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비판적 사고/GCTC 청소년 교육

패러데이 서평 논문 쓰기 과정 파이널

착한왕 이상하 2016. 12. 25. 22:38

* 다음 자료는 초등학교 예비 5학년을 대상으로 한 패러데이의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대한 서평 논문 쓰기 과정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 다음 자료를 저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변형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

7. 서평 논문 쓰기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는 패러데이의 크리스마스 대중 강의를 바탕으로 페러데이의 제자인 크룩스가 쓴 책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전자기학의 기초를 닦은 위대한 과학자 페러데이 할아버지의 과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랑은 이웃과 인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기도 합니다. 페러데이 할아버지가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 그 관심사는 자연을 지배하는 법칙을 발견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페러데이 할아버지는 자연을 지배하는 법칙을 이용해 우리의 삶을 개선시키고 풍요롭게 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패러데이 할아버지는 과학의 지식이 귀족층이나 부유층이 아닌 만인의 소유가 되어야 한다고 믿은 19세기 초 과학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가 다가오면 무상으로 빈민촌의 아이들과 청소년을 모아 강연회를 열었던 것입니다.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은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이 고전에 속한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책이 고전에 속하는지를 결정해 주는 기준에 대해서는 모두 합의하기 힘들지만, 쉽고 재미있는 책만이 고전에 속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패러데이 할아버지의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는 분명히 고전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의 내용이 쉽지만 않은 이유를 패러데이 할아버지 탓으로 돌릴 수 없습니다. 패러데이 할아버지는 당시 강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책으로 만들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는 패러데이 할아버지의 제자 크룩스가 강의록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그렇다면 책의 내용이 쉽지 않은 이유를 크룩스의 탓으로 돌려야 할까요? 아닙니다. 크룩스는 스승인 페러데이 할아버지의 강의를 가급적 원래대로 남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크룩스 덕에 우리는 패러데이 할아버지가 어떤 식으로 강의를 진행했고, 또 어떤 식으로 대중 앞에서 실험을 시연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의 내용이 쉽지 않은 이유는 패러데이 할아버지 탓도, 또한 크룩스의 탓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양초의 연소와 관련된 어떤 구체적 사실이 설명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밝히고, 그러한 사실을 실험과 함께 설명하며,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자연 법칙을 이끌어 내는 글쓰기 방식에 있습니다. 그러한 방식은 특정 결과나 결론만을 떼내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결과나 결론이 나오게 된 근거와 과정을 강조합니다. 그 과정은 실제 실험을 대중 앞에서 시연하는 것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글만으로 특정 결론이나 결과가 나오게 된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담겨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는 것입니다.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는 과학을 하는 방법과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는 사례들이 꽉 차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면, 과학을 하는 방법과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특정 부분의 내용이나 실험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문제들을 풀어 보고, 또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한 결과를 보여 주는 새로운 실험을 생각해 보았고, 또 특정 상항에서 사용 가능한 도구들을 디자인해 보았습니다. 따라서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대한 서평 논문 쓰기 과정에서 사용된 문제집의 목적은 학생들이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쓰도록 도와주는 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각 문제는 패러데이 할아버지가 대중 앞에서 시연한 실험의 목적 및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해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각 실험의 목적 및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문제들을 풀어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라이터, 종이, 연필심 등을 가지고 10 여개의 실험을 따라해 보았습니다. 만약 각종 실험 도구 및 시약이 있었더라면, 우리는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담긴 거의 모든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었겠죠. 물론 각종 실험 도구 및 시약이 있었더라도, 화학자가 아닌 제가 모든 실험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언젠가 과학을 하는 분을 모셔와 직접 실험을 하고 문제들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서평 논문을 완성시키는 과정이 개설되길 희망해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은 현재 이 땅의 교육 여건을 고려할 때 실현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아이의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이는 이 땅의 부모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부모에 해당한다고 해도 과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땅의 많은 부모는 지나치게 아이의 장래와 입시를 연관시켜 아이에 대해 판단합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와 같은 책을 놓고 이해력 및 판단력을 강화시켜 주는 문제들을 풀고 실험하면서 서평 논문을 완성시키는 과정에 대해 진정한 관심을 갖는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의 장래를 고민할 때 입시라는 요인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성적을 올리기 위한 학습을 선행하거나, 논술 등에 대비해 피상적으로 많은 책을 읽는 따위의 방식이 입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부모의 생각은 착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니기 때문에 입을 다물겠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은 선택받은 학생들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부모님이 선행 학습이나 단기적인 성적 향상과 무관한 이 서평 논문 쓰기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의 내용을 완전히 해부해 볼 기회를 우리에게 주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두 달 동안 함께 한 이 책에 대한 서평 논문 쓰기 과정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재미있느냐’, ‘시험에 도움이 될 것 같으냐’와 같은 질문에 대한 아이의 반응과 거리를 두고, 집중력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그러한 서평 논문 쓰기 과정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일 부모님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대한 서평 논문 쓰기 과정을 함께 하면서,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겠지만 지루하고 짜증나는 부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성장을 허들 경기에 비유할 때, 그렇게 지루하고 짜증나는 부분들을 여러분이 넘어야 할 허들로 여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성장해 우리가 함께 했던 이 과정이 추억으로 떠오르길 기대해 봅니다. 만약 여러분이 성장해 어떤 어려움을 만나게 되는 경우, 우리가 함께 했던 이 과정에서 여러분이 인내심을 가지고 집중해 문제를 풀고 토론했던 시간을 떠올려 주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여러분은 그 어떤 어려움도 피하지 않고 당당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평 논문 써보기>

다음 그림을 참조하여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에 대한 서평 논문을 완성시켜 보자.

 

  

* 패러데이의 <The Chemical History of a Candle>을 번역한 책 중에서 원본에 가까운 것은 절판된 <양초 한 자루에 담긴 화학 이야기>(박택규 옮김, 서해문집 1998)이다.

 

* 2010년 12월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