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착한왕의 개념 사전

동성애(homosexuality)

착한왕 이상하 2010. 1. 26. 00:35

‘성적 특질(sexuality)’은 개인의 성적 취향 및 행동 방식을 뜻한다. 성적 특질(sexuality)은 인간 사회 현상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 특질에 대한 연구 전통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성적 특질의 규정 방식이 문화에 의존적인 까닭에, 성적 특질 자체가 역사학, 사회학, 민속학, 인류학, 의학 등 여러 분야의 학제 간 연구 주제가 된다.

 

동성애자는 동성(同性)에 이끌리는 성적 취향을 갖고 동성과 성적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다. 이때 ‘동성애’는 그러한 사람의 ‘성적 특질’을 뜻한다. 사람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동성애를 사회적으로 금기시하거나, 이념적으로 거부해온 것으로 여긴다. 또 동성애는 생물학적으로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동성애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동성애는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 속한 종(종)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대 문헌을 찾아보면, 특정 부류의 동성애를 장려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례로 고대 그리스의 여러 사상가들은 젊은이와 성관계를 맺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으며, 소크라테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성애적 행동이 의학적 탐구 대상이 된 시기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 동성 간의 성행위가 법적 처벌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동성애자 집단에 대한 사회적 혐오감은 오히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보다 약했다고 할 수 있다. 1920년대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한 동성애자 집단의 적극적인 사회적 표출 운동이 가시화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동성애자 집단도 뒤이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동성애라는 성적 특질은 동성애자 집단과 다른 사회 계층 사이의 거래 관계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구체적 담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동성애자의 성적 취향이 유전 등 생물학적 요인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고, 동성애자 집단에 대한 사회적 반응은 시기별로, 또한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적 특질의 연구는 동성애를 ‘생물학적 비정상’의 범주로 규정하는 방식에서는 이미 벗어났다. 하지만 성적 특질을 연구하는 학자들 대부분은 동성애자들의 정체성 문제를 다뤄왔다. 동성애자 집단의 형성 방식과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반응의 역사적 변천 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은 최근에 들어와서야 연구자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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