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한 고찰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크게 세 가지 사고방식으로 나뉜다. ‘시간 속의 변화’, ‘변화 속의 시간’, ‘의식 속의 시간’이다. ‘시간 속의 변화’를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 따르면, 시간은 변화 이전에 전제된 것이다. 시간을 인간 의식 및 변화와 독립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그러한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공간과 무관한 영원성을 지닌 것으로, 아니면 공간과 분리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시간이 공간과 무관한 것이라면, 시간은 ‘우주가 존재하는 한’에서 ‘있는 것’이다. ‘우주가 존재하는 한’이라는 것은 다시 유한과 무한으로 나뉜다. ‘변화 속의 시간’을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항상 변화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동시에 변화가 발생하는 장소에 의존적이다. 이 때문에, 장소들을 포함한 것으로 가정된 공간의 존재론적 위상은 약화된다. 대신에 지속성, 동시성, 시간의 방향성 유무 및 그 설명 방식 등이 중요한 논쟁거리로 떠오른다. 실례로 시간이 지속성, 동시성과 관련된 변화의 속성인지 아니면 비가역적 방향성의 원인이 변화 자체에 내재하는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을 들 수 있다. ‘의식 속의 시간’을 보여 주는 세계 이해 방식들에서 시간은 의식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것 또는 의식을 통해 알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의식의 흐름에서 기인한 것이거나, 경험의 선험적 조건이거나, 사고 활동에서 기인한 개념적 구성물이다. 시간을 개념적 구성물에 불과한 것으로 규정하는 경우, 시간은 환영이라는 결론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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