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크에 따라 마음이 관념들을 직접 지각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 특정 관념을 지각한다는 것은 그 관념을 나타내는 경험 내용을 파악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 경험 내용은 관찰한 것, 만지고 있는 것, 듣고 있는 것, 과거 경험을 기억으로 떠올리는 것, 상상하는 것 등을 망라한다. 데카르트와 달리 본유 관념을 인정하지 않는 로크에게 관념을 지각하는 것만으로는 그 어떤 지식도 얻을 수 없다. 로크에게 지식이란 관념들의 비교를 통해서만 획득 가능한 것이다. 지식을 얻는 과정, 확실한 지식과 그럴듯한 지식의 구분 방법, 확실한 지식의 분류법 등을 논하는 제 4권을 보면, 지식은 관념들의 결합 방식을 지각하는 것을 통해 습득 가능한 것이다. 로크에게 그 결합 방식은 기본적으로 두 관념의 일치 혹은 불일치에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