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삼차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것도 의도적인 판단이나 추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알 수 있을까? 마치 어둠 속에서 영화의 장면을 볼 때 혹은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처럼 지각자(perciever)의 육체가 일종의 ‘소실점(消失點)’과 같다면, 거리감은 마음 혹은 영혼이라는 것을 별도로 가정하고 그것의 계산 결과이거나, 감각작용에 마음이 개입한 결과이거나 아니면 감각 작용을 바탕으로 한 학습 과정의 결과일 것이다. 이때 외부와의 접촉과 관련된 감각은 인과적으로 설명 가능한 수동적 과정이고, 지각은 마음의 능동적 측면을 반영해주는 결과라는 일반적 입장이 성립한다. 감각과 지각을 구분하고, 전자를 수동적으로 후자를 능동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은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서양 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