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충족 1.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추구하는 삶을 무조건 ‘좋지 않은 삶’ 혹은 ‘비도덕적인 삶’으로 규정할 수 없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쾌락 자체는 본래 선한 것이다’라고 전제할 필요가 있을까? 쾌락 자체를 본래 선하다고 전제하는 것은 단지 ‘쾌락에 따른 삶이 그 무엇보다 선한 것임’을 주장하려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다. 또한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가정한다. 만약 행복이 그저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서 도구적 가치를 지닌다면, 이것은 그러한 가정과 부합할 수 없다. 최고의 가치로 가정된 것은 본래 선한 것이어야 한다. 에피쿠로스는 행복과 쾌락을 최고의 선으로서 일치시켜 ‘자연스러운 쾌락에 따른 삶’을 그 무엇보다 선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