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2

자유(Liberty)

정치철학이나 사회학에서 용어 ‘liberty’는 ‘자유’를 뜻하는 라틴어 단어 ‘liber’에서 유래한 것이다. ‘liberty’는 우리말로 ‘자유’로 번역된다. 그런데 ‘freedom’도 ‘자유’로 번역된다. ‘freedom’은 ‘어떤 제한이나 제약의 부재’를 뜻하는 일반 용어인 반면, ‘liberty’는 ‘개인적 선택과 관련된 권리를 보장해주는 정치적, 법적 측면’을 다룰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특히 ‘liberty’는 서구의 개인주의(individualism), 자유주의(liberalism)의 핵심 개념인 까닭에, 우리말의 ‘자유’가 그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기는 힘들다. 이 땅에서 서구의 개인주의나 자유주의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전통을 찾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이 땅에서 시끄러운 주제..

철학자들의 행복: 벤담 4. 벤담, 자유와 안전

벤담이 ‘자유(liberty)’보다는 ‘안전(security)’이라는 용어를 선호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단순한 이유는 벤담이 자유가 기존의 자연법 개념에 근거해 해석되고 규정되는 것을 꺼렸다는 것이다. 안전은 기존에 외교, 국방, 소유권 등과 관련해 폭넓게 사용된 법적 용어인데, 벤담은 안전을 주로 시민의 자유와 관련지은 것이다. 행위 결과를 예측하는 합리적 계산 능력 발휘 없이는 개인은 시민으로서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한 벤담은 시민의 자유를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자유로 분류하고, 그러한 자유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안전’이라 불렀던 것이다.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피해를 차단하는 안전 장치, 정치적 억압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법제의 우선적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