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론 2

18세기 무신론 논쟁

* 다음 글은 일부를 수정한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적어도 세 가지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18세기 유물론 논쟁에는 지역의 정치, 문화적 전통이 깊숙히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유물론을 무조건 무신론과 일치시카는 서술방식은 역사적 무지를 보여줄 뿐이다. 둘째, 18세기 유물론은 일반적으로 결정론적이지만 17세기에 비해 매우 유연해졌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지적 풍토를 바탕으로 19세기 마르크스 엥겔스의 유물론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유물론을 마르크스주의의 맥락에 귀속시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소위 '변증법적 유물론'과 유사한 사고방식은 마르크스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유물론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당시 생리학의 발달, 에너지 보존법칙의 출현 등도 알아..

계몽주의 다시 보기(수정)

계몽주의 다시 보기 이상하(철학 박사) 1. ‘계몽(enlightenment)’ 혹은 ‘계몽 운동(enlightenment movement)’과 같은 용어는 있어도, ‘계몽주의’라는 용어는 원래는 없다. ‘계몽주의’에 직접 대응하는 ‘저기’의 용어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계몽주의’란 ‘계몽 시대의 철학’ 혹은 ‘계몽 시대의 중요한 인물들의 철학’이라는 ‘저기’의 표현을 압축시킨 것에 불과하다. 계몽 시대는 일반적으로 유럽 역사에서 ‘16세기 말 혹은 17세기 초에서 18세기 말에 이르는 시기’를 일컫는다. 물론 그 시기 유럽의 모든 지식인들이 계몽주의자들은 아니다. 또한 계몽주의자들의 입장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계몽 운동’이라 불린 사회 개혁 운동들도 실제로는 없었다. 다만 그러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