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스 2

철학자들의 행복: 홉스 4. 인간과 동물의 관계

H1에는 인간과 동물을 엄격히 이분하는 홉스의 관점이 깔려 있으며, 그 구분 기준은 합리적 판단 능력이다. 홉스에게 동물은 합리적 판단 능력을 결여한 존재이기 때문에,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종류의 차이에 해당한다. 홉스의 철학을 ‘이 세상의 실체는 오로지 물질뿐이라는 유물론’으로 규정할 때 주의할 것이 있다. 19세기 유행한 유물론이나 현대적 물리주의와 달리, 홉스의 유물론은 신 존재를 전제한 것이다. 홉스의 유물론은 종교적 갈등을 극복하려고 고안된 ‘새로운 신학’의 이론적 토대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홉스의 사고방식에서 인간과 동물 사이의 진화적 연결 가능성과 같은 것을 찾아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 사고방식에는 인간을 신의 피조물로 간주하는 기독교적 신념이 전제되어 있다. 홉스..

신문맹 시대의 이벤트: 도킨스 대담 (+ 월리스의 <말레이제도>)

나는 무신론자다. 그런데 무신론자에 앞서 무종교인이다. 서양의 세속화 과정을 무신론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논리적으로 유류다. 이에 대한 종합적 이유는 <세속화 '저기'와 '여기': 무종교인의 관점> 590-594쪽을 참조하라. 여기에서 그 이유를 논하기는 귀찮다. 급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