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 판단과 비미적 판단의 구분 및 관계는 미학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다. 프랭크 시블리(Frank N. Sibley, 1923~1996)는 1959년 그의 논문 “Aestheic Concepts”에서 미적 판단에 개입된 개념들, 실례로 ‘균형 잡힘’, ‘섬세함’, ‘번민으로 가득 참’과 같은 개념들도 비추론적 범주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미적 개념들도 대상에 대한 경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사과는 빨갛다’라는 판단에서 ‘빨강’이라는 개념의 정확한 사용 여부는 그 사과의 색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한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추론 활동보다는 지각 경험이다. ‘빨강’이라는 개념은 대상의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블리는 진술의 술어에 함축된 ‘빨강’이라는 개념을 ‘비추론적 개념(non-inferential concept)’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미적 개념들이 지각 경험과 관련된 비추론적 개념들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적 개념에 고유한 성격은 무엇인가? 미적 판단은 지각 경험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지각 경험을 통해 파악되는 대상의 특징들만으로는 미적 개념의 정확한 사용 방식을 설명할 수 없다. 즉, 그러한 특징들은 미적 개념의 올바른 사용 방식에 대한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블리는 이에 대한 이유로 개인의 ‘기호 혹은 취미(taste)’가 미적 판단에 개입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에게 미적 개념은 취미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며, 취미란 미적 개념이 개입된 판단, 곧 미적 판단의 본질적 속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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