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잡세상 잡글

내일 수능?

착한왕 이상하 2017. 11. 15. 20:59



아마 오늘 안도의 한숨을 쉰 교육부 관계자들이 있을 듯... 그들의 속마음을 가감 없이 표현해 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아 시발 다행이다. 내일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겠어? 출제도 다시해야 하고 좇될 번 했다. 다행 ...."


교육부는 내일 수능 시험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여진이 일어날 때 대비 블라블라 ...

그런데 오늘 발생한 포항 5.4 지진이 본진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가? 확률적으론 그렇지만, 본진이 아니라 더 큰 지진의 전조 현상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 이틀 지나 본진 확인 끝난 후 수능일을 정하는 게 원칙이다. 만에 하나 내일 본진이 발생하게 되면, 모든 게 꼬이게 되어 뒷수습하기 힘들어진다.


아무리 "입시 정책=교육 정책" 공식이 판치는 개한민국이지만, 지킬 것은 지키자. 오늘 지진이 본진일 가능성이 큰다. 이러한 추측은 맞을 가망성이 높지만, 현대 과학으로도 본진 여부 확인은 사후에야 가능하다. 5도 이상 지진 발생 후 하루 지나 더 큰 본진이 발생하는 경우를 지금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이 점을 감안 한다면, 내일 수능은 시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하루 이틀 지나서 오늘 발생한 지진이 본진이라는 것을 확인 후, 향후 일정을 발표해도 된다. 그럼에도 내일 수능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교육부 자체에 지진 대비 플랜 B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과연 내일 수능이 정상적으로 진행될까? "입시 정책=교육 정책" 공식이 판치는 개한민국의 학부모들, 학생들은 다른 경우보다 입시와 관련해서는 거품을 물고 대든다는 것을 교육부는 모르는가? 포항, 경주, 부산 지역 학부모나 학생들은 내일 수능 시행안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내일 수능을 강행하면 일은 터지게 되어 있다. 무식한 상곤씨!


그리고 5지 선다형 객관식 문제의 경우, 선택지들이 주어지는 순서도 성적에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 내일 수능을 정말 강행하게 된다면, 포항 지역 수험생들 평균 성적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어떻게 나올지 상당히 궁금하다. 교육부는 현 정권이든 과거 정권이든 개무식꾼들 온상지라 상황적 판단도 둔감한데, 과연 내일 수능 시험이 정상적으로 진행될까? 되더라도 이후 여파가 없을까? 어쩌면 온갖 (당연한) 반대로 밤 12시 경 상곤씨 긴급발표가 있을 듯 ...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