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와 민주주의 (봉인 해제)/창조 과학의 맹점 10

참고 문헌

* 다음은 시리즈를 완성하는 데 사용된 참고 문헌들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원래의 원고에 들어 있는 주석들이 빠져 있기 때문에, 각 문헌과 관련된 정보 및 논의에 대해서는 '참고 문헌'만 보고는 알 수 없다. 참고 문헌 이상하(2004), ?과학철학: 과학의 역사 의존성?, 철학과 현실사, 이상하(2005), ?과학철학 강의?, 출판 미정. 이상하(2006), 「19세기 과학적 발견의 학제간 연구 정신: 혈액 순환설을 둘러싼 하비 대 데카르트의 논쟁으로 본 그 역사적 기원」, ?과학철학? 제9권 1집. 이상하(2007), ?상황윤리: 현실세계 속의 공학 담론?, 철학과 현실사. 이상하(2008), ?생각의 기차 1: 과학적 발견의 연결?, 궁리. 이상하(2008), ?생각의 기차 2: 과학적 발견의 연결?..

무종교인이 알아야 하는 것 2. 무종교인의 딜레마

(2) 무종교인의 딜레마 어느 세력이나 자신들이 믿는 관점이나 이념을 옹호하려 든다. 만약 그 증거가 불충분함에도 다른 관점이나 이념을 제거하려고 한다면, 그들은 독단적이다. 자연 신학 전통, 현대적 지적 설계론 옹호 세력, 그리고 창조 과학 진영 모두는 독단적 측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독단적 측면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무종교인은 알아야 한다. 그 정도의 차이를 대소 관계를 통해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다. • 자연 신학 전통 < 현대적 지적 설계론 옹호 세력 < 창조 과학 진영 자연 신학 전통보다는 현대적 지적 설계론 옹호 세력이 독단적이며, 현대적 지적 설계론 옹호 세력보다는 창조 과학 진영이 독단적이다. 가장 독단적인 창조 과학 진영이야말로 기독교의 건전한 사회적 기능을 가로..

무종교인이 알아야 하는 것 1. 창조 과학의 역사적 맹점

무종교인이 알아야 하는 것 (1) 창조 과학의 역사적 맹점 창조 과학의 역사적 맹점을 지적하기 위해 창조 과학이 과학일 수 없는 이유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다. 창조 과학 진영이 자신들의 지적 뿌리로 자연 신학 전통을 강조하는 것조차 역사적 근거를 결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에 대한 논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자연 신학 전통의 ‘지적 설계자’ 개념은 오랜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여러 신 개념 중 하나일 뿐이다. • 오로지 지적 설계자로서의 신 개념만이 기독교적이라고 강조한다면, 이것은 기독교의 다양한 신 개념을 부정하는 역사적 무지를 보여준다. • 더욱이 창조 과학 진영의 주장과 달리, 자연 신학 전통은 창조 과학에 대한 옹호론에 사용될 수 없다. • 따라서 창조 과학 진영은..

자연 신학 3. 페일리의 자연 신학과 창조 과학

(3) 페일리의 자연 신학과 창조 과학 성서의 기록을 기준으로 과학적 발견을 평가하는 창조 과학의 핵심은 다음 네 가지 논제로 구성된다. SC1. 지구의 나이는 진화론자나 지질학자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SC2.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된 특별한 존재이다. SC3. 진화론의 화석 연대기는 부정확한 것이다. SC4. 창조 과학은 학교 과학 시간에서 가르쳐져야 한다. 창조 과학 진영은 자연 신학 전통을 자신들의 지적 뿌리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페일리의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 첫째, 페일리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규칙적인 현상이나 질서가 신의 섭리를 반영한다고 믿었다. 그는 성서의 기록 자체를 신 존재에 대한 직접적 증거로 보지 않았다. 그는 성서에 인간의 관점이 뒤섞였을 ..

자연 신학 2. 다윈 진화론과의 양립 불가능성

(2) 다윈 진화론과의 양립 불가능성 페일리의 자연 신학과 다윈의 진화론의 양립 불가능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 한 측면은 과학과 신학의 관계이며, 그 다른 측면은 자연의 역사에 대한 이해 방식의 차이이다. 페일리는 진화론이 출현하기 이전 시대의 사람이다. 그는 전통적 지적 설계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기 때문에, 보일처럼 과학을 신학의 하부에 위치시켰다. 즉, 과학적 발견은 자연에 깃든 신의 섭리를 밝혀주는 수단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페일리는 지적 설계자 가설 자체가 ‘과학적 가설’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검증 혹은 반증 불가능한 신 존재 가정과 과학적 가설을 구분하는 한, 과학과 신학의 관계가 논리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재확인 및 재생산 가능한 측정량과의 연..

자연 신학 1. 페일리의 논증 방식

자연 신학 (1) 페일리의 논증 방식 페일리(W. Paley)는 19세기 자연 신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자연 신학은 자연 속에서 신의 섭리를 찾아보려는 기독교의 전통에 서있다. 자연 신학 전통에서 신 존재를 이끌어내는 방식은 ‘존재론적 신 존재 증명법’으로 여겨질 수 없다. ‘존재론적 신 존재 증명법’에 따르면, 신 존재에 대한 의심은 논리적 모순이나 터무니없는 결과로 귀결된다. 따라서 신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연 신학의 대부로 불리는 17세기의 보일은 과학적 발견들 자체가 신 존재를 반영해준다고 여겼다. 자연 신학의 논증은 과학을 통해 신의 섭리가 자연에 깃들어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자연에 깃든 신의 섭리를 옹호하는 방식은 시기별 과학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페일리의 자연 신..

이념 전쟁 2.3. 자연 선택 가설을 둘러싼 독단 3. 종교의 과학화

(2) 자연 선택 가설을 둘러싼 독단 3. 종교의 과학화 지적 설계자 가설로 무장한 세력은 자연 선택 가설의 설명 한계를 강조한다. 그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지적 설계자 가설도 생물학의 통합 원리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지적 설계자 가설도 과학적 가설로 여겨져야 한다. 그런데 지적 설계자 가설을 검증 및 반증 가능한 과학적 가설로 볼 수는 없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들어 이러한 반박에 항변한다. • 자연 선택 가설이 생물학의 유일한 통합 원리라는 주장은 증거를 결여한 것이다. 그러한 주장은 우연적인 것에만 근거하여 생물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이념적 독단에 불과하다. 필연적인 것 없이는 생물 현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필연적인 것을 보장해주..

이념 전쟁 2.2. 자연 선택 가설을 둘러싼 독단 2. 자연 선택 가설의 한계

(2) 자연 선택 가설을 둘러싼 독단 2. 자연 선택 가설의 한계 개체군에 분포된 표현형의 차이와 생식적 적합성 사이의 상관관계는 유전자의 빈도 차이로 측정 가능하다. 이때 해당 측정량은 표현형의 차이 및 개체수 증가라는 관찰에 대응된 것이다. 그러한 측정량은 특정 조건 아래 반복적으로 재생산 가능하지는 않다. 따라서 자연 선택 가설은 강한 예측성을 가진 분석적 도구로 사용되기 힘들다. 이에 대한 이유로 진화의 선택압으로 여겨지는 환경 요인들을 조작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관찰 가능한 표현형의 차원이 아니라 분자 및 거시 차원의 진화 과정도 자연 선택만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진화를 분자 차원에서 접근할 때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를 포함한 미생물의 세계를 우선적으로 ..

이념 전쟁 2.1. 자연 선택 가설을 둘러싼 독단 1. 이념화된 생물학

(2) 자연 선택 가설을 둘러싼 독단 1. 이념화된 생물학 자연 선택 가설로 무장한 세력과 지적 설계자 가설로 무장한 세력의 논쟁에는 ‘지적 설계자 가설에 관한 독단’이 깔려 있음을 보았다. ‘자연 선택 가설에 관한 독단’은 ‘자연 선택 가설의 설명 한계’에 대한 인정 유무에 있지 않다. 그것은 자연 선택 가설로 진화를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는 방식이 ‘독단적’이라는 데 있다. 여기서 ‘독단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위해, ‘자연 선택 가설에 관한 독단’을 먼저 규정하자. • 자연 선택 가설은 진화를 설명하는 데 충분한가? 자연 선택 가설로 무장한 세력과 지적 설계자 가설로 무장한 세력이 이 물음에 답하는 방식은 독단적이다. ‘독단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비판적 사고의 결..

이념 전쟁 1. 지적 설계자 가설에 관한 독단

이념 전쟁 성서의 기록을 기준으로 과학적 발견을 평가하는 창조 과학 진영은 기독교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성서를 은유 체계로 보고 자연에서 신의 섭리를 찾아보겠다는 전통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창조 과학 진영은 그러한 전통에 서있는 자연 신학을 마치 자신들의 지적 뿌리인 것처럼 주장한다. 또 창조 과학 진영은 기독교의 참다운 사회적 기능을 위해 학생들에게 진화론의 허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자연 선택 가설로 무장한 세력’과 ‘지적 설계자 가설로 무장한 세력’ 사이에 벌어진 이념 논쟁이 이 땅에 수입되었다. ‘과학 대 종교의 충돌’ 혹은 ‘합리적인 것 대 비합리적인 것의 대립’으로 그 논쟁을 과장하는 분위가 이 땅에 형성되었다. 자연 선택 가설로 무장한 세력은 ‘자연 선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