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비판적 사고/GCTC 청소년 교육

가난 교육의 필요성(중 2 학생이 쓴 에세이)

착한왕 이상하 2014. 12. 19. 18:59

 

 

* 다음은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쓴 에세이다. 여러 이유로 학생들의 에세이는 올릴 수 없다. 특히 고등학생의 논문 등은 더욱이 올릴 수 없는 실정이다. 국외의 경우, 누구의 가이드를 받고 에세이나 논문을 썼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입시에 매몰된 교육 현황에서 대필 대행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누구의 가이드를 받았다는 것이 학생에게 해가 될 수 있다. 사실 조금 우낀 상황인데, 어쩌리! 그래서 학생 신상은 공개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가이드만 해주고 학생 스스로 쓴 것인데, 이 정도면 잘 쓴 것 같아 보기로 올린다. 맞춤법이나 어법 등은 검토하지 않아 고쳐야 할 곳은 꽤 많을 것으로 짐작한다.

 

가난 교육이 필요한 이유

-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

 

 

XXX(XX중학교 2학년)

 

 

이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의미의 밥은 살기위해 꼭 필요한 의식주 중 에 해당하는, 즉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밥이다. 이것을 눈물의 밥이라고 하자. 눈물의 밥을 먹는 것은 살기 위한 수단으로써 필요하다. 두 번째 의미의 밥은 미래를 위한 밥이다. 미래를 위한 밥은 생존 여부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먹는 밥이다.

 

나는 눈물의 밥을 먹어 본 경험이 없다. 그저 어른들에게 들었거나, 옛날 식량이 부족했던 시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나 만화로만 보았다. 책에서 보릿고개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보릿고개는 6월에 익는 보리를 기다리는 5월 즈음의 시기를 뜻한다. 그 시기에는 보통 지난 가을 수확한 양식이 다 떨어져 없다. 옛날 사람들은 먹을 게 없어서 풀뿌리나 나무껍질을 먹으며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굶주림이 얼마나 무섭고 힘든 것인지를 막연하게 느꼈다. 그러나 굶주림에 대한 애환이나 고통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 직접 눈물의 밥을 먹어보거나, 보릿고개를 넘어보는 경험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눈물의 밥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과정에 가난, 특히 다른 나라의 가난에 대한 수업은 빠져 있다. 가난과 굶주림에 대해 자세히 알고, 그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몸소 체험해보아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가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만든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 대해 알아보자.

 

 

1. 저자 및 책 내용 소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는 장 지글러다. 장 지글러는 1934년 스위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여러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던 교수였다. 2000년부터 8년 동안 유엔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그는 기아와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기아와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이다.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서술해보자.

 

현재 전 세계 인구보다 많은 120억 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이 매년 생산되고 있다. 영양 과잉으로 죽는 사람들도 한다. 그러나 전 인구의 절반은 영양실조로 굶어 죽어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 중 식량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식량이 아무리 넘쳐나도 사람들의 의식이 각성되고 개선되지 않는 한 세계의 식량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물음은 크게 네 가지이다. 그 물음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류는 왜 굶주리는가?

둘째, 인류가 기아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셋째, 기아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넷째, 과연 기아 문제는 제 3세계 국가에만 해당되는 문제일까?

 

가난 교육의 필요성과 그 실천 방식에 대해 논하기 전에, 위 물음들에 대해 답해보자.

 

 

2. 물음들에 대해 답해보기

 

첫 번째 물음인 인류는 왜 굶주리는가?”에 대해 답해보자. 전 세계 70억의 인구 중에서 84200만 명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 여덟 명 중 한 명은 기아로 고통 받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내전, 불안한 사회제도, 자연재해, 국제기구의 협력에 대한 거부 등이 거론된다. 그 중 두 가지를 정치적인 면에서의 원인과 사회적인 면에서의 원인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정치적인 원인은 기아로 시달리는 국가의 독재자가 다른 국가로부터의 식량 지원을 거절하는 것이다. 84200만 명의 기아들 중 83000만 명은 개발도상국의 국민이다. 기아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들은 대부분 독재정부가 권력을 차지하고 있다. 독재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부터 식량 자원을 원조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굶어 죽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식량 자원만을 원조 받는다. 다음으로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원인을 알아보자. 앞서 말했듯이, 지구에는 전 세계 인구보다 약 두 배 정도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 자원이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이 풍부한 식량 자원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히 분배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식량이 충분하다 못해 넘쳐나서 다 먹지도 못한 채 음식물 쓰레기를 남긴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넘쳐나는 식량 자원을 확보할 만한 경제적인 수단이 없어 굶어 죽어간다. 식량 자원의 불공평한 분배가 전 인구의 8분의 1을 굶어죽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물음인 인류가 기아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답해보자. 식량 자원의 불공평한 분배가 기아 문제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강대국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식량을 공평하게 분배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강대국들이 기아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해도 기아 문제가 쉽고 단순하게 해결될 수 없다. 이를 잘 보여주는 실례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소말리아에 보낸 평화 유지군 사례를 들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소말리아에 평화유지군을 보냈다. 평화 유지군의 임무는 국제적십자와 난민구호기금 같은 국제조직을 보호하고, 생필품과 의약품 관리 등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결과는 끔찍했다. 소말리아 사람들에 의해 미군 수십 명이 살해당한 것이다. 소말리아 사람들은 미국이 자국의 자원을 노리고 들어왔다고 여겨 평화 유지군을 반기지 않았다. 결국 미국 내의 여론이 악화되어 미군은 소말리아와 평화 유지군의 일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결과가 벌어졌을까? 미국과 같은 강대국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를 도와줄 때,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이권을 노리고 도와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움을 받는 나라들은 강대국들의 도움을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세 번째 물음인 기아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에 대해 답해보자.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는 기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경제적 기아, 나머지 하나는 구조적 기아이다. 경제적 기아란 급격한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는 기아를 말한다. 구조적 기아란 장기간에 걸쳐 식량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기아를 말한다. 나는 세 번째 물음에 대해 경제적 기아에 국한해서만 답해보겠다. 구조적 기아는 국가적인 여건 등 고려해야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글에 담기 어렵다. 경제적 기아는 구조적 기아에 비해 문제 해결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제적 기아는 주로 제 3세계 국가에서 많이 발생한다. 3세계 국가란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1세계인 자유진영, 2세계인 공산진영 두 곳 중 어느 진영에도 가담하지 않고 비동맹노선을 취했던 개발도상국들의 총칭한다. 3세계 국가는 주로 아프리카에 많이 분포한다. 3세계 국가들은 주로 독재자가 국가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독재자는 자신의 나라가 처한 어려운 상황들을 외부에 잘 알리지 않는다. 자신의 독재를 합리화하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행정 기관이 사태 파악을 소홀히 해서 알리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경제적 기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갑자기 닥치는 문제이다. 그래서 구호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하지만 긴급 구호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전문가인 구호 요원들이 하는 일이다. 영양상태가 심각하게 불균형한 아이들은 전문가들에게 계획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교육 수준이 미흡한 제3세계 국가에는 잘 교육받고 훈련된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아 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네 번째 물음인 과연 기아 문제는 제3세계 국가에나 해당되는 문제일까?”에 대해 답해보자. 아프리카나 방글라데시, 네팔 등의 제 3세계 국가는 대표적인 빈민국가로, 기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제 3세계 국가 외에 선진국에도 빈민은 있다. 농지의 피폐화나 사막화, 그리고 농산물 수출 확대 정책 등이 선진국에도 빈민을 발생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그 외에도 농업의 집중화, 기계화, 공업화가 강력하고 빠르게 추진되면서 인력이 불필요해진 농촌에서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대도시로 이주한다. 그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 의료혜택이나 교육을 받지 못한다. 결국 전염병이나 영양실조에 그대로 노출되어 빈민이 된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빈부격차에 따라 빈민들이 발생한다. 수도인 서울에 자리 잡은 판자촌이나 쪽방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3000명가량의 사람들이 영양실조나 영양결핍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매년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간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기아 문제가 제3세계 국가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가난 교육의 필요성

 

만약 지구에 있는 모든 식량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한다면, 굶주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야 한다. 충분한 식량에도 불구하고 가난과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궁극적 이유를 가난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앞서서 이라는 단어에 두 가지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눈물의 밥’, 다른 하나는 생존 여부와는 무관한 미래를 위한 밥이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또래 학생들은 눈물의 밥을 먹어본 경험이 없다. 우리는 배부르게 먹고 남은 것은 버린다. 주변에는 군것질거리들이 넘쳐난다. 때문에 우리는 가난과 굶주림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모른다. 안다고 해도, 그것은 직접 경험하여 느끼고 그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막연히 짐작하는 것일 뿐이다. 일시적인 구호 자금이나 UN 등의 국제기구 등을 통해서 제 3세계 국가를 원조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전 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UN 등의 국제기구에는 알게 모르게 강대국의 생각과 입장이 아주 많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기구에서 기아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그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나는 기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강대국 앞에서 무력한 국제기구가 아니라,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는 범세계적인 시민 연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세계적 시민 연대는 3세계 국가의 가난과 굶주림의 해결이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형성되고, 그 목적에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 사람들이 제 3세계 국가의 가난과 굶주림 퇴치라는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가난과 굶주림의 고통을 경험해보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눈물의 밥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가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실제로 가난 교육이 시행된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가난 교육을 실시한 나라들, 가난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들,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인터넷을 통해 조사했지만,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 가난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들, 그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해 보았다. 그 결과, 나 나름의 가난 교육을 설계해 볼 수 있었다.

 

 

4. 내가 생각해 본 가난 교육의 실천 방식

 

내가 생각한 가난 교육의 실천 방식은 다음과 같다.

 

눈물의 밥미래를 위한 밥의 메뉴판을 만든다. 그리고 각 메뉴를 쪽지에 적는다. 그 쪽지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하나씩 뽑게 한다. 학생들이 쪽지의 내용을 확인한다. 각 학생은 메뉴에 따라 하루를 보내야 한다. 하루를 보내며, 자신의 상태와 감정 등을 기록하게 한다. 하루 일정이 끝난 뒤에 모두 모여서 각자의 체험에 대해 발표하고, 어떤 것들을 느끼게 되었는지 서로 공유한다. 그러한 발표를 토대로 기아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토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가난 교육에 필요한 메뉴판은 다음과 같다.

눈물의 밥 메뉴판 <1>

하루 생활비 : 3,000

아침 : 계란 한 개(500)

점심 : 편의점 도시락(2,000), 주스 한 팩(500)

저녁 : 굶기(0)

미래를 위한 밥 메뉴판 <1>

하루 생활비 : 15,000

아침 : 김밥 한 줄(3,000)

점심 : 햄버거 세트(5,000)

저녁 : 가정식 백반(7,000)

눈물의 밥 메뉴판 <2>

하루 생활비 : 1,500

아침 : 계란 한 개(500)

점심 : 컵라면(1,000),

저녁 : 굶기(0)

미래를 위한 밥 메뉴판 <2>

하루 생활비 : 40,000

아침 : 전문 도시락(6,000), 음료수 한 병(2,000)

점심 : 자장면과 탕수육(15,000), 군것질(2,000)

저녁 : 삼겹살(15,000)

눈물의 밥 메뉴판 <3>

하루 생활비 : 0

아침 : 굶기(0)

점심 : 굶기(0)

저녁 :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구걸(0)

미래를 위한 밥 메뉴판 <3>

하루 생활비 : 90,000

아침 : 전복죽(10,000)

점심 : 영화관에서 영화 보고 팝콘 세트(15,000), 피자(15,000)

저녁 :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50,000)

 

눈물의 밥의 메뉴판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더욱 빈곤해지고, 미래를 위한 밥의 메뉴판은 단계가 높아질수록 더욱 화려해진다.

 

나는 내가 설계한 가난 교육을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해보고 싶었으나, 나에게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나와 친구들 다섯 명과 함께 이 계획을 실천하였다. 친구들 다섯 명은 편의를 위해 ’, ‘’, ‘’, ‘’, ‘로 하겠다. 먼저 나는 엄마께 나의 계획을 설명하고 필요한 돈 150,000원을 빌렸다. 그 다음, 나는 친구들을 모아 내가 설계한 가난 교육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리고 위와 같은 메뉴판을 만들고 메뉴를 쪽지에 옮겨 적었다. 다음으로, 친구들에게 쪽지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쪽지를 하나씩 뽑게 하고, 남은 쪽지 하나를 내가 가졌다. 쪽지를 모두 뽑은 후에 자신들의 쪽지에 적힌 메뉴를 확인하게 하고, 각 메뉴에 해당하는 돈을 나누어주었다. 다음 날 하루 동안 쪽지에 적힌 메뉴대로 생활하였다. 나는 눈물의 밥 메뉴판 <2>를 뽑았다. 친구 는 눈물의 밥 메뉴판 <1>, 친구 는 눈물의 밥 메뉴판 <3>을 뽑았고, 친구 는 미래를 위한 밥 메뉴판 <1>, 친구 는 미래를 위한 밥 메뉴판 <2>, 친구 는 미래를 위한 밥 메뉴판 <3>을 뽑았다.

 

나는 눈물의 밥 메뉴판 <2>를 뽑았기 때문에 그 메뉴에 맞춰서 생활하면서, 내 느낌을 기록하였다. 그 기록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계란 한 개를 먹었다. 그 전날 저녁을 배부르게 먹었고, 원래 아침은 거르거나 아주 조금만 먹기 때문에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점심이 다가오자 조금씩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1시 경에 집 앞 슈퍼에 가서 컵라면 하나를 사먹었다. 컵라면 하나로는 배가 완전히 채워지지 않아서, 무언가를 더 먹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하루 생활비인 1,500원은 이미 전부 써버렸기 때문에 컵라면밖에 먹지 못했다. 오늘 하루는 10시간 넘게 남아 있어서 절망스러웠다. 가족들이 집에서 밥을 먹을 때 옆에서 배고파하는 나를 안쓰럽게 여기고 그냥 밥을 먹으라고 했다. 하지만 규칙을 지키기 위해 밥을 먹지 않았다. 숙제를 하려고 책을 폈지만 배가 고파서 집중이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물의 밥의 메뉴판 <3>을 고른 친구의 생각이 났다. 그 친구는 얼마나 힘들 지 생각해보니 정말 안쓰럽고 나는 그나마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7시가 되자, 나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 일찍 자려고 침대에 누웠지만 배가 고파서 잠도 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가족들이 밥 먹는 소리가 들려서 당장 거실로 가서 밥을 먹고 싶었지만 물만 먹으면서 참았다. 밥을 먹지 못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것일 줄은 몰랐다. 배고프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정말로 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 적이 없기 때문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는 것을 들으면 신기해하고 정말일까?, 라고 생각해 왔었다. 미래를 위한 밥을 뽑은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다. 이 날은 배가 고픈 나머지 잠도 편안하게 자지 못했다.

 

다음은 함께 실험을 한 친구들과 가난 교육에 대해 토론한 결과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가난 교육은 잘 알지 못하던 굶주림과 가난을 직접 체험해보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가난과 굶주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난 교육은 가난과 굶주림에 대해서 직접 체험을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가난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가난과 굶주림이 우리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잘 살고 있다고 해도, 미래에도 계속 잘 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 경제는 해외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경제 위기로 먹고 살기 힘들어질지 모른다. 만약 가난 교육을 정식으로 한다면 그런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와 대처가 한결 나아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난 교육을 정식 교육 과정으로 채택하면 좋을 것 같다. 단지 지적 능력을 높이는 것이 학교 교육의 목적은 아니다. 인성과 공감 능력 같은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학교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가난 교육은 학교 교육의 취지와도 매우 잘 맞는다. 따라서 가난 교육은 꼭 필요하고, 가난 교육을 정식 교육 과정으로 채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5. 결론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가난과 굶주림, 기아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구에는 전 세계 인구의 두 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 자원이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다. 이 문제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식량 자원의 불공평한 분배이다. 식량 자원이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궁극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에 대체적으로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을 경험해보고 그것들을 퇴치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범세계적인 시민 연대를 조직해야 가난과 굶주림의 문제가 지구에서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과 굶주림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 그러한 시민 연대가 구성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공감하고, 관심을 갖고,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을 직접 경험해보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해보기 위해, 가난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가난과 굶주림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의미에서, 학교에서 가난 교육을 정식 교육 과정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면 학생들도 가난과 굶주림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미래에 정말로 기아 퇴치를 위한 범세계적 시민 연대가 구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난과 굶주림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