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비판적 사고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 집합론적 해석

착한왕 이상하 2016. 11. 24. 19:57

   2.6. 내연과 외연의 비대칭성

2.6.1. 외연        생

2.6.2. 내연 1     생략

2.6.3. 내연 2      생략

2.6.4. 추상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수들     생략

2.6.5 비대칭성
  

엄격한 분류에 따른 경우, ‘개’의 외연과 ‘포유류’의 외연을 비교해 봅시다. 후자의 외연이 전자의 외연보다 큼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개들은 포유류이기도 하니까요. 이를 논리적 집합들의 관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 {x|개(x)}⊊{x|포유류(x)}

 

그런데 ‘개’의 내연은 ‘포유류’의 내연보다 큽니다. 모든 개들은 포유류의 공통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의 내연이 ‘포유류’의 내연보다 크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개를 정의하거나 설명하려 할 때 포유류의 공통 특징을 거론해야 합니다. 개의 정의는 ‘개는 젖먹이동물로서 ...’처럼 표현됩니다. 반면에 포유류를 정의하거나 설명하려 할 때 개의 공통 특징을 거론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례로 개의 공통 특징인 ‘더우면 혀를 내밀고 침을 흘리는 것’과 같은 것은 포유류를 정의하거나 설명하려 할 때 불필요합니다. 포유류에 속하는 모든 동물이 그런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일반화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E1, E2, E3, ..., En을 특정 외연들을 나타내는 집합들이라고 하자. ‘E1⊊E2⊊E3⊊ ... ⊊En’ 이 성립하는 경우, ‘In⊊ ... ⊊I3⊊I2⊊I1’이 성립한다. 여기서 Ii는 Ei에 대응된 내연을 나타내는 집합이다.

 

위의 일반화를 보면, 외연들이 커질수록 내연들은 줄어듭니다. 역으로 내연들이 커질수록 외연들은 줄어듭니다. 이를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이라고 합니다. 고양이에서 포유류를 거쳐 동물로 이어지는 외연들은 커집니다. 역으로 고양이에서 포유류를 거쳐 동물로 이어지는 내연들은 줄어듭니다. 다시 말해, 동물에서 포유류를 거쳐 고양이로 이어지는 내연들은 커집니다. 내연이 클수록 정의 및 설명에 동원되는 정보의 양이 많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내연을 갖는 것은 구체적입니다. 실례로 ‘고양이’의 내연은 ‘포유류’나 ‘동물’의 내연보다 큽니다. 고양이를 정의하거나 설명할 때, 포유류나 동물의 공통 특징들 외에도 고양이들의 공통 특징들이 필요합니다. 이는 고양이에 대한 정보량이 상대적으로 더 많음을 보여 주며, 고양이에 대한 지식은 포유류나 동물에 대한 지식보다 구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왈도는 특정 고양이로서 개체입니다. 왈도는 ‘고양이’의 외연에 원소로 속합니다. ‘왈도’의 내연은 고양이의 내연보다 큽니다. 왈도는 고양이의 공통 특징들뿐만 아니라 다른 고양이와 구분되는 특징들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왈도, 고양이, 포유류, 동물에 대한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의 관계를 집합으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왈도∈E고양이⊊E포유류⊊E동물, I동물⊊I포유류⊊I고양이⊊왈도

 

엄격한 분류 방식에 따를 때, ‘개’의 외연과 ‘고양이’의 외연은 서로 겹칠 수 없습니다. 즉, ‘E개∩E고양이={x|개(x)}∩{x|고양이(x)}=∅’이 성립합니다. ‘개’의 외연과 ‘고양이’의 외연 모두 ‘포유류’ 외연의 진부분 집합이 되며, ‘포유류’의 외연은 ‘동물’ 외연의 진부분 집합이 됩니다. 순이는 특정 개로서 ‘개’의 외연에 원소로 속하는 개체입니다.

 

• E개∩E고양이={x|개(x)}∩{x|고양이(x)}=∅, 순이∈E개⊊E포유류⊊E동물, 왈도∈E고양이⊊E포유류⊊E동물

 

위 관계를 원들로 나타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 살펴보았듯이, ‘개’ 내연과 ‘고양이’ 내연의 교집합은 공집합이 아닙니다. 즉 ‘I개∩I고양이≠∅’이 성립합니다. 개와 고양이 모두에게서 발견되는 공통 특징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연은 특정 개체들의 모임인 반면, 내연은 그러한 개체들의 정의 및 설명에 사용되는 개체들의 특징들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하겠죠. ‘I개∩I고양이≠∅’에서 I고양이에 속하지 않는 특징들은 개를 명확히 정의할 때 필요합니다. 역시 ‘I개∩I고양이≠∅’에서 I개에 속하지 않는 특징들은 고양이를 명확히 정의할 때 필요합니다. I개와 I고양이는 각각 ‘순이’의 내연 I순이와 ‘왈도’의 내연 I왈도에 진부분 집합으로 포함됩니다. 순이는 개의 공통 특징들뿐만 아니라, 다른 개들과 구분되는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왈도 역시 고양이의 공통 특징들뿐만 아니라, 다른 고양이들과 구분되는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순이와 왈도를 정의하거나 설명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량이 필요함을 보여 줍니다. 순이와 왈도 모두 포유류의 공통 특징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I순이∩I왈도≠∅’가 성립하겠죠. ‘순이’, ‘왈도’ ‘개’, ‘고양이’, ‘포유류’, ‘동물’의 내연들이 보여 주는 관계를 집합으로 나타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I순이∩I왈도≠∅, I개∩I고양이≠∅, I동물⊊I포유류⊊I개⊊I순이, I동물⊊I포유류⊊I고양이⊊I왈도

 

위 관계를 원들로 나타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은 원보다는 다음과 같은 가지치기 표상법을 사용할 때 더욱 잘 드러납니다.

 

 


   위 그림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증가한다고 할 때, 왼쪽은 외연들의 증가 관계를 나타냅니다. 오른쪽은 내연들의 증가 관계를 나타냅니다. 외연들이 증가하면 할수록, 그것들에 대응되는 내연들은 감소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의 왼쪽에서 개와 고양이 하부에 위치한 점들은 순이, 왈도 등의 개체들을 나타냅니다. 오른쪽에서 개와 고양이 상부에 위치한 점들은 ‘순이’, ‘왈도’ 등의 내연들을 나타냅니다. 위의 그림처럼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이 성립하는 경우는 ‘엄격한 분류’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엄격한 분류에 따른 이야기를 만들 때 지켜야 할 두 가지 기준을 각각 1.5와 1.6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그 기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i) ‘개’, ‘고양이’ 등 서로 다른 두 범주 개념 F와 G의 외연들이 서로 겹치는 경우는 없다. F가 G의 부분으로 혹은 G가 F의 부분으로 포함되는 경우는 있어도, F와 G가 부분적으로 중첩되는 경우는 없다.

 

(ii) 개체로 분류되는 것의 내연을 부분으로 포함하는 내연 공간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외연과 내연을 집합으로 나타낼 때, 지금까지의 논의는 (i)과 (ii)의 기준을 따른 것입니다. (i)은 ‘E개∩E고양이={x|개(x)}∩{x|고양이(x)}=∅’ 등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왈도’의 내연 I왈도를 진부분 집합으로 포함하는 또 다른 내연 Ix가 있다고 가정하면, ‘X’의 외연 EX는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에 의해 왈도의 진부분 집합이 되어야 합니다. 이 결론은 왈도가 개체라는 사실에 반합니다. 따라서 I왈도를 진부분 집합으로 포함하는 또 다른 내연을 가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점은 (ii)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을 다룰 때, 아주 특수한 경우가 있습니다. 엄격한 분류 방식의 규칙을 따르더라도, 외연들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채 내연들의 크기만 변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 두 경우를 살펴봅시다.

 

• 유니콘→가상의 동물→가상의 생명체

• 가상의 생명체→신화 속의 동물→스핑크스

 

첫 번째를 살펴보면, 유니콘에서 가상의 동물로, 가상의 동물에서 가상의 생명체로 갈수록 내연은 줄어듭니다. ‘유니콘→가상의 동물→가상의 생명체’에서 유니콘은 가장 구체적 대상들이기 때문에, 그것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정보량은 가상의 동물과 가상의 생명체보다 많습니다. 즉, 유니콘에게서 가상의 동물과 가상의 생명체보다 더 많은 공통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내연이 ‘생명체’의 내연보다 크니, ‘가상의 동물’의 내연도 ‘가성의 생명체’의 내연보다 크다고 추측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외연과 내연의 비대칭성에 따르면, ‘유니콘→가상의 동물→가상의 생명체’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외연은 커져야 합니다. 그런데 유니콘, 가상의 동물, 가상의 생명체 모두 실재하는 것이 아닌 까닭에, ‘유니콘’의 외연 {x|유니콘(x)}, ‘가상의 동물’의 외연 {x|가상동물(x)}, ‘가상의 생명체’의 외연 {x|가상생명체(x)} 모두 공집합 ∅ 혹은 { }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니콘→가상의 동물→가상의 생명체’의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내연은 커지지만 외연은 공집합으로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두 번째를 살펴보면, ‘가상의 생명체→신화 속의 동물→스핑크스’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내연은 커집니다. 반면에 외연은 줄어들지 않고 공집합으로 유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상의 생명체, 신화 속의 동물, 스핑크스 모두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화 속의 스핑크스가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 ‘가상의 생명체→신화 속의 동물→스핑크스’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외연은 줄어들겠죠. 첫 번째의 경우에서도 유니콘이라는 가상의 동물이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 ‘유니콘→가상의 동물→가상의 생명체’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내연이 줄어드는 만큼 외연은 커지겠죠. 이렇게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을 ‘존재 도입’이라고 합니다.

 

모든 소설은 존재 도입을 사용해 구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 소설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현실 세계에는 없어도 현실 세계의 것들을 모방한 것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주인공 엘리스는 현실세계에 있을 법한 소녀입니다. 반면에 말하는 토끼, 걸어 다니는 카드 등은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한 것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상상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현실 세계의 대상들을 적절히 합성한 것들이니까요. ‘둥글면서 동시에 사각형인 물체’처럼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수학에서도 존재 도입을 할 수 있습니다. ‘x는 말하는 토끼다’라는 술어는 ‘x는 언어를 사용하며, x는 토끼다’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x는 언어를 사용한다’라는 술어를 ‘언어사용(x)’로, ‘x는 토끼다’라는 술어를 ‘토끼(x)’라고 할 때, ‘말하는 토끼’의 외연은 ‘{x|언어사용(x) 그리고 토끼(x)}’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걸어 다니는 카드’의 외연은 ‘{x|걸어다님(x) 그리고 카드(x)}’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 국한해 생각한다면, ‘{x|언어사용(x) 그리고 토끼(x)}=∅’과 ‘{x|걸어다님(x) 그리고 카드(x)}=∅’이 성립합니다. 말하는 토끼와 걸어 다니는 카드는 현실 세계에 없으니까요. 기괴한 그런 토끼와 카드의 존재를 도입하려 하는 경우, {x|언어사용(x) 그리고 토끼(x)}와 {x|걸어다님(x) 그리고 카드(x)}는 공집합이 아니라고 가정하면 됩니다.

 

•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1.5에서 간략히 살펴보기는 했지만, 그것의 정확한 규정 방식은 무엇인가? 둥글면서 동시에 사각형인 대상의 존재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반면, 말하는 토끼나 걸어다니는 카드의 존재는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수학에서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에 대한 존재 도입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 물음들은 집합론 및 가능 세계 의미론을 다루는 곳에서 답해질 것입니다.


   2.7. 원과 기호 ‘{ }’의 차이

2.7.1. 명확성       생략

2.7..2. 고정성       올릴 예정

2.7.3. 효율성       생략

2.7.4. 확장성       생략

2.7.5. 실재와의 근접성        생략

2.8. 집합과 모임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