하면서 이 번 사건을 어떻게든 총선 승리와 엮어보려는 문가 패거리들에게 정말 분노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 때 우리나라 질본 및 관련기구들이 얻은 교훈 하나가 있다. 전염병 확신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빨리 진단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총선도 있고 하니, 현 정부도 2와 관련해 신속하게 대처한 측면은 분명히 인정해 주어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신속하게 수용하지 않고 제 멋대로 해석하면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중요하지 않다, 의료품 유통 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정부를 보면 한심하다. 마스크 정도는 정부가 직접 관리해도 된다. 그런다고 의료 유통업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는다. 그 기업들의 영업 이익 대부분은 여러 종류의 많은 제약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씨젠이 진단기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솔직히 고개를 갸우뚱했다. 개인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회사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리. 미국 스탠포드 대학 E.A. Weiss 팀이 2009년 운영한 드라이브 스루 테스트를 우리 현황에 맞게 도입하더라도, 진단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메르스사태를 겪은 우리나라는 신속하게 4개 회사의 진단기 사용을 허가했다.


바이러스 테스트 진단기 만드는 법, 종류 및 차이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미국 FDA가 위급 사황에서도 한국 진단기들은 부적합하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동일한 정확도라면 좀 더 테스트 시간을 줄여 줄 수 있거나, 동일한 테스트 시간이라면 좀 더 정확한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 진단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뉴스가 국내에 보도되자 어설픈 비판의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그래서 음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양성 환자로 바뀌었구나, 그래서 동일인에 대해 2-3번 추가 검사가 이루어졌구나, 이러면서 현 집권 정당 비판을 하는 목소리가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증오 대상을 만들어, 그것이 특정 집단이든 도구든, 세력 확보 싸움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짓거리는 현 여야 및 그들의 맹목적 추종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된 현상이다.


아무튼 국내 진단기의 정확성이 로슈 것보다 떨어진다고 가정하자.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진단기가 무용지물은 아니다. 다만 정확도에서 부족할 뿐이다. 확진자 수가 치솟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좀 더 정확한 진단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2와 관련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명확히 'NO'이다. 물론 효과도 없는 진단기를 풀어서는 안 된다. 내가 씨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기업의 진단기도 여러 종류의 알려진 검증된 기법 및 절차에 따라 제작된 것인 만큼 어느 정도 충분한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결론: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바이러스 19 진단기의 정확도가 좀 떨어진다고 해도, 2를 고려할 때 그것을 비판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질본의 발표이다. 굳이 우리 진단기들의 우수성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확진자가 치솟는 상황에서 방역을 하려면 어느 정도 검증된 진단기들을 빨리 풀 수밖에 없었으며, 현재 좀 더 효과적인 진단기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해도 그만이다. 이렇게 발표해도 대부분 국민은 이해하며 그간 질본의 노력에호응한다.


* 정치가 놈들아 너거들도 이 번 사태와 관련해 월급 일부 기부 좀 해라. 위급한 상황에서는 민주제든 군주제든 윗 넘들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