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nomy 2

챌린저호 폭발 사건

이 땅의 인문학자들은 다른 분야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경향을 버리지 못한 듯싶다. 경건한 어투를 사용하는 철학과 교수 중에 그러한 인물들이 많다. 어느 발표에서 모 대학 교수가 기계론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이 발생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가 실제 기계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또 어느 발표에서 모 대학 교수가 ‘비판적이지 못한 사람’을 ‘공학적 사고의 소유자’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 초기 스케치를 바탕으로 도면과 플로우차트를 그리는 공학자들은 암암리에 ‘체계적 사고방식’을 체득한다. 빠율, 꽁트, 파레토 등을 비롯한 많은 사회학자나 경제학자들은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글을 보면 조직 체계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그리고 비판과 함께 어떻게 개선되어..

<세속화> 후기: 두 번째 종류의 독단적 지성사(축의 시대 3)

* 다음 글은 의 후기에 해당한다. 650여 쪽의 본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글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힘듦을 밝혀 둔다. 특정 지역을 벗어나 세계 전체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철학 체계를 건설해 보려는 야스퍼스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의 철학 체계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iii) 축의 시대의 축성 가정에 근거해 지역 간 혹은 문명 간 상호 이해를 강조하는 것은 유치한 ‘도덕의 종교 기원론’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야스퍼스의 철학에 친숙한 사람은 (iii)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 어떤 종교 교리에도 종속되길 거부하는 ‘세속화된 인간’임을 그 스스로 자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초월성에 대한 종교적 신앙을 ‘철학적 신앙(p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