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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행복: 로크 3. 관념(Idea)

관념이란 무엇인가? ‘관념’이라는 단어는 21세기 사람들이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의 근대적 사용 방식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 사용법은 경험과 사고 작용의 내용이 발생하는 장소로서 마음을 이해하는 관점의 형성 과정에서 굳어졌다. 현상을 설명하려고 객관적인 것과 주관적인 것을 단순히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이분하고 객관적인 것을 마음 외적인 것으로 규정할 때, 마음은 주관적인 것의 반경과 같다. 마음에 대한 이러한 근대의 특이한 이해 방식에 따를 때, 관념은 마음에서 발생하는 이미지, 표상, 내용 등을 총칭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념에 대한 근대 철학자들 각자의 이해 방식을 정확히 규정하는 것은 항상 논란거리를 남길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일이다. 로크의 관념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철학자들의 행복: 로크 2. 마음(Mind)

마음이라는 개념은 서양 사상사에서 중세까지는 영혼과 구분 없이 사용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영혼은 행위, 선택, 생각, 상상, 성장 등 다양한 능력들의 작인(agent)으로 가정된 개념이다. 합리적 판단 능력과 관련된 영혼의 부분을 육체와 분리 가능한 것으로 여긴 관점이 있었는가 하면, 그러한 부분 역시 육체적 성향으로 간주하는 전통도 있었다. 능력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각 능력을 영혼의 특정 부분과 연관시키거나 영혼의 한 측면으로 규정하는 두 가지 사고방식이 경쟁 관계를 맺고 있었다. 성장의 생리적 작용, 감각 기관의 기능 등이 근대에 접어들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특정 능력을 영혼의 특정 부분과 연관시키거나 영혼의 한 측면으로 파악하는 사고방식은 권위를 잃어버리게 된다. 근대에 접어들어 마음은 경..

18세기 무신론 논쟁

* 다음 글은 일부를 수정한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적어도 세 가지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18세기 유물론 논쟁에는 지역의 정치, 문화적 전통이 깊숙히 개입해 있다는 것이다. 유물론을 무조건 무신론과 일치시카는 서술방식은 역사적 무지를 보여줄 뿐이다. 둘째, 18세기 유물론은 일반적으로 결정론적이지만 17세기에 비해 매우 유연해졌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지적 풍토를 바탕으로 19세기 마르크스 엥겔스의 유물론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유물론을 마르크스주의의 맥락에 귀속시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소위 '변증법적 유물론'과 유사한 사고방식은 마르크스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유물론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당시 생리학의 발달, 에너지 보존법칙의 출현 등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