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윤리 2

대구 지하철 참사의 교훈

대구 지하철 참사의 교훈 왕은 행복했다. 나라가 강성해지고 백성이 사방에서 몰려드니, 이보다 기쁜 일은 왕에게 없었다. 그런데 왕에게도 골칫거리가 생겼다. 수도가 마차들로 붐벼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고민에 빠진 왕은 서국(西國)에서 천리안(千里眼)을 불렀다. 재물과 벼슬을 하사받은 천리안은 수도 중앙에 커다란 탑을 쌓아줄 것을 왕에게 부탁했다. 탑을 중심으로 원형의 도로들이 닦였고, 마차들은 오로지 그 도로로만 달려야 했다. 탑 꼭대기의 천리안의 지시에 따라 각양각색의 깃발이 올라가면, 마차들은 이에 따라 움직여야 했다. 천리안이 마차 도로를 관리한 후부터 사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천리안에게 자리를 뺏긴 전직 관리가 백주대낮에 술에 취해 마차에 불을 질렀다. 천리안은 재빨리 지시를 내려 ..

챌린저호 폭발 사건

이 땅의 인문학자들은 다른 분야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경향을 버리지 못한 듯싶다. 경건한 어투를 사용하는 철학과 교수 중에 그러한 인물들이 많다. 어느 발표에서 모 대학 교수가 기계론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이 발생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가 실제 기계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또 어느 발표에서 모 대학 교수가 ‘비판적이지 못한 사람’을 ‘공학적 사고의 소유자’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초기 스케치를 바탕으로 도면과 플로우차트를 그리는 공학자들은 암암리에 ‘체계적 사고방식’을 체득한다. 빠율, 꽁트, 파레토 등을 비롯한 많은 사회학자나 경제학자들은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글을 보면 조직 체계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그리고 비판과 함께 어떻게 개선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