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에 고등학교 2학년인 두 학생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분석하고 찬반론에 치우친 현행 토론 교육을 비판하는 영어 논문'을 쓰기로 했다.
기특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진행 중인 토론 교육의 행태는 다음의 에피소드에서 잘 드러난다.
"선생님 이 번에 '....'에 대해 토론하게 되었어요."
'그래? 그렇다면 ...'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이가 말을 끊는다.
'그게 아니고, 찬성 아니면 반대, 둘 중 확실히 해야 해요.'
아이의 이런 말은 현행 이 땅의 토론 교육의 단면을 보여준다.
각종 토론 교육 기관이 난무하면서 유명세를 다시 타게 된 인물이 소크라테스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통해 배우는 기적의 토론 학습'
이런 광고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그의 다양한 대화법을 통칭하는 용어라 할 수 있다.
특히 '일렝커스'라 불리는 대화법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대표한다.
학생들은 일렝커스의 여러 해석 방식을 분석하고,
그 어떤 해석 방식도 현재 이 땅에서 진행 중인 찬반론 위주의 토론 방식과는 어울릴 수 없음을 논증할 것이다.
찬반론 위주의 현행 토론 방식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그 방식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해 보자.
소크라테스의 일렝커스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http://blog.daum.net/goodking/424
이 학생들이 기특한 것이 '제대로 된 영어 논문' 하나를 완성시키는 것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한다고 하면, 심지어 반대하는 부모들도 있다.
'내신에 방해가 되어서 ... 우선 입시 준비를 충실히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나중에 하는 것이 ...'
이런 궁색한 말을 하는 부모들의 자식을 보면, 대부분 '엄마의 결정이 하늘의 뜻'이라 여기는 '마마 보이' 혹은 '마마 걸'이거나, 아니면 창소년에 어울리지 않는 '동태 눈알'을 가진 학생들이다.
좀 역겨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동태 눈알을 가진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별 생각이 없거나, 벌써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학생들이다.
동태 눈알을 가진 학생들은 심지어 중학교 과정에도 있다.
그들의 눈알이 총명해질 무렵, 대부분 부모들은 이제부터는 수학 선행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부모의 아이들은 바로 끊는다.
한 마디고 귀찮고 짜증나기 때문이다.
이 땅의 부모들이 어떤 종류의 인간들인지를 잘 아는 나이기에, '한번 ....에 대해 써 보면 어때?'라고 학생들에게 권유는 해도 절대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그런 권유에 무관심하거나, 흥미를 가져도 도전할 각오는 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이 번에 두 학생이 어려운 주제에 대해 논문을 써 보겠다고 하니,
기특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이런 학생들이야말로 정말 제대로 된 논문을 써 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잠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다 못해, 이런 학생들이 나중에 논술도, 또 구글 등에 입사를 위한 프로토콜도 더 잘 구성하게 된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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