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 '저기'와 '여기' 3

<세속화> 후기: 중단과 이행

* 다음은 의 후기 마지막에 해당한다. 800여쪽 분량의 원고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글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세속화’로 불릴만한 성향들이 현실 속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과정들은 동질화될 수 없다. 그러한 성향들이 과거에는 아예 없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단지 과거에는 지금과는 다른 여건으로 인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 땅은 서양에 비해 ‘세속화’로 불릴만한 성향들의 지속성 없이도 세속화된 곳이다. 그러한 성향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서양에 비해 최근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이 땅이 서양의 오랜 세속화 과정과 같은 것을 거치지 않고서도 세속화되었다는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하지만 이로부터 ‘저기’가 ‘여기’보다 더욱 세속화되었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과정의..

<세속화> 후기: 두 번째 종류의 독단적 지성사(축의 시대 3)

* 다음 글은 의 후기에 해당한다. 650여 쪽의 본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글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힘듦을 밝혀 둔다. 특정 지역을 벗어나 세계 전체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철학 체계를 건설해 보려는 야스퍼스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의 철학 체계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iii) 축의 시대의 축성 가정에 근거해 지역 간 혹은 문명 간 상호 이해를 강조하는 것은 유치한 ‘도덕의 종교 기원론’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야스퍼스의 철학에 친숙한 사람은 (iii)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 어떤 종교 교리에도 종속되길 거부하는 ‘세속화된 인간’임을 그 스스로 자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초월성에 대한 종교적 신앙을 ‘철학적 신앙(p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