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인 것을 대표하는 특징들을 논할 때 세속화 과정은 빼먹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은 어디에나 해당하는 것이지만, 이 땅은 서양의 오랜 세속화 과정에 직접 대응시킬 수 있는 과정 없이도 세속화된 곳이다. 물론 지적으로 성숙한 무종교인을 ‘그 어떤 이념에도 종속되기를 거부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경우, 그러한 무종교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는 아직 없다. 이 땅도 이에 대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 땅은 어느 정도 세속화된 곳일까?’라는 물음이 여전히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물음에 답하는 것은 일단 뒤로 미루자. 여기서는 서양의 오랜 세속화 과정에 근거해 이 땅의 현실을 진단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를 갖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 서양의 오랜 세속화 과정과 같은 것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