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인지와 경험

3치 진술 논리(3 Valued Statements Logic)

착한왕 이상하 2011. 12. 15. 22:04

* 다음은 총 50장으로 구성된 <사고 훈련 과정>의 한 장이다. 다음 사고 훈련 자료를 저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변형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한다. (GK 비판적 사고 031-381-2282)

 

사고 훈련 24

- 3치 진술 논리 -

   

T는 진리치 참을, F를 진리치 거짓을 나타냅니다. 2치 진술 논리는 참 거짓 판단 가능한 진술들의 진리치를 변환하거나 결합하는 방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로부터 T도 F도 아닌 새로운 진리치 U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T, F, U 세 개의 진리치를 다루는 논리학을 ‘3치 논리(3-valued logic)’라고 합니다. 2치 논리를 고전적 논리학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경우, 3치 논리는 비고전적 논리학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앞서 살펴본 2치 진술 논리 체계를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고전적 논리학에 속하는 것이든 비고전적 논리학에 속하는 것이든, 논리학의 분과들은 다음과 같은 서양 논리의 전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 (                              A                          )

 

진리치 U의 의미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3치 진술 논리의 여러 가지 체계가 가능합니다. 일상생활의 참 거짓 판단 방식을 살펴보면, 참인지 거짓인지 애매모호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참으로도 거짓으로도 여겨질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째, 분명히 참이거나 거짓이기는 하지만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판단을 유보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U의 의미는 ‘배타적 의미(exclusive meaning)’과 ‘비배타적 의미(non-exclusive meaning)’으로 나뉩니다.

 

• 배타적 의미

U가 T 또는 F로 해석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U가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판단과 관련된 진술들의 진리치로 간주되는 경우

(2) U가 모순을 함축하거나 역설을 발생시키는 진술들의 진리치로 간주되는 경우

 

• 비배타적 의미

U가 T 또는 F로 해석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음은 그러한 경우를 대표한다.

(3) U가 참 또는 거짓이지만 아직 참인지 거짓인지 결정되지 않은 진술들에 적용되는 경우

 

U의 배타적 의미와 비배타적 의미에 각각 해당하는 모든 경우를 고려하는 경우, 적어도 세 개의 3치 진술 논리 체계가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 (1)~(3) 각 경우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의 3치 진술 논리 체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3치 진술 논리 체계는 적어도 ( B )입니다.

 

진술들 중에는 자체 모순적이거나 역설을 발생시키는 진술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진술들을 다루는 3치 진술 논리는 (2)의 경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내가 말한 모든 것은 거짓말이다’라는 진술을 살펴봅시다. 그 진술은 참일까요, 아니면 거짓일까요? 그 진술이 참이라면, 그 진술은 거짓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말한 모든 것은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진술이 거짓이라면, 그 진술은 참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진술이 거짓이라면, 그 진술은 내가 말한 거짓말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진술들은 참으로도 거짓으로도 판단될 수 없지만 결코 참인지 거짓인지 불확실한 진술들은 아닙니다. 자체 모순적이거나 역설을 발생시키는 진술들에 진리치 U를 적용시키는 3치 진술 논리 체계가 있습니다. 그러한 논리 체계는 여기서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체 모순적이거나 역설을 발생시키는 진술들을 분류ㆍ분석하고, 자체 모순적이거나 역설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리 철학적 작업은 우리의 사고 훈련 과정의 범위를 벗어납니다.

 

 

[물음 1] (A)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서양 논리학은 진술들의 내용 및 내용적 연관성을 다루는 분야이다.

② 서양 논리학은 세 개 이상의 진리치를 갖는 경우의 판단 방식을 일반화한 분야이다.

③ 서양 논리학은 의미의 단위를 진술에만 국한 시켜 참 거짓 판단 방식을 다루는 분야이다.

④ 서양 논리학은 내용을 구성하는 양상을 무시하고 얻어진 진술들의 참 거짓 판단 방식을 다루는 분야이다.

⑤ 서양 논리학은 참 거짓 판단 방식의 형식을 다루는 분야이다.

 

 

[물음 2] (B)에 들어갈 것으로 가장 적정한 것은?

 

① 두 가지   ② 세 가지   ③ 네 가지   ④ 다섯 가지   ⑤ 여섯 가지

 

 

 

여기서는 U의 배타적 의미의 (1)과 비배타적 의미의 (3)에 해당하는 두 경우를 대표하는 3치 진술 논리 체계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합시다. 맥락에 따라서 어떤 진술은 (1)의 관점에서 접근 가능하거나 (3)의 관점에서 접근 가능합니다. 다음 진술을 살펴봅시다.

 

• 언젠가 지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에서 위 진술에 함축된 시제는 고려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위 진술은 참 혹은 거짓으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시제를 고려하는 경우, 위 진술은 (1)의 관점에서 참 거짓을 판단하기 불가능한 것, 즉 불확실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인간과 같은 지적 능력을 지닌 외계인의 존재를 가정하지 않는다면, 설령 사람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경우에도 이 경우에 대해 확실하게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의 관점에서 위 진술에 진리치 U를 적용하는 경우, 위 진술은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진술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3)의 관점에서 위 진술은 참 혹은 거짓이지만 아직 참인지 거짓인지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인간과 같은 지적 능력을 지닌 외계인의 존재를 가정한다면, 진술에 대한 참 거짓 판단은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이때 위 진술은 지금은 참 거짓을 판단을 유보해야 하지만 언젠가는 참 혹은 거짓으로 결정될 진술로 간주됩니다.

 

U의 배타적 의미 (1)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표하는 3치 진술 논리 체계는 폴란드의 수리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우카쉐비취(Jan Łukasiewicz, 1878~1956)가 제안했습니다. U의 비배타적 의미 (2)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표하는 3치 진술 논리 체계는 미국의 수리 논리학자 클린(Stephen Cole Kleene, 1909~1994)이 제안했습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를 맛본 학생은 우카쉐비치 3치 진술 논리 체계보다는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체계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클린의 논리 체계를 먼저 살펴볼 것입니다. 그러한 논리 체계의 근간이 되는 논리적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에 대한 정의만 살펴볼 것입니다.

 

• 강한 의미에서의 3치 진술 논리

약한 의미에서의 3치 진술 논리가 다루는 진술들은 T, F, U 중 하나의 진리치를 갖는다. U는 궁극적으로는 참 또는 거짓이지만 아직 참인지 거짓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진술이 갖는 진리치이다. 이때 각 논리적 연결사의 기능 방식은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의 규정 방식

P

¬P

T

F

F

T

U

U

 

‘∧’의 규정 방식

    P

   Q

P∧Q

T

T

T

T

F

F

T

U

U

F

T

F

F

F

F

F

U

F

U

T

U

U

F

F

U

U

U

 

‘∨’의 규정 방식

    P

   Q

P∨Q

T

T

T

T

F

T

T

U

T

F

T

T

F

F

F

F

U

U

U

T

T

U

F

U

U

U

U

 

‘→’의 규정 방식

    P

   Q

P→Q

T

T

T

T

F

F

T

U

U

F

T

T

F

F

T

F

U

T

U

T

T

U

F

U

U

U

U

 

 

[물음 3] 강한 의미에서의 3치 진술 논리와 관련하여 다음에 대해 각각 설명해 본다면?

 

(1) ‘P∨Q’의 경우, P가 T이고 Q가 F라면 ‘P∨Q’가 T인 이유는?

 

(2) ‘P∧Q’의 경우, P가 F이고 Q가 U라면 ‘P∧Q’가 F인 이유는?

 

(3) ‘P∧Q’의 경우, P가 T이고 Q가 U라면, ‘P∧Q’가 U인 이유는?

 

(4) ‘P→Q’의 경우, P가 F이고 Q가 U라면, ‘P→Q’가 T인 이유는?

 

(5) ‘P→Q’의 경우, P가 T이고 Q가 U라면, ‘P→Q’가 U인 이유는?

 

(6) ‘P→Q’의 경우, P가 U이고 Q가 T라면, ‘P→Q’가 T인 이유는?

 

(7) ‘P→Q’의 경우, P가 U이고 Q가 F라면, ‘P→Q’가 U인 이유는?

 

(8) ‘P→Q’의 경우, P가 U이고 Q가 U라면, ‘P→Q’가 F인 이유는?

 

 

[물음 4]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 해당하는 ‘¬P’, ‘P∧Q’, ‘P∨Q’, ‘P→Q’의 진리표들을 다음 표상 방식에 따라 완성시켜 본다면?

 

 

 

•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약한 의미에서의 3치 진술 논리가 다루는 진술들은 T, F, U 중 하나의 진리치를 갖는다. U는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진술들의 진리치로 간주된다. 이때 각 논리적 연결사의 기능 방식을 [물음 4]의 표상 방식을 빌려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의 논리적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과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의 논리적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을 살펴보면, ( C )에서만 차이를 보입니다.

 

 

[물음 5] (C)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① 부정 연결사   ② 연접 연결사   ③ 이접 연결사

④ 함의 연결사   ⑤ 상호 함의 연결사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의 논리적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과 우카쉐비치 3치 진술 논리의 논리적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을 비교할 때, 전자의 U는 비배타적 의미로, 그리고 후자의 U는 배타적 의미로 해석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 U는 T 또는 F가 들어갈 빈 칸처럼 간주됩니다. 왜냐하면 U의 의미를 비배타적 의미로 규정할 때, U는 참인지 거짓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참 또는 거짓으로 판단 가능한 진술들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와 달리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 U는 배타적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카쉐비취 진술 논리에서 U는 T 또는 F가 들어갈 빈 칸처럼 취급될 수 없습니다. U는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진술에 적용되는 진리치로 간주됩니다. 이 때문에, P가 U일 때 ‘¬P’가 U라는 것은 단순히 ‘궁극적으로는 참 또는 거짓이지만 아직 참인지 거짓인지 결정되지 않았거나 알 수 없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P가 참도 거짓이도 아닌 불확실한 진술이면 ‘¬P’ 역시 그러한 불확실한 진술임’을 뜻합니다. 이러한 식으로 위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의 진리표들을 해석해야 합니다. 그런데 함의 연결사 ‘→’의 진리표를 보면 일상 경험에 비추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의 ‘→’의 진리치 계산 방법에 따르면, ‘P→Q’의 전건 P가 참이고 후건 Q는 거짓인 경우만 ‘P→Q’는 거짓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판단에는 전건과 후건의 인과 관계와 같은 것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죠.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의 함의 연결사에 대한 진리표를 봅시다. 전전이 U인 경우, 후건이 어떤 진리치를 갖든 ‘P→Q’도 진리 U를 갖는 것으로 규정됩니다. 이러한 규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우카쉐비치 진술 논리에서 함의 연결사가 기능하는 방식을 분석할 때 다음 세 가지 경우에 주의해야 합니다.

 

• 전건 P는 T이고 후건 Q가 U인 경우

• 전건 P는 F이고 후건 Q가 U인 경우

• 전건 P와 후건 Q 모두 U인 경우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체계에 따르면, 첫 번째 경우는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반면에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는 참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에 따르면,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인 경우만 거짓으로 간주됩니다. 만약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것을 참에 가깝지도 않고 거짓에 가깝지도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면, 전건이 참이고 후건인 U인 경우가 참이거나 거짓도 아니라는 해석은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의 함의 연결사 기능 방식에 따르면 전건이 거짓인 경우는 항상 참입니다. 전건 P는 F이고 후건 Q가 U인 경우를 참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 점을 확대 해석한 것입니다.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실제 조건문에 대해 내용적 측면에서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는 U를 배타적 의미에서 해석하는 경우에도 우카쉐비취와는 다른 방식의 3치 진술 논리 체계를 만들어 보라는 동기를 제공해 줍니다.

 

세 번째 경우인 전건 P와 Q 모두 U인 경우는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는 U로 규정되지만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는 T로 규정됩니다. 즉, 세 번째 경우는 ‘전건이 불확실한 것이 후건도 불확실한 것을 함의하는 경우’이며, 우카쉐비취는 불확실한 전건이 불확실한 후건을 함의하는 것을 참으로 보는 것입니다. 만약 그러한 경우를 U로 규정하면,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는 형식적으로 동일한 것이 되고 맙니다. 이때 두 진술 논리 체계가 근거하고 있는 U에 대한 의미적 규정 방식의 차이도 무의미해 집니다. 실제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전제가 역시 그렇게 불확실한 후건을 내용적으로 함의하는 상황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 힘든 상황도 있습니다.

 

곧 살펴 보겠지만, 우카쉐비취가 불확실한 전건이 불확실한 후건을 함의하는 것을 참으로 본 동기는 다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 타당한 논증 형식에 대응하는 2치 진술 논리의 동어 반복 형식들을 3치 진술 논리에서도 구제할 수 있다.

 

일련의 물음들에 대해 답해 보고, 위의 동기를 이해해 보도록 합시다.

 

 

[물음 6~8] 우카쉐비치 3치 진술 논리의 함의 연결사에 대한 기능 방식에 따라 다음 <보기>에 관한 물음에 답해 봅시다.

 

 <보기>

(가) 지금 지구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언젠가 사람은 지구에서 사라진다.

(나) 내가 지구에 살지 않는다면, 나라는 사람은 언젠가 지구에서는 찾아 볼 수 없게 된다.

(다) 내가 지구에 살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은 언젠가 지구에서 사라진다.

(라) 모든 동물이 언젠가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언젠가는 모든 사람은 지구에서 사라진다.

 

[물음 6] 전건 P는 T이고 후건 Q가 U인 경우를 U로 규정한 것에 대한 사례로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조건문은?

 

[물음 7] 전건 P는 F이고 후건 Q가 U인 경우를 T로 규정한 것에 대한 사례로 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조건문은?

 

[물음 8] 전건과 후건 모두 U인 경우를 T로 규정한 것에 대한 사례로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조건문은?

 

 

[물음 9]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에 따르면, ‘P↔Q’는 ‘(P→Q)∧(Q→P)’로 정의 가능합니다. 이 정의가 3치 진술 논리에도 적용된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다음의 두 진리표를 완성시켜 본다면?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체계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는 ‘P∧¬P’ 혹은 ‘P↔¬P’와 같은 형식을 엄격한 의미에서의 모순 형으로 보지 않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에서 그러한 형식은 모순 형식을 대표합니다. 모순 형식은 진리표에서 항상 거짓의 값만 갖게 됩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는 그러한 모순 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성되는데, 이는 모순 관계를 맺는 두 진술을 전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논증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3치 진술 논리의 경우, ‘P∧¬P’ 혹은 ‘P↔¬P’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모순 형으로 여겨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는 이러한 공통점에 대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입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 P가 U일 때, ‘P∧¬P’와 ‘P↔¬P’ 모두 U가 됩니다. 반면에 우카쉐비치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 P가 U일 때, ‘P∧¬P’는 U이지만 ‘P↔¬P’는 T가 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3치 진술 논리의 두 체계에서 U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규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 U의 의미는 참 또는 거짓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된 반면,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 그 의미는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규정됩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 ‘P∧¬P’와 ‘P↔¬P’ 모두 참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반면에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 ‘P∧¬P’가 참이 되는 경우는 없지만, ‘P↔¬P’가 참이 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물음 10] 다음 두 진리표를 완성해 본다면?

 

(가)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P

¬P

P↔¬P

T

F

F

T

U

U

(나)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P

¬P

P↔¬P

T

F

F

T

U

U

 

 

 

참과 거짓이라는 두 개의 진리치만 가정하는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에서 ‘P∨¬P’와 ‘P→P’는 동어 반복 형식을 대표합니다. 동어 반복 형식의 진술들은 그러한 2치 진술 논리의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에 따라 항상 참이 되는 형식들을 갖고 있습니다. 동어 반복 형식들 중 상당수는 타당한 논증 형식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추론 형식들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동어 반복 형식들이 그렇게 여겨지려면, 전제들과 결론 사이의 관계가 마치 조건문의 관계와 같은 것으로 여겨져야 합니다. 내용적으로 타당한 논증은 ‘전제들이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일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며, 특정 조건들 아래 그러한 논증에서 얻어낼 수 있는 형식이 타당한 논증 형식입니다. 그러한 조건들 중 다음의 조건은 ‘배중률(law of the excluded middle)’이라고 불립니다.

 

• 각 진술은 참 또는 거짓이다. 이때 ‘또는’은 참과 거짓 모두를 포괄하지 않는다.

 

진술들의 내용을 구성하는 양상을 고려하지 않는 조건들을 배중률에 더해 논리적 연결사들의 기능 방식이 규정되었고, 그러한 규정에 따라 동어 반복 형식들이 얻어진 것입니다. 2치 진술 논리에서 ‘전제들이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일 수 없다’는 것은 ‘전제들이 참일 때 결론도 참이다’로 해석되는 까닭에, 내용적으로 타당한 논증에서 발견할 수 있는 타당한 형식은 ‘전제들이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인 경우’를 허락하지 않게 됩니다. 전제들과 결론의 관계를 마치 조건문의 전건과 결론의 관계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면, ‘전제들이 참일 때 결론이 거짓인 경우’를 허용하지 않는 타당한 형식에 대응하는 추론 형식은 동어 반복 형식을 띠게 됩니다. 이는 [사고 훈련 22]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배중률은 3치 진술 논리에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3치 진술 논리는 참과 거짓을 나타내는 진리치 T와 F 이외에 U도 허용하는 논리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2치 진술 논리의 경우, 배중률은 ‘P∨¬P’라는 동어 반복 형식 속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배중률이 허용되지 않는 3치 진술 논리에서 ‘P∨¬P’는 더 이상 동어 반복 형식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P가 U인 경우, ‘P∨¬P’도 U가 됩니다. 이 점은 클린과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가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는 U의 의미 규정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P∨¬P’보다는 ‘P→P’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P가 U일 때, ‘P→P’는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는 U입니다. 반면에 P가 U일 때, ‘P→P’는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는 T가 됩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 U는 T와 F가 들어갈 빈 칸 혹은 변수처럼 취급됩니다. 클린의 3치 진술 논리는 고전적 2치 진술 논리의 배중률을 표면적으로는 허용하지 않지만 배중률과 양립 가능합니다. 따라서 클린의 3치 진술 논리는 배중률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혹은 부정하는 논리 체계는 아닙니다. 반면에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는 배중률을 부정하는 논리 체계입니다.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 U는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것을 뜻하기 때문에, U의 도입은 배중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우카쉐비취의 동기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물음 11] 다음 두 진리표를 완성해 본다면?

 

(가)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P

¬P

P→¬P

T

F

F

T

U

U

 

(나)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P

¬P

P→¬P

T

F

F

T

U

U

 

 

 

배중률에 대한 클린과 우카쉐비취의 입장 차이는 다음과 같은 차이로 나타납니다.

 

•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 얻어진 동어 반복 형식들은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동어 반복 형식들로 여겨질 수 없다. 이에 대한 실례로 ‘P∨¬P’와 ‘P→P’를 들 수 있다.

 

•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 얻어진 동어 반복 형식들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수는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도 진리표 상에서 항상 T를 갖는 동어 반복 형식들이다. 실례로 ‘P∨¬P’는 우카쉐비취 진술 논리 체계에서 동어 반복 형식이 아니지만, ‘P→P’는 동어 반복 형식이다.

 

•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 ‘¬P∨Q’와 ‘P→Q’는 논리적 동치 관계를 맺는다. 즉, 그 두 형식은 진리표에서 항상 동일한 진리치를 갖게 된다. 이 때문에, ‘P→Q’를 ‘¬P∨Q’로 대체하거나 ‘¬P∨Q’를 ‘P→Q’로 대체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는 배중률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체계에 대해서도 성립한다. 따라서 ‘P→Q’를 ‘¬P∨Q’로 정의하는 것은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도 허용된다.

 

• ‘P→Q’와 ‘¬P∨Q’는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는 더 이상 서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질 수 없다. 따라서 ‘P→Q’를 ‘¬P∨Q’로 정의하는 것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물음 12] 전건 긍정 형식에 대응하는 2치 진술 논리의 동어 반복 형식은 ‘(P∧(P→Q))→Q’입니다. ‘(P∧(P→Q))→Q’는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는 동어 반복 형식이 아니지만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는 동어 반복 형식입니다. 이를 알기 위해 다음의 두 진리표를 완성해 본다면?

 

 (가)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P

Q

P→Q

P∧(P→Q)

(P∧(P→Q))→Q

T

T

T

 

 

T

F

 

F

 

T

U

U

 

 

F

T

T

 

 

F

F

T

 

 

F

U

 

U

 

U

T

T

 

 

U

F

 

U

 

U

U

 

U

 

 

(나)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P

Q

P→Q

P∧(P→Q)

(P∧(P→Q))→Q

T

T

 

 

 

T

F

 

 

 

T

U

 

 

 

F

T

 

 

 

F

F

 

 

 

F

U

 

 

 

U

T

 

 

 

U

F

 

 

 

U

U

 

 

 

 

 

[물음 13] 다음 두 진리표를 완성해 본다면?

 

(가) 클린의 3치 진술 논리 

P

Q

¬P

¬P∨Q

P→Q

T

T

 

 

 

T

F

 

 

 

T

U

 

 

 

F

T

 

 

 

F

F

 

 

 

F

U

 

 

 

U

T

 

 

 

U

F

 

 

 

U

U

 

 

 

  

(나)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P

Q

¬P

¬P∨Q

P→Q

T

T

 

 

 

T

F

 

 

 

T

U

 

 

 

F

T

 

 

 

F

F

 

 

 

F

U

 

 

 

U

T

 

 

 

U

F

 

 

 

U

U

 

 

 

 

 

 

[물음 12]에서 풀어본 두 진리표를 살펴보면, 전건 긍정 형식에 대응하는 ‘(P∧(P→Q))→Q’는 클린의 3치 진술 논리에서는 동어 반복 형식이 아닙니다. 반면에 그 형식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서 항상 진리치 T를 갖는 동어 반복 형식입니다.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의 동어 반복 형식들을 살펴 볼 때, 다음 결론을 이끌어 냈습니다.

 

• 모든 동어 반복 형식에 타당한 논증 형식이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제들과 결론의 추론 관계를 조건문의 전건과 후건의 관계처럼 취급하는 경우 타당한 논증 형식에 대응하는 동어 반복 형식들이 있다.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는 위 결론이 T, F, U라는 세 개의 진리치를 가정하는 경우에도 성립하도록 만들어진 체계입니다. 타당한 논증 형식에 대응하는 형식들, 실례로 전건 긍정 형식에 대응하는 ‘(P∧(P→Q))→Q’와 같은 형식들은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체계에서도 동어 반복 형식이 됩니다. 이를 보장하려면, 고전적 2치 진술 논리 체계의 근간인 배중률을 포기해야 하며, 이에 따라 진리치 U의 의미도 참과 거짓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타당한 논증 형식에 대응하는 추론 형식이 진리치 세 개를 갖는 경우에도 동어 반복 형식이 되도록 만드는 데 성공한 우카쉐비취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타당한 논증의 전제가 반드시 참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참이거나, 참도 거짓도 아닌 불확실한 것으로 여겨지는 진술들은 전제로 사용될 수 있고, 이에 바탕을 둔 타당한 논증들의 결론도 반드시 참일 필요는 없게 됩니다. 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는 다음의 논증 형식입니다.

 

P  

P

 

전제 P가 참이면 결론 P도 참입니다.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에 담긴 동기를 존중할 때, 전제 P가 U의 진리치를 가져도 됩니다. 이때 결론 P도 U의 진리치를 갖게 됩니다. 우카쉐비취는 이러한 경우도 타당한 것으로 보며, 그 결과 위 논증 형식에 대응하는 ‘P→P’가 세 개의 진리치를 가정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동어 반복 형식이 되도록 논리 체계를 만든 것입니다.

 

 

[물음 14] 우카쉐비취 3치 진술 논리 체계에 국한해 다음 진리표들을 완성해 본다면?

 

<단순화 형식>

P∧Q

P

P

Q

P∧Q

(P∧Q)→P

T

T

 

 

T

F

 

 

T

U

 

 

F

T

 

 

F

F

 

 

F

U

 

 

U

T

 

 

U

F

 

 

U

U

 

 

 

<선언지 첨가 형식>

P      

P∨Q

P

Q

P∨Q

P→(P∨Q)

T

T

 

 

T

F

 

 

T

U

 

 

F

T

 

 

F

F

 

 

F

U

 

 

U

T

 

 

U

F

 

 

U

U

 

 

 

<선언지 제거 형식>

P∨Q

¬P   

Q

P

Q

P∨Q

¬P

((P∨Q)∧¬P)→Q

T

T

 

 

 

T

F

 

 

 

T

U

 

 

 

F

T

 

 

 

F

F

 

 

 

F

U

 

 

 

U

T

 

 

 

U

F

 

 

 

U

U

 

 

 

 

 

   

진리치를 반드시 참 거짓만 가정해야만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3치 진술 논리의 여러 체계는 이를 잘 보여 줍니다. 3치 진술 논리가 가능하다면,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치 진술 논리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진리치가 자연수 집합의 기수만큼이나 많은 경우의 진술 논리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실수의 1과 0 사이의 연속적인 간격에 대응하는 연속적인 진리치 간격을 가정한 진술 논리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일명 ‘퍼지 논리(fuzzy logic)’이라 불리는 논리가 그러한 진술 논리를 대표합니다. 여기서는 일련의 문제를 통해 퍼지 논리의 기본 아이디어만 살펴볼 것입니다.

 

 

[물음 15~20] 퍼지 논리에 관한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해 봅시다.

사물의 상태를 나타내는 일상어의 표현들, 실례로 ‘뜨겁다’, ‘차갑다’, ‘영리하다’ 등은 모호(vague)하다. 여기서 모호하다는 것은 그러한 표현의 지칭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딱히 구분되지 않음을 뜻한다. 커피가 뜨겁다고 할 때 그것이 얼마나 뜨거운지는 명확하지 않다. 커피의 뜨거움 정도는 항상 다른 것에 비교되어 상대적으로 뜨거운 것일 뿐이다. 또 커피가 식었을 때에도, 커피의 상태를 차갑다고 단정짓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렇듯 사건의 발생 유무를 나타내는 1과 0 혹은 참과 거짓으로만은 사물의 상태 변화 및 차이를 서술하기는 힘들다.

 

코스코(B. Kosko)와 이사카(S. Isaka)는 고전적인 2치 진술 논리가 사물의 상태 변화 및 차이와 관련된 모호한 표현들을 다룰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퍼지 논리를 개발하였다. 고전적인 2치 논리는 참 아니면 거짓으로 판단 가능한 진술들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한 진술들은 사건들을 함축한 경우가 많다. 즉, 특정 사건을 함축한 진술은 그 사건 발생 유무에 따라 참 또는 거짓이 된다. 진리치 참을 1로, 거짓을 0으로 나타내는 경우, 고전적인 2치 진술 논리에서는 그 중간치인 0.5와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고전적인 2치 진술 논리로 사물의 상태 변화 및 차이를 다루기 힘들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사물의 뜨거운 상태는 인간에게 정도의 차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정도 차이에서 기인하는 표현은 모호할 수밖에 없다. 모호한 것을 항상 명확한 것으로 대체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언어의 일상적 용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코와 이사카의 퍼지 논리에서 각 진술의 진리치는 0과 1 사이의 어떤 값으로 표현된다. P를 임의의 진술을 나타내는 변수, V를 진리치 함수라고 할 때 다음이 성립하게 된다.

 

0≤V(P)≤1

 

‘이 커피는 진하다’라는 진술을 고려하여 보자. 이 진술은 진한 정도에 따라 0(거짓)과 1(참) 사이의 진리치를 갖게 된다. 퍼지 논리에서 부정 연결사 ¬, 접속사 ‘또는’에 해당하는 이접 연결사 ∨, 접속사 ‘그리고’에 해당하는 연접 연결사 ∧는 각각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 임의의 진술 P에 대하여, V(¬P)=1-V(P). (임의의 진술을 부정한 것의 진리치는 1에서 그 진술의 진리치를 뺀 값이다.)

• 임의의 진술 P, Q에 대하여, V(P∨Q)=max(V(P), V(Q)). (두 진술을 이접 연결사로 결합시킨 것의 진리치는 두 진술의 진리치 중 최대값이 된다.)

• 임의의 진술 P, Q에 대하여, V(P∧Q)=min(V(P), V(Q)). (두 진술을 연접 연결사로 결합시킨 것의 진리치는 두 진술의 진리치 중 최소값이 된다.)

 

이렇게 규정된 연결사의 기능에 따를 때 고전적인 2치 진술 논리의 배중률 등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된다. 사건 발생 유무에 따라 참 거짓 판단 가능한 진술들에 잘 적용되는 2치 진술 논리에서 각 진술은 참 또는 거짓 중 하나의 진리치만 갖게 되는데, 이를 배중률이라고 한다. 배중률은 ‘P∨¬P’로 표현된다. 고전적인 2치 진술 논리에서 ‘P∨¬P’는 항상 참이 되지만 퍼지 논리에서는 아니다. 즉, P에 어떤 진술을 집어넣든 ‘P∨¬P’ 형의 진술은 2치 진술 논리에서는 항상 참이지만 퍼지 논리에서는 아닌 경우가 발생한다. 또 ‘P∧¬P’는 2치 진술 논리에서 항상 거짓인 모순을 함축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퍼지 논리에서는 아니다. 즉, P에 어떤 진술을 집어넣든 ‘P∧¬P’ 형의 진술은 2치 진술 논리에서는 항상 거짓이지만 퍼지 논리에서는 아닌 경우가 발생한다.

 

퍼지 논리를 공학적 장비에 적용한 최초의 시도는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F.L. 스미스 주식회사(F.L. Smith & Co.)는 시멘트를 굽는 가마에 퍼지 논리 체계를 장착했다. 8년 후 일본의 히타치(Hitachi)는 퍼지 논리를 지하철 운송 체계에 적용했다. 현재 퍼지 논리 체계는 세탁기, 에어콘, 카메라, 캠코더, 커피 머신 등 여러 가전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물음 15] 영이는 배중률이 퍼지 논리에서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음을 보이려고 합니다. 다음 절차에서 잘못된 곳은?

 

① ‘이 커피는 뜨겁다’라는 진술을 P라 할 때 P의 진리치 V(P)를 0.2라고 하자.

② 이때 V(¬P)은 0.8이 된다.

③ ‘P∨¬P’의 진리치 V(P∨¬P)는 V(P)와 V(¬P) 중 더 작은 값이다.

V(P∨¬P)는 0.8이다.

⑤ 1은 참을, 0은 거짓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 커피는 뜨겁거나 뜨겁지 않다’라는 진술은 참도 거짓도 아니다.

 

[물음 16] ‘P∧¬P’ 형의 진술이 퍼지 논리에서는 항상 거짓이 아님을 설명해 본다면?

 

[물음 17] 두 사람 사이의 논쟁은 종종 표현의 모호함이나 중의성 때문에 발생합니다. 철수와 영이의 논쟁 중 그 원인이 다른 것은?

 

① 철수: “어젯밤에 벼락과 같은 큰 소리가 났어. 분명히 집 앞에서 큰 추돌사고가 난 것 같아.”

    영이: “무슨 소리야. 나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어. 요새 몸이 허약해져 환청을 들은 것 아니니?”

철수: “평소에 존경하던 교수님이 돌아가셨어. 정말 멋있는 분이었지. 하지만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야. 천당이든 극락이든 고인은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고 확신해.”

    영이: “나는 직접 뵌 적이 없지만 그 분을 멋지다고 하는 애들이 내 주변에도 많더라. 그 분을 모르니 내가 알 수는 없지. 그러나 죽음은 생물학적 현상이야. 네가 애도한다고 바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이것은 냉혹한 현실이야.”

③ 철수: “학교에서 본드를 흡입하다가 학생들이 선생님한테 걸렸데. 게네들은 환각제의 치명적 부작용이 무섭지도 않은가봐.”

    영이: “내 참 어이가 없어서, 본드가 환각제니? 그것은 화공약품이야.

④ 철수: “오늘 뉴스를 봤더니 또 정말 끔찍한 범죄 사건이 발생했더라. 매일 끔찍한 소식만 뉴스에 나오니, 인간이 점점 그 착한 본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야.”

    영이: “범죄 사건이 증가 추세인 것은 맞아. 그런데 그렇다고 세상이 말세가 되어간다고 주장할 수는 없어. 어차피 인간 본성은 끔찍한 것이야. 세상천지 어디에 인간 본성이 착하다는 증거가 있니?”

⑤ 철수: “심성이 착한 사람은 항상 피해를 보게 되어 있는 이 세상이 싫어.”

    영이: “이 세상이 악하다는 것은 사람의 심성이 악하다는 것에 대한 증거야.”

 

[물음 18] 다음은 <복사기의 원리>에 따른 복사기의 내부 구조입니다. 영이는 글씨의 진한 정도를 조정하기 위해 퍼지 논리 체계를 복사기에 장착하려고 합니다. <보기> 중 잘못된 것을 모두 고른다면?

 

<복사기의 원리> 

복사하려는 문서를 투명한 유리판 위에 올려놓고 복사 버튼을 누르면 유리판 아래로 빛이 지나간다. 문서의 검은 글씨 부분은 빛을 흡수하고 하얀 부분은 빛을 반사하여 원통형 드럼 위에 상을 형성한다. 이 원통형 드럼의 표면은 양전하를 띠고 있다. 그런데 드럼 표면에 빛이 닿으면, 빛이 닿은 부분은 드럼 표면의 양전하가 드럼 내부의 음전하와 중화되기 때문에 전하를 띠지 않게 된다. 따라서 빛을 받지 않은 곳만 양전하 상태로 남게 된다. 이 상태의 드럼에 음전하를 띤 토너가 접근하면 양전하로 대전된 부분만 토너 가루를 끌어당겨 붙인다. 이 때 드럼 아래로 종이를 통과시키면서 그 종이에 드럼 표면의 전하보다 강한 양전하를 걸어주면, 토너 가루들은 드럼에서 떨어져 그대로 종이로 옮겨 가 글씨를 형성한다. 이렇게 종이 위에 형성된 글씨는 정전기가 있는 동안만 유지된다. 그래서 그 글씨를 고착시키기 위해 이 종이를 180℃ 이상 되는 뜨거운 롤로 압착하면 복사가 완료되는 것이다.

 

 

<보기>

(가) 빛의 강도가 글씨의 진한 정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퍼지 논리 체계는 ㉠에 장착되어야 한다.

(나) ㉠에 빛을 쏘면 ‘A’라는 글씨 부분만 빛을 흡수하는 까닭에 ㉡에는 ‘A’라는 글씨 부분만 그림자 상이 형성된다.

(다) 토너 가루의 면적당 밀도가 글씨의 진한 정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퍼지 논리 체계는 음전하로 대전된 토너 가루를 끌어당기는 힘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라) (다)에 따를 때 퍼지 논리 체계는 ㉣에 장착되어야 한다.

(마) ㉡의 ‘A’라는 글씨 부분과 ㉢의 음전하로 대전된 토너 가루 사이에는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한다.

 

① (가), (나)   ② (가), (다)   ③ (가), (라)   ④ (나), (다)   ⑤ (다), (마)

 

[물음 19] 한국 소비자 연맹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커피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소비자 연맹은 ‘진한 정도’, ‘향기의 강도’, ‘카페인 함량 정도’라는 범주를 마련했습니다. 각 범주는 C1, C2, C3로 표현됩니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업체의 커피는 ‘막마셔’, ‘들이켜’, ‘잠잘와’, ‘찡해’, ‘아좋다’였고,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범주

막마셔

들이켜

잠잘와

찡해

아좋다

C1

1

0.8

0.3

0.4

0.5

C2

0.5

0.2

0.7

0.8

0.5

C3

0.7

0.1

0.5

0.9

0.5

 

조사 결과의 수는 0과 1 사이의 선호 정도를 나타냅니다. 퍼지 논리 규칙에 따른 다음 조건이 조사에 반영되었습니다.

 

• (C1(X)∨C2(X)∨C3(X))+(C1(X)∧C2(X)∧C3(X))

• C1(X), C2(X), C3(X)는 각각 ‘커피 X는 진하다’, ‘커피 X는 향기롭다’, ‘커피 X는 카페인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를 나타낸다.

 

이때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커피는?

 

① 막마셔   ② 들이켜   ③ 잠잘와   ④ 찡해   ⑤ 아좋다

   

[물음 20] 제시문에 근거해 판단할 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다면?

 

<보기>

(가) 코스코와 이사카는 표현의 일상적 용법을 존중한다면 모호한 것을 항상 명확한 것으로 대체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 퍼지 논리에서 뜨겁다는 것의 부정은 반드시 차가운 것이 된다.

(다) 퍼지 논리에서 거짓으로 판단된 진술의 부정은 참이 된다.

(라) 퍼지 논리에서 진술을 이중 부정한 것은 그것의 긍정과 항상 동일한 진리치를 갖는다.

 

① (가)   ② (나)   ③ (나), (라)   ④ (다)   ⑤ (다),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