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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상태

착한왕 이상하 2010. 3. 7. 14:45

방심상태

- 개인의 특징 또는 천재의 상징 -

 

 

* 다음 심리상담사의 주장을 비판해 보자.

 

 

심리상담사: 행동방식에 대한 획일적 평가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에서 제아무리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동방식일지라도, 그것만이 갖는 특별함이 있다. 방심상태(absentmindedness)의 행동방식은 어느 사회에서나 부정적으로 평가된다.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동방식에는 일종의 ‘권고사항’이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그러한 권고사항은 특정 행동방식을 하지 않도록 개인의 삶을 유도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방심상태의 행동방식에 따라다니는 권고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라.

•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는 법이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 주 중 계획을 만들고, 그 계획대로 실천하라.

• 다른 사람의 행동에 주목하는 가운데 두뇌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독서클럽 등에 참가하라.

• 주변 환경을 자주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자.

 

이러한 권고사항은 방심상태의 행동방식이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방심상태의 행동방식은 ‘천재성’이라는 특별한 상징성도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실례로 아인슈타인 부부의 이웃이었던 제임스 블랙우드(J. Blackwood)의 회고를 들어보자.

 

“저의 어머니가 엘자 아인슈타인(Elsa Einstein)과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갑자기 방에서 나왔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저의 어머니와 엘자가 거실에 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윗도리를 걸치지 않은 채 반쯤 내려온 바지를 질질 끌고 볼일을 본 후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블랙우드의 어머니는 반나체로 돌아다닌 아인슈타인이 마치 비몽사몽 상태에 빠진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양말을 신지 않거나 짝짝으로 신고 학회에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 물론 눈에 띄는 부분은 말끔했는데, 그는 외출 때에는 외모에 꾀나 신경을 썼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을 둘러싼 일화를 살펴보면, 그는 종종 방심상태에 빠졌다. 방심상태의 행동방식이 사회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받을지라도,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방심상태의 행동방식은 천재만이 갖는 특별함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