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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 변화, LG V-755, LG V30, 파이널 E5000

착한왕 이상하 2019. 7. 9. 15:30



최근 일로 바쁜 와중에도 발품 팔아 중고로 몇 건 내다 팔고 몇 건 구매했다.


1. LG V-755(g패드3 10.1 Lte)

지난 번 일로 지쳐 그런지 거의 2달 동안 작업을 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논다. 쓰던 것 중단하고 그냥 세월아 네월아 노는 상태다. 이렇게 된 데에는 혼란스러운 주식 시장도 한몫한다. 아침부터 주식창 보며 샀다 되팔았다 물타기를 하면조 조금씩 먹고 또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식창 보면서 PDF 연구서나 논문을 펼쳐 읽기로 했지만, 이게 결심한 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왔다갔다 거실에서 돌아다니면서 연구서나 논문을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탭을 하나 구입하기로 했다.


일단 애플 것은 너무 고가라 배제시켰다, 더욱이 읽기 전용에 애플 아이패드가 필요는 없다. 삼성? 눈 아프고 발열이 심하다. 그래서 고른 것이 LG G패드3 10.1인치 Lte 버젼이다. 상태 깨끗한 기기를 아주 저렴하게 구입했다.


이 놈을 고른 이유는 딱 하나다. 읽기 모드 조정 가능하다는 것이다. 흑백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일일이 설정들어가 건드릴 필요가 없다. 흑백모드 사용 설정해 놓으면, 기기의 볼륨 하단 q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흑백 모드로 전환된다. 다시 그 버튼을 누르면 원래로 돌아간다. 아주 만족하며 읽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LG전자 너무하다.  계열사들에 대한 깡패짓은 삼성보다 더하면 더한 기업인데다가, 이 넘들 어떻게 제품 출시 후 시스템 업데이트가 한 번도 없냐? 이러니 기술적으로 좋은 기기를 만들어 놓고도 많이 판매하지 못하는 것이다.


2. LG V30

부모님 핸드폰을 바꾸어 주면서 나도 아이폰5에서 LG V30으로 기종 번경을 했다. 이 넘을 고른 이유는 코드 휴고 덱 등 수백만원 기기에 사용된 ES9218P 쿼드덱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덱을 장착시킨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주로 mp3를 듣는 사람들에게 그 덱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ES덱 4개를 장착한 스마트폰? 아무튼 24bit, 32bit, dsd 등 고음질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스마트폰이 LG V30이다. 액정 이상 없고 잔기스 하나 없는 중고 기기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LG V30과 서브 컴퓨터 덱으로 사용하고 있는 DAP Fiio X3을 비교해 보려고, 저렴한 가격에 사놓았던 미사용 B&O H3 2세대 박스를 개봉했다. 그리고 들어보니, LG V30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여러가지 플레이를 사용해 본 결과, V30에 기본으로 장착된 음악 플레이는 좋지만 SACD-ISO, DSD256 등을 소화하지 못한다. DSD 음원을 즐기려면 다른 앱을 사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무로 앱 하이비 뮤직(Hiby Music)을 사용한다. 나처럼 24bit나 dsd 음원만 LG V30에 사용하는 경우, UAPP와 같은 유로 앱은 불필요하다. 쿼드덱 장착 LG 스마트폰들의 경우, 24비트 이상 고음질 음원 사용에서는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비 뮤직의 MSEB를 사용하면, 8가지 모드를 조정하여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EQ에서 출력 게인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클래식을 들을 때, 너무나 볼륨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찾아보니 V30에는 일반모드, 외부음향모드, 전문가모드, 이렇게 세 방식의 내부 출력이 있었다. 어느 출력 모드인지는 알 수도 없게 만들어 놓은 LG전자의 무식함이란 정말 대단하다. 아무튼 외부음향모드와 전문가모드에서만 쿼드덱이 활성화된다는 소문은 헛소문이다. V30 내부 출력 레벨만 다를 뿐이다. 50옴 미만 이어폰은 일반모드, 외부라인으로 넘어가면 600옴 이상으로 인식해 외부음향모드가 되며, 전문가모드는 50-600옴 사이 이어폰을 꽂으면 해당 이어폰 저항에 맞추어 출력이 조정된다. 노이즈를 감소시키려고 저항 50옴 이상인 이어폰은 저항이 작은 이어폰에 비해 일반적으로 동일 출력 대비 소리가 작다. 때문에, 기기가 적당한 수준으로 내부 출력을 높여줘야 하는데 LG V30에 이런 기능이 있는 것이다. 외부음향모드는 그냥 V30 내부 출력이 최대로 활성화시킨 상태로 보면 된다.


음질에서 일반 모드, 외부음향모드, 전문가모드의 차이는 없다. 음질을 올리는 법은 사용하지 않은 앱들을 비활성화시키고, 외부 스피커를 끈 상태에서 음악을 청취하는 것이다. 그래도 출력이 어느 정도 받쳐 주어야 귀가 즐겁다. 그래서 2000원짜리 3극 나부노가 ㄱ자형 변환잭을 구매했다. 이 넘을 V30에 꽂으면, V 30은 외부라인으로 인식해 외부음향모드가 활성화되어 출력이 올라간다. 그리고 그 변환잭에 이어폰을 꽃으면 볼륨을 크게 올릴 필요가 없게 된다. H3 2세대의 경우, 볼륨 60%를 넘어갈 일은 별로 없다.


전문가모드에 혹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아마도 '전문가'라는 표현 때문인 것 같다. 쿼드덱 기능은 어느 모드이든 동일하다. 전문가모드에서 쿼드덱이 가장 잘 기능한다는 소문은 헛소문이며, 기기가 그렇게 작동할 수도 없다. 아무튼 전문가모드로 넘어가려고 50옴 이상 저항잭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저항잭을 달면, 이어폰의 성향이 바뀔 수 있다. 50옴 이상의 이어폰이 아니라면, 외부음향모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위 사진을 보면, H3 2세대 이어폰 주변에 나부노가 2000원짜리 3극 변환잭이 있다. 이넘을 V30 헤드폰단자에 꽃은 다음 이어폰 단자를 그곳에 꽃으면 외부음향모드가 활성화되어 출력이 올라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이트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는데, H3 2세대에서 그런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H3 2세대 이어폰은 누구나 좋아할 소리를 내어주는 그런 이어폰이다. 다만 가격 대비 케이블이 너무나 부실하다. 케이블이 잘 꼬이지 않는 것은 좋은데, 숫놈 단자 윗부분이 단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공대생들의 팁이라 불리는 기법을 사용했다. 볼펜심의 스프링을 숫놈 단자 윗부분에 끼웠다. 이렇게 하는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돈다. 그 다음 동테이프로 그 부분을 덮었다.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후 오디오용 압축 튜브로 씌워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3. 파이널오디오 E5000

V30은 DAP과 폰 기능 모두 사용 가능해 좋다. 그래서 다시 이어폰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H3 2세대가 무난하나 뭔가 더 고급진 소리를 듣고 싶었다. 사실 고급진 소리란 남을 현혹시키기 좋은 개소리이다. 나의 오디오 시스템과는 다른 방향 음색의 이어폰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리폰 디아블로처럼 뭔가 다크한 음색의 이어폰을 구하려다 E5000이 손에 들어온 것이다.


요새 나온 소니는 너무 최신 음악 유행에 맟춰진 감이 있어 배제시켰다. 모 까페를 보니,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중국 기업 이어폰들이 많이 돌더라. 이어폰이나 헤드폰 쪽은 내 관심사가 아니라 잘 모르는데, 오디오에서 대룩의 실수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 내 경험이다. 그럼에도 대륙의 실수, 대륙의 실수 하면서 각종 사이트에서 측정치를 들이대니, 궁금했다. 그래서 판매자에게 까페 쥬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대신에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사도 되겠냐는 양해를 구하고, 중국산 몇 개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결론은? 죄다 비추다. 제아무리 기계적 측정치가 좋고 특정 음역대가 인상적이면 뭐하냐? 죄우 밸런스가 균형잡혀 있지 않고, 심지어 한 기종은 내 귀가 정확하다면 좌우 볼륨도 차이가 있더라. 그 기종이 중국산인데, 중고가 거의 20만원이다.


그래서 해외 포럼들을 뒤지다 알게 된 것이 파이널오디오 E5000이다. 국내에서 저음 부스팅, 고음 약화 등으로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잘만 맞추어 주면 저역이 적절히 고음을 제어하는 고급진 다크한 음색을 낸다. 다만 mp3를 주로 듣거나, bts(?) 취향인 사람들은 이런 이어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E5000은 상당히 '파워 헝그리'한 넘이더라 LG V30이 과연 E5000을 잘 굴릴까 내심 걱정했으나, 외부음향모드로 사용하면 무리 없이 E5000이 제 성능을 발휘한다. 아무튼 V30 덕분에 다시 sd카드에 24bit,dsd 음원담아 이어폰 끼고 돌아다니게 되었다. 이제 주변 환경도 변화시켰으니, 이번 의뢰건 끝내고 다시 내 작업에 충실해야 겠다.

위 사진이 E5000이다. 만듦새가 아주 고급스럽다. 개인적으로 이어폰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이소 소형 도시락통을 이용한다. 위처럼 위아래, 사방 옆에 보호대를 붙여서 사용한다. 케이블이 연한 경우, 이어폰 드라이버 충돌 방지 목적으로 중간에 칸을 만드는데, E5000은 케이블이 워낙 강성이라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오버 이어 방식으로 사용하면, 케이블 움직임에 의한 소음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단 외부 소리가 아예 들어오지 않는 차폐형을 원하는 사람은 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완전 차단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런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이어폰이다. 나는 미세 외부 소음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우선 착용감이 편해야 하며, 장시간 청음에도 귀가 즐거워야 한다. E5000도 B&O 2세대와 마찬가지로 착용감이 편하고 귀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 이어폰 자체 드라이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자기 귀에 맞는 팁을 고르는 것이다. 현재 컴플라이 프리미엄 폼팁을 사용하고 있다. E5000 사용자들 중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컴플라이어 폼팁은 적합하다. 거의 외부 소음이 안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