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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단원들, 1926년 독일
착한왕 이상하
2022. 7. 8. 15:41
아래 사진은 1926년 독일에서 찍힌 어느 서커스 단원들의 모습이다. 1926년이면, 서커스를 통해 처음 흑인을 본 사람들도 꽤 많았을 것이다. 유럽의 과거 서커스는 특출난 묘기만 선보이는 공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괴한 것, 괴물적인 것도 포함한 전시회의 성격도 일부 갖고 있었다. 사진은 인종차별주의가 이념을 넘어서 문화 속에 정착한 시대의 산물이다. 그런데 사진 속 분위기는 인종차별주의와 거리가 멀다.
단원들의 실제 관계는 알 수 없으나, 뭔가 강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서커스 단원들은 어려운 시대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동거동락한 경우가 많다. 그들의 관계는 이념적 평등을 넘어 동거동락에 근거한 평등을 느끼게 해 준다. 인종차별주의가 만연한 시대, 서커스단은 그런 시대의 문화를 반영해 주는 동시에 동거동락의 삶 속 평등을 보여 주는 이중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