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총 50 장으로 구성된 [사고 훈련 과정]의 한 부분이다. 사람들이 필요충분조건을 따질 때 헷갈리는 인지적 이유는 무엇일까? 외연적(extensional)으로 규정된 필요충분조건은 일상적인 언어활동과 판단과 관련하여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뺀다.
* 다음 사고 훈련 자료를 저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추론학교 031-422-1977)
사고 훈련 19
- 논리적 의미에서의 필요충분조건 -
[사고 훈련 15]에서 필요충분조건을 살펴보았습니다. 필요충분조건을 따질 때 ‘조건과 결론의 관계, 사건 발생 사이의 관계, 그리고 범주 개념 사이의 관계에 따라 효과적인 표상법이 있음’을 그곳에서 논했습니다.
• 어떤 조건 X를 만족하지 않고서는 Y가 성립하지 않을 때, X는 Y의 성립에 대한 필요조건이다. 즉, X를 만족하는 경우에만 Y가 성립할 때, X는 Y의 성립에 대한 필요조건이다. 반면에 어떤 조건 X가 성립하면 Y도 항상 성립할 때, X는 Y의 성립에 대한 충분조건이다.
• 어떤 사건 X가 발생하지 않고서는 Y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X는 Y의 발생에 필요하다. 즉, 어떤 사건 X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Y도 발생한다면, X는 Y의 발생에 필요하다. 반면에 어떤 사건 X가 발생하면 Y도 항상 발생한다면, X는 Y의 발생에 충분하다.
• 어떤 대상이 개념 X에 해당하지 않고서는 개념 Y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X는 그 대상이 Y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즉, 어떤 대상이 개념 X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Y에도 해당한다면, X는 그 대상이 Y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반면에 어떤 대상이 개념 X에 해당하면 항상 개념 Y에도 해당하는 경우, X는 그 대상이 Y이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필요충분조건에 대한 첫 번째와 두 번째 규정 방식은 조건문의 형태로 표현 가능한 까닭에, 필요충분조건을 따질 때 ‘X→Y’라는 표상법을 자주 사용합니다.
• 첫 번째 규정 방식
필요조건: X→Y (X와 Y에 그어진 사선은 조건을 만족하지 않음을 뜻한다.)
충분조건: X→Y
• 두 번째 규정 방식
필요조건: X→Y (X와 Y에 그어진 사선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충분조건: X→Y
반면에 세 번째 규정 방식에 적합한 표상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세 번째 규정 방식
필요조건: ?
충분조건: ?
필요충분조건에 대한 규정 방식을 표상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위에서 본 것은 단지 그 중 일부일 뿐입니다.
[예제 1] 우 글의 세 번째 규정 방식에서 ‘?’에 해당하는 표상을 채워 본다면?
필요충분조건에 대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규정 방식에서 ‘→’의미는 서로 다릅니다. 그 의미는 [사고 훈련 18]에서 살펴본 함의 연결사 ‘→’와도 다릅니다. 함의 연결사는 참 거짓 판단에서 오로지 진리치의 결합 방식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A) ( )
[예제 2] 빈 칸 (A)에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논리적 연결사는 오로지 진리치의 변환 및 결합 방식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② 함의 연결사는 접속사 ‘... 면, ... 이다’를 모방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③ 함의 연결사의 기능은 조건의 성립 기준이나 인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정의되었기 때문입니다.
④ 함의 연결사에 근거한 조건문의 형식은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일 때 거짓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⑤ 함의 연결사는 참 거짓 판단에서 전건과 후건에 함축된 인과 관계를 명확히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리적 의미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은 함의 연결사의 기능 방식에 근거한 것으로 다음과 같이 규정됩니다.
• 임의의 두 진술 P, Q에 대해 ‘P→Q’가 참일 때, P는 Q에 대한 충분조건이라 하며, Q는 P에 대한 필요조건이라 한다.
함의 연결사의 기능 방식은 참 거짓 판단에서 진리치의 결합 방식만 고려하여 정의되었기 때문에, 논리적 의미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은 다음과 같이 해석해야 합니다.
• ‘P→Q’를 참으로 판단하는 경우, 전건 P가 참인 것은 Q도 참임을 보장하는 데 충분한다. 함의 연결사의 기능 방식에 따라 ‘P→Q’가 참일 때, P가 참이고 Q는 거짓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후건 Q가 참인 것은 P를 참으로 판단하는 데 필요하다. 함의 연결사의 기능 방식에 따라 ‘P→Q’가 참일 때, 자동적으로 P가 참은 아니기 때문이다.
논리적 의미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이 사건 발생 사이의 필요충분조건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진술들의 내용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논리적 연결사의 기능 방식은 진술들에 함축된 인과 관계뿐만 아니라 시제, 가능성, 필연성, 당위성 등의 양상과 무관한 것으로 정의되었기 때문이다. 다음 조건문을 살펴봅시다.
• 강도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위 조건문을 참으로 받아들일 때, 강도 7 이상의 지진은 건물이 흔들리게 된 것에 대한 충분조건입니다. 그렇다면 건물이 흔들리게 된 것은 강도 7 이상의 지진 발생에 대한 필요조건일까요? 이 물음이 ‘조건문의 후건을 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전건도 참일 필요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라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 물음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건물이 흔들리게 된 것이 강도 7 이상의 지진 발생에 필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예제 3] 인과 관계를 함축한 조건문을 사례로 하여 ‘논리적 의미에서의 필요충분조건’과 ‘사건 발생 사이의 필요충분조건’을 구분해 본다면?
논리적 의미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을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수학적 진술들입니다. ‘1+1=2’와 같은 산수(arithmetics)의 진술이나, ‘임의의 두 정수 a와 b에 대해 ‘a+b=b+a’가 성립한다’와 같은 대수학(algebra)의 진술에서 보듯이, 수학의 진술에 대한 참 거짓 판단은 시제, 가능성, 필연성, 당위성 등의 양상과 무관합니다. 또 그 판단은 인과 관계와도 무관합니다. 이 때문에, 운동의 변화를 수학적으로 다루는 분야로만 ‘역학(mechanics)’이 취급되었던 과거에는 역학을 둘러싼 논쟁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수학적 형식이나 방정식 등이 운동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나, 물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성질에 대해 알려주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학에 대한 여러 물리적 해석이 나왔고, 그런 해석들 사이에는 경쟁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16세시 말에서 17세기 초에 걸쳐 벌어졌던 이러한 상황을 여기서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학적 진술 자체가 실제 인과 관계에 대한 정보를 함축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제 4] 위 글의 핵심 주장에 해당하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본다면?
[예제 5] 참인 다음의 각 조건문에서 필요조건에 해당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N’으로 표시해 본다면? 그리고 충분조건에 해당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S’로 표시해 본다면?
(1) 임의의 두 자연수 m, n에 대해, (m, n은 짝수이다.)→(m×n은 짝수이다.)
(2)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은 4로 약분 가능하다.)→(n은 2로 약분 가능하다.)
(3)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n2은 3으로 약분 가능하다.)
[예제 6] 다음은 [예제 5]의 (1)~(3)이 참임을 보여주는 증명들입니다. 각 증명에서 빈 칸을 채워 본다면?
(1) 임의의 두 자연수 m, n에 대해, (m, n은 짝수이다.)→(m×n은 짝수이다.)
1. m, n을 짝수인 두 자연수라고 하자.
2. 어떤 자연수 k에 대해, ‘m=2k’, 그리고 어떤 자연수 k'에 대해, ‘( )’가 성립한다. - 1
3. m×n=( )(2kk') - 2
4. 2(2kk')는 ( )이다.
5. ( )는 짝수이다.
(2)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은 4로 약분 가능하다.)→(n은 2로 약분 가능하다.)
1. n은 ( )로 약분 가능한 수이다.
2. 어떤 자연수 k에 대해 ( )가 성립한다. - 1
3. 4k=2(2k) - 2
5. 2(2k)는 ( )로 약분 가능하다.
6. ( )은 2로 약분 가능하다.
(3)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n2은 3으로 약분 가능하다.)
1. ( )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
2. 어떤 자연수 k에 대해 ( )가 성립한다. - 1
3. n2=36k2 -2
4. n2=3( ) - 3
5. 3( )은 3으로 약분 가능하다.
6. n2은 ( )으로 약분 가능하다.
[예제 7] 다음 글에서 빈 칸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예제 5]의 (1)과 관련하여 ‘(m×n은 짝수이다.)→(m, n은 짝수이다.)’는 참이 아닙니다. 이때 임의의 자연수 m, n에 대해 (m×n은 짝수이다.)는 (m, n은 짝수이다.)에 대한 ( A )은 될 수 있지만 ( B )은 될 수 없습니다. 이를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로 ( C )을 들 수 있습니다.
(A) (B) (C)
① 필요조건 충분조건 2×8
② 필요조건 충분조건 3×2
③ 필요조건 필요조건 4×3
④ 충분조건 필요조건 3×6
⑤ 충분조건 필요조건 4×4
[예제 8] 다음 글에서 빈 칸을 채워 본다면?
[예제 5]의 (2)와 관련하여 (n은 2로 약분 가능하다.)는 (n은 4로 약분 가능하다.)에 대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이를 증명하려면, 다음 조건문이 거짓임을 보여야 합니다.
• ( A )→( B )
위 조건문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n이 ( C )인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A)
(B)
(C)
[예제 9] 다음 조건문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사례는?
•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2은 3으로 약분 가능하다.)→(n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
[예제 10]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는 (n은 3으로 약분 가능한 짝수이다.)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이를 보여주는 다음 증명에서 빈 칸을 채워 본다면?
• (n은 3으로 약분 가능한 짝수이다.)→(n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
1. n은 3으로 약분 가능한 짝수이다.
2. 어떤 자연수 k, k'에 대해 ‘n=3k( )’가 성립한다. - 1
3. 3k( )=6kk'
4. 6kk'는 ( )으로 약분 가능하다.
5. ( )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
• (n은 6으로 약분 가능하다.)→(n은 3으로 약분 가능한 짝수이다.)
1. ( )
2. 어떤 자연수 k에 대해 ‘n=( )’가 성립한다. - 1
3. ( )=3(2k) - 2
4. 3(2k)는 3으로 약분 가능한 짝수이다.
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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