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발명가 찰스 베이커
과학, 발명 분야에 족적을 남긴 흑인은 수적으로 아직 많지 않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활약한 흑인 발명가 중 찰스 베이커(Charles S. L. Baker, 1859-1926)가 있다. 노예로 태어나 미국 남북 전쟁 후 자유의 몸이 되었다. 프랭클린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은 후, 마찰을 이용한 히터 발명에 들어갔다. 바람, 수압, 동작, 전기, 뭐든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원만 확보되면 히터로 사용할 수 있는 발명품이었다. 첫 번째 사진에서 보듯, 메탈 실린더 형 마찰 히터를 개발하고 특허를 내 상용화하는 데 23년이 걸렸다고 한다. 베이커는 1904년 '마찰열과 보일러 사(The Friction Heat & Boiler Company)'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이사로 재직했다. 회사의 자산은 오늘날 가치로 약 400-600백만 달러까지 달했다고 한다.
첫 번째 사진은 베이커와 조수가 1906년 마찰열 히터를 시연하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의 왼쪽이 베이커이다. 당시에는 이 히터를 사용해 가정용 전기 난방 용량 1/2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전기가 아직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전기 사용량이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기가 흔해지고 전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베이커의 마찰열 히터도 시장에서 사라졌다. 만약 자전거 타기 운동기구와 마찰열 히터를 연결한 장치를 상품화하면 팔릴까? 안 팔릴 것 같다. 두 번째 사진은 베이커의 또 다른 특허인데, 용도는 잘 모르겠다. 전기 신호를 이용해 기차 등 충돌 상황을 사전에 알려 주는 장치 특허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