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읽기 쓰기 자기 평가서 작성법 1. 읽기 평가 기준

 

 

비판적 읽기 쓰기 자기 평가서 작성법

 

에너지 기술은 여전히 전기 시대에 정체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보 통신 및 소통 기술은 획기적으로 발달했다. 인터넷, SNS 등을 통해 개인 간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었고, 개인의 정체성도 경영의 대상이 된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를 ‘다양성’으로 상징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문화는 오히려 동질화되는 경향을 띠고 있다. 발달한 정보 통신 및 소통 기술이 그러한 문화적 동질화 현상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다. 그러한 기술을 적절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현장 교육과 거리가 멀고 다수에게 체득되지도 않았다. 정보 통신 및 소통 기술의 발달로 대중 음악은 과거보다 더욱 다양해질 수도 있었지만, 실상은 다르다. 실례로 올해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과 30년 전 콘테스트를 비교해 보라. 어느 시대에나 문화에는 주류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 곡들을 살펴보면, 음색, 멜로디 등에서 동질화 현상이 너무나 심하다. 아마도 60-80년대 팝이나 락들과 지금의 것을 비교해 보면, 그런 동질화 현상은 증명 대상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언급을 독단적이라 평가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언급을 한 나의 동기는 단순하다. 문화적 다양성의 확보는 개인들의 비판적 시각을 요구한다. 개인들의 비판적 시각 없이는 통신 및 소통 기술이 발달해도 문화적 다양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 점은 출판 및 교육 문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출판 및 교육 시장은 대중 매체의 발달로 규모가 커졌고 다양한 관련 기반 시설이 갖추어지게 되었지만, 내용적 다양성은 확보되지 않았다. 더욱이 현재 사람들의 비판적 시각과 사고 능력이 과거 사람들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이 때문에, 국내외 많은 대학의 교과 과정에서 강조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비판적 읽기(critical reading)와 비판적 쓰기(critical writing)이다.

 

비판적 읽기와 쓰기 모두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에 기초를 두고 있다. 비판적 사고란 근거가 불충분한 주장을 무조건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뜻하기 때문에, 그것은 증거의 충분성을 따지는 능력이기도 하다. 비판적 사고의 발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근거가 마련되지 못한 경우 유보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 즉 ‘열린 마음’을 견지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읽기와 쓰기에서 비판적 사고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비판적 읽기와 쓰기는 창의적 읽기와 쓰기, 서술적 읽기와 쓰기, 구성적 읽기와 쓰기, 성찰적(reflective) 읽기와 쓰기 등과 공조 관계를 맺으며, 읽기와 쓰기의 목적에 따라 그것들 중 하나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견지하는 것, 읽기와 쓰기의 다양성 인식 속에서 비판적 사고를 평가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대학 교과 과정에서 비판적 읽기와 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읽기와 쓰기의 다양한 평가 방식을 무시하는 경우 그러한 강조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영미권 대학들의 비판적 읽기와 쓰기 교과 과정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나는 이 물음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왜 그런지 간략히 살펴보기 전에 먼저 다루어야 할 것이 있다. 비판적 읽기와 쓰기 모두 비판적 사고를 전제한다는 사실만 가지고 대학 교과 과정의 비판적 읽기와 쓰기에 대한 평가 방식을 알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 비판적 글쓰기 강의가 교과 과정으로 채택된 곳들이 있다. 반면에 영국, 호주, 유럽 대학들의 경우, 그러한 강의가 교과 과정으로 채택된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런 대학들의 경우에도 상당한 분량의 비판적 읽기와 쓰기 가이드라인이 학교 및 학과 홈페이지 등에 개제되어 있다. 그러한 가이드라인들은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공통점을 고려해 비판적 읽기와 쓰기에 대한 평가 항목들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 평가 항목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캠브릿지, 옥스퍼드, 시카고, 하버드 대학 등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세이, 보고서, 연구 프로젝트 작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싶거나 더 나아가 향후 주류 학계에서 활동하고 싶은 학생은 비판적 읽기와 쓰기에 대한 평가 항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비판적 읽기에 대한 평가 및 조언들을 살펴보자. 그것들을 음미해 보면서 각자 평가 점수를 매겨 보자.

 

<비판적 읽기 평가 항목(C) 및 조언들(T)>

 

C1. 논문 및 연구서 등 텍스트의 핵심 개념 및 주장들을 찾는데, 요약, 제목, 부제목, 결론 등을 통해 그 텍스트의 전체적 구성 방식을 파악해 볼 수 있어야 한다.

T1. 대학 교과 과정에서 사용되는 대부분 논문이나 연구서는 요약, 제목, 부제목, 소제목, 결론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한 것들을 가지고 텍스트의 전체적 구성 방식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여러 논문들 중 어느 것이 자신의 학습에 필요한지를 제한된 시간 내에서 선별해야 할 때, 그러한 구성 방식을 파악해 보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3을 보통으로 잡고 1, 2를 아주 탁월함, 탁월함 그리고 4, 5를 약간 부족함, 많이 부족함으로 평가해 본다.)

 

C2. 핵심 주장들을 찾아 낼 수 있어야 한다.

T2. 논문이나 연구서의 특정 부분을 읽고 그 핵심 주장을 확인해 본다. 이러한 훈련을 원활히 하려면, 비판적 평가(critical review)가 있는 논문이나 연구서를 고르는 것이 좋다. 그러한 비판적 평가에는 해당 논문이나 연구서의 핵심 주장이 명확히 나타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3. 텍스트의 핵심 개념 및 주장들을 기준으로 부수적이거나 연관된 정보들과 그렇지 않은 정보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부수적이거나 연관된 정보들에 해당하는 연구 주제를 추측해 볼 수 있어야 한다.

T3. 논문이나 연구서의 연구 주제, 목적 및 질문들을 검토하면서, 그것들과 관련된 부분들이 다루는 연구 영역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약 1차 문헌들이 밝혀져 있고 그 문헌들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경우, 그 문헌들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4. 논문이나 연구서에서 사용된 여러 논증 및 추리 방식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의 핵심 주장들의 타당성을 논할 수 있다.

T4. 연역, 귀납, 가추 등 추리 방식 및 가언 삼단 논법, 선언지 제거법 등 논증 형태의 지식을 활용하려 들 필요가 없다. 근거들과 결론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며, 근거들이 결론을 주장하기에 충분한지를 따져야 한다. 근거들에 비추어 결론이 예외를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지, 아니면 예외를 허락하더라도 그럴듯한지를 따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의 관점, 가정, 전제들 및 증거의 사용 방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논증이나 추리에서 명시되지 않았지만 필요한 전제들이 있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5. 독자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글을 작성할 때 필요하거나 사용 가능한 근거, 증거 및 정보들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T5. 특정 논문이나 연구서의 텍스트가 반드시 독자의 관심사와 일치할 필요는 없다. 비판적 독자는 그러한 텍스트에서 자신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근거, 증거 및 정보들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근거, 증거 및 정보들은 해당 텍스트의 핵심 개념 및 주장들과 연관된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한 근거, 증거 및 정보들을 계속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노트 등에 체크해 놓는 것이 좋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6. 해당 연구 주제에 특수한 용어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T6. 논문이나 연구서에는 해당 분야의 주제와 관련된 특수한 용어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한 용어들의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논문이나 연구서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한 용어들이 등장하는 경우, 인터넷이나 관련 사전을 통해 그 용어의 정의 방식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7. 논문이나 연구서의 내용에 함축된 이론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T7. 논문이나 연구서의 내용 상당 부분은 특정 이론들에 기대고 있다. 그러한 이론을 소개하거나 그것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저자 자신의 이론을 구성하는 부분도 담고 있을 수 있다. 논문이나 연구서의 내용에 함축된 이론을 확인하려면, 저자가 기대고 있는 문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론의 소개와 이론에 대한 평가 및 의견을 구분하는 데 신경쓸 필요가 있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8. 연구 자료(research data)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T7. 학술 논문이나 연구서에는 특정 연구 방법론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방법론은 일반적으로 양적 연구 방법론(quantitative research methodology)과 질적 연구 방법론(qualitative research methodology)으로 나뉜다. 자료의 수집 및 분석 방법을 파악해, 해당 연구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 방법론의 구분이 연구 자료의 비판적 해석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연구 자료의 비판적 해석은 자료의 정확한 분석을 필요로 하지만, 이에 대한 역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 자료의 비판적 해석은 연구 주제 및 목적을 고려해 자료가 저자의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는지를 따져야 가능하다. 연구 자료란 항상 여러 방식으로 해석될 여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판적 독자는 해당 연구 자료를 스스로 해석해 보고 저자의 해석과 비교해 보아야 한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9. 논문이나 연구서의 특정 부분의 중요한 정보들을 선별하여 체계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야 한다.

T9. 읽다가 자신에게 중요한 부분은 머릿속에서라도 간략히 그 내용을 2-3 문장으로 요약해 보는 것이 좋다. 더 나아가 논문이나 연구서 전체 내용을 핵심 주장들과 근거들을 추려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10. 논문이나 연구서의 특정 부분을 해당 연구 동향이나 자신의 관심사에 맞추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T10. 논문이나 연구서의 특정 부분을 이해하는 활동은 그것에 대한 평가 활동에 포함되어야 한다. 물론 모든 부분을 평가할 필요는 없다. 해당 연구 동향이나 자신의 관심사에 맞추어 중요하거나 활용 가치가 있는 부분들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

 

C11. 논문이나 연구서를 읽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 혹은 더 알고 싶은 것을 발견했을 때 인터넷 등을 이용해 해당 정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T11. 개인의 정보 검색 능력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 의존적이지만, 검색 활동 능력을 키우는 것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 저장소를 찾고 검색 능력을 키움으로써 개인의 지식도 확대된다.

나의 평가 점수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