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비판적 사고/쓰레기 입시 논술, 면접, 수능언어

목적과 수단, 관점의 차이(논술 연습)

착한왕 이상하 2015. 2. 28. 13:14

 

 

* 성균관 대학 논술 훈련 자료 중 일부를 발체한 다음 자료를 개발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변형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만 국한해 이 물음을 고려하는 경우, 그것은 다음을 뜻한다.

 

어떤 문제의 상황에서 특정 목적을 주근거로 문제 해결에 적합한 수단을 이끌어낼 수 있을 때, 그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해준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줄 수 없다는 것은 위 규정 방식을 부정하는 것이다. 첫째는 특정 목적을 주근거로 이끌어낸 수단이 문제 해결에 적합하지 않음을 보이는 것이다. 둘째는 그런 목적보다 우선하는 또 다른 목적이나 규범 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우선하는 목적이나 규범에 반하는 수단은 그 어떤 경우에도 채택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할 때, 이것은 주로 두 번째 방식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대립하는 두 근거가 등장하는 경우, 그 중 어느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할지 불명확한 맥락이 있을 수 있다. 한 사람은 근거 A에 근거하여 수단 C, 그리고 다른 사람은 근거 B에 근거하여 수단 D를 정당화하려 한다. 이러한 상황을 평가할 때, 그 평가는 A를 목적으로 삼는 경우와 B를 목적으로 삼는 경우로 나뉘게 된다. 다음을 보자.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14 성대 논술 제시문)

 

전하, 뜻을 빼앗기면 모든 것을 빼앗길 터인데, 이 항복 문서가 과연 살자는 문서이옵니까?”

 

임금은 대답하지 않았다. 김상헌이 다시 임금을 다그쳤다. “전하, 이제 칸을 황극으로 칭하였으니 문서가 적에게 가면 전하는 칸의 신하가 되고, 신들은 칸의 말잡이가 되며, 백성들은 칸의 종이 되는 것이옵니까?”

 

임금은 대답하지 않았다. 김상헌이 다시 말했다. “적이 비록 성을 에워쌌다 하나 아직도 고을마다 백성들이 살고 있고 또 의지할 만한 성벽이 있으며, 전하의 군병들이 죽기로 성첩(城堞을 지키고 있으니 어찌 회복할 길이 없겠습니까. 전하, 명길을 멀리 내치시고 근본에 기대어 살 길을 열어 나가소서.”

 

최명길이 말했다. “상헌은 제 자신에게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옵니다. 이제 적들이 성벽을 넘어 들어오면 세상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온데, 상헌이 말하는 근본은 태평한 세월의 것이옵니다. 세상이 모두 불타고 무너진 풀밭에도 아름다운 꽃은 피어날 터인데, 그 꽃은 반드시 상헌의 넋일 것이옵니다. 상헌은 과연 백이(伯夷이오나, 신은 아직 무너지지 않은 초라한 세상에서 만고의 역적이 되고자 하옵니다. 전하의 성단(聖斷으로 신의 문서를 칸에게 보내주소서.”

 

김상헌이 두 손으로 머리를 싸쥐고 소리쳤다. “전하, 명길의 문서는 글이 아니옵고……

 

최명길이 김상헌의 말을 막았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신의 문서는 글이 아니옵고 길이옵니다. 전하께서 밟고 걸어가셔야 할 길바닥이옵니다.”

 

¹성첩(城堞): 성벽 위에 낮게 쌓아 총알과 화살을 막는 담.

²백이(伯夷): 지조를 지킨 중국의 전설적인 현인.

³성단(聖斷): 임금의 결단

 

 

1. 김상헌의 입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의 수단에 대한 근거는?

 

2. 최명길의 입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의 수단에 대한 근거는?

 

3. 명과의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목적으로 삼는 경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준다는 입장은 누구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가?

 

4. 목적을 대의명분으로 삼을 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줄 수 없다는 입장은 어떤 식으로 주장되고 있는가?

 

5. 나라의 명맥을 유지하고 다수 백성의 목숨을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경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준다는 입장은 누구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가?

 

6. 나라의 명맥을 유지하고 다수 백성의 목숨을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삼을 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줄 수 없다는 입장은 어떤 식으로 주장되고 있는가?

 

 

성균관대 2014 논술 문제 논제 2 예시 답안 1

<보기 1>을 보면, 김상헌은 명나라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근거로 들어 청과의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 반면에 최명길은 다수 백성의 목숨을 지켜 태평성대를 꾀해야 한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항복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들의 두 근거 중 무엇을 목적으로 삼는가에 따라 목적과 수단의 관계는 다르게 해석된다.

 

대의명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경우, 김상헌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의명분을 위해서라면 백성이 죽더라도 전쟁을 불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최명길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줄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명길은 대의명분이라는 목적이 백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에 우선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수 백성의 목숨을 지켜 태평성대를 꾀해야 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경우, 최명길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항복하는 것은 합당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김상헌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해 줄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상헌은 백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적이 대의명분에 우선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2014 논술 문제 논제 2 예시 답안 2

<보기 1>은 각자 추구하는 목적의 차이로 인한 갈등 양상을 보여준다. 김상헌은 명나라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근거로 들어 청과의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 대의명분을 지키는 것은 김상헌에게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목적이다. 반면에 최명길은 백성의 목숨을 지켜 태평성대를 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대의명분을 지켜야 한다는 목적으로 둘의 입장을 비교해 보면, 김상헌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최명길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명길은 백성의 목숨을 지켜 태평성대를 꾀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목적이다. 반면에 김상헌은 명나라와의 대의명분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백성의 목숨을 지켜 태평성대를 꾀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둘의 입장을 비교해 보면, 최명길의 입장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김상헌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