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비판적 사고/GCTC 청소년 교육

파리 잡이 (중3 글)

착한왕 이상하 2016. 3. 19. 00:14

* 다음은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인 손민서가 중학교 3학년때, 라우라 엘리자베스 리처즈의 과학 동화를 번역한 것 중 한 편이다. 민서가 번역한 것들에 더하여 동물의 분류 방법,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 소개, 라우라 엘리자베스 리처즈의 소개, 그리고 19세기 과학을 소재로 한 여성 작가들을 정리한 <라우라 리처즈 동물 이야기: 과학 동화를 개척한 여성들>이라는 책이 빠르면 5월 중 공저로 정식 출판될 것이다. 출판사는 그때 알게 될 것이다. 규모가 큰 출판사가 아니라서 전문 일러스트레이션과 같은 출판 과정은 거치지 않는다. 사실 그런 것 들어 가는 것 자체가 교육적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도 없다. 사용이 허용된 사진이나 그림이면 충분하다.


이 책은 '생각하는 아이를 위한 책' 시리즈의 한 편이다. 올해 많으면 두 세권을 시중에 풀 예정이다. 내년 후년에는 봐가면서 더 풀 예정이다. '생각하는 아이를 위한 책' 시리즈는 '읽으면서 아이가 생각하도록 만들게 하라'는 동기로 기획된 것이다. 내용은 쉽지만, 그렇게 생각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그냥 이야기들로만 구성된 기존의 아동 서적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과학 동화를 개척한 19세기 여성들 일부를 소개하는 것도 <라우라 리처즈 동물 이야기: 과학 동화를 개척한 여성들>가 최초가 될 것이다. 페미니즘 시대 운운하지만 페미니즘 정신을 실제로 실천하는 곳은 많지 않다. 주로 철학자들의 현실성 없는 논쟁만 난무할 뿐, 남성 위주의 역사 서술 방식을 실제로 바꾸려는 노력은 여기에서나 저기에서나 실천되고 있지 않다. 당연 몇몇 분들이 기다리는 연구서 <세속화 '저기'와 '여기': 무종교인의 관점>도 약속대로 나온다. 아래 글은 아직 고치지 않은 상태임을 밝혀 둔다.



놀라운 파리 잡이

 

나와 함께 내 정원으로 가봅시다. 뭔가 보여줄 게 있어요. 나의 정원이 어디 있냐고요? 당연히 아프리카에 있죠. 바보 같은 질문은 그만하고 나의 정원 끝으로 더 들어와 보세요. 황벽 나무의 우거진 초록색 잎사귀 아래에 있는 벤치에 앉아요. 이제 저 가지를 처다 봐요. 가지에 뭐가 있는지 말해 봐요. “잎사귀요?” 맞아요. 그것 말고요. “잎사귀 밖에 없는데요?” 뭐라고요? 나뭇가지를 자세히 보고 있는 거 맞아요? 저 잎사귀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보세요. “, 뭔가 움직이지는 않아도 살아 있네요!” 맞아요, 살아있는 게 확실하죠.


저 친구는 카멜레온 씨에요. 아주 특이한 친구죠. 그는 도마뱀의 한 종류에요. 그가 어떻게 몸 색깔을 바꾸는지 잘 보세요. 우리가 처음 봤을 때는 초록색이었는데, 지금은 검정에 가까운 색깔에 노랗고 둥근 점으로 뒤덮여 있어요. 그는 자신의 옷 색깔을 원할 때마다 바꿀 수 있답니다.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이 옷 색깔을 바꿀 수 있다니, 정말 편리하겠죠.


카멜레온 씨는 평소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아요. 커다랗고 둥근 초록색 눈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그가 자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는 두 눈을 따로 움직일 수 있어요.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학교 선생님도 그렇게 할 수 없죠. 두 눈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카멜레온 씨는 우리보다도 뛰어나죠. 한쪽 눈은 위를 보면서 반대쪽 눈은 아래를 볼 수도 있고, 한쪽 눈은 앞을 보면서 반대쪽 눈은 뒤를 볼 수 있어요. 정말이에요. 그는 자신의 두 눈을 이렇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두 눈을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지네요.


, 카멜레온 씨가 조금, 아주 조금 움직였어요. 지금은 다시 움직이지 않네요. 내 생각엔 그가 방금 가지에 앉은 커다란 파리를 본 것 같아요. “저녁 먹을 시간이네.” 그가 혼잣말을 하네요. 사실 그가 파리나 다른 곤충들을 발견하기만 하면, 그때가 밥먹는 시간이죠.


카멜레온 씨는 어떻게 저 파리를 잡을까요? 확실히 그가 지금 있는 곳은 파리를 잡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있네요. 게다가 그는 행동도 느려서 나뭇가지에 단단히 감아 놓은 꼬리를 푸는 사이에 파리는 반마일 밖으로 날아가 버릴 거예요.


어라, 방금 휙 지나간 게 뭐였죠? 카멜레온 씨의 입 밖으로 둥글고 가느다란 무언가가 휙 움직였어요. 그것은 거의 그의 몸 전체만큼 길었어요. 끝에 파리를 물고 다시 휙 지나가네요. 카멜레온 씨가 조용히 저녁 식사의 첫 번째 코스를 삼키네요.


당구 큐대처럼 길고 가느다란 저 물체는 바로 카멜레온 씨의 혀였습니다. 그 혀로 파리를 정확히 조준할 수 있어요. “정말 놀라운 혀네요!” 당연하죠. 카멜레온 씨의 혀는 총이자, 낚싯대이자, 칼이자, 포크이자, 숟가락입니다. 그는 한 자리에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을 수도 있어요. 혀를 움직이는 것 빼고는 꼼짝 않고 있을 거예요. 파리나 다른 곤충이 그의 혀가 닿는 거리 안에 들어오면, 혀를 휙 움직일 것입니다. 불쌍한 곤충은 놀랄 틈도 없이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죠. 물론 벌레가 사람처럼 놀라는 것이 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그렇다는 것이죠. 벌레가 사람처럼 놀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보세요! 좀 더 빨리 봤어야죠. 여러분이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 잠자리 한 마리가 왔었어요. 그리고 그걸 본 카멜레온 씨가 잠자리를 잡아먹었어요. 방금 그의 마지막 날개가 카멜레온 씨의 벌어진 입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요. 그가 다시 몸 색깔을 바꾸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 노란 점은 옅어 지고, 검은색은 밝아지고 있어요. 이제 그는 온몸이 밝은 갈색이네요. 낙엽 색깔과 똑같네요. , 또 한 마리의 파리가 최후를 맞았네요.


이제 이 욕심쟁이 친구 카멜레온 씨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되었나요? 그렇다면 뛰어서 저 가지를 흔들어 보세요. 그는 잽싸게 사각거리면서 사라졌네요. 이제 여러분은 그가 필요할 때는 재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oshii-jen.deviant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