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잡세상 잡글

엥겔스의 Anti-Dühring

착한왕 이상하 2010. 5. 13. 19:45

 

 

엥겔스의 Anti-Dühring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는 링크한 곳에서 읽어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만 언급합니다.

 

'사회 변동의 과학화'라는 주제 아래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논하는 경우, 둘 다 변증법적 유물론자로 분류해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과학 정책이나 과학사, 그리고 사회 속의 과학을 논하는 경우, 사정은 조금 달라집니다.

 

마르크스 본인은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변증법적 방법'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했습니다. 과학을 중심으로 마르크스주의 혹은 맑시즘을 논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연과학에 대한 입장 차이가 마르크스와 엥겔스 사이에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마르크스는 당시 자연과학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했고, 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생각하는 생각의 지도는 대충 이런 식입니다.

 

자연은 변증법적 과정이다.

과학은 그러한 자연을 연구하는 한 실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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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과학은 인간의 실천 속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반면에 엥겔스의 지도는 대충 이런 식입니다.

 

자연은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증명 그 자체이다.

과학은 그러한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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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변증법적 유물론은 과학의 토대이며, 동시에 과학은 변증법적 유물론에 대한 증명이다.

 

이러한 차이를 받아들일 때 과학과 다른 분야를 논하는 방식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게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어떤 차이인지에는 각자 생각해 볼 일입니다. 보통 좌파 과학자 진영이나 마르크스주의 과학자 진영에는 엥겔스의 지도를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로부터 모든 사회주의자가 그런 사람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례로 엥겔스가 사기꾼으로 몰고 있는 뒤링도 사회주의자입니다.

 

대중서에 묘사되는 것과 달리, 마르크스는 안티 뒤링의 내용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르크스. 엥겔스 및 그 적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엥겔스의 안티 뒤링 자료를 여기에 소개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마르크스주의를 가지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과 '자본주의 사회 속의 과학을 논하는 것'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2. 엥겔스의 입장을 받아들이든 말든, 그의 글 속에서 '다양해진 과학 분과들'로 인한 지식인들의 논쟁거리가 뭔지를 엿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그 논쟁거리의 폭 넓은 스펙트럼을 봐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계급 투쟁론과 같은 부분에 대한 관심을 일단 끄고 글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티 뒤링은 다음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Frederick Engels 1877, Anti-Düh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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