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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문제 만들어 보기: 밤하늘

착한왕 이상하 2010. 9. 12. 04:03

* 다음 눈제 만들어 보기 훈련을 저자 착한왕(이상하)의 허락 없이 변형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문제 만들어 보기 1

- 밤하늘 -

 

 

수능을 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출 문제를 반복해 풀어 보는 것이다.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근거를 결여한 각종 독해법, 기법들을 현혹되지 말고, 직접 문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수능 준비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직접 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직접 문제도 만들지 못하면서 경쟁자들을 비판하는 자가 있다면, 그의 강의는 그만 듣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한 비판은 근거를 가진, 즉 정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상업적 전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무조건 문제를 만들어 본다고 문제 해결 능력이 높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사람의 경우, 특정 요구 사항에 따라 문제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기출 문제들을 살펴보면, 다행히도 수정을 요구하거나 정교하지 못한 문제들이 많다. 그러한 문제들을 주어진 조건에 따라 수정하거나 정교한 형태로 변형시켜 보는 것은 문제 해결자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음 기출 문제의 제시문과 관련된 표상 해석 문제를 보면, 약간은 어이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왜 그런지 알기 보기 위해 해당 문제를 먼저 살펴보자.

 

 

- 2004학년도 3월 서울시 교육청

(가) 1중국의 주흥사(周興嗣)가 왕의 명에 따라 하룻밤 동안 천 글자로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천자문(千字文)?은 하늘 천(天), 땅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네 글자로 시작된다. 2여기서 저자는 대낮의 하늘이 푸르다는 사실보다 밤하늘이 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듯하다. 3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4여기에는 무언가 우주의 깊은 신비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나) 5밤하늘이 왜 어두운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우주의 나이와 별의 평균 수명을 따져 봐야 한다. 6우주 도처에서 별들이 빛을 내기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 t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자. 7그리고 별의 평균 수명을 T라고 표시해 보자. 8그렇다면 빛의 속도 c에 우주의 나이 t를 곱한 값 ct는 우주 탄생 이후 빛이 움직인 거리가 된다. 9만약 t<T라면, 즉 아직까지 죽은 별이 하나도 없다면 ct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별들에서 나온 빛은 모두 관측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 10그러나 ct보다 먼 곳에서 출발한 빛은 이 관측자에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셈이다. 11그러므로 반지름이 ct인 구(球) 내부에 있는 별들만이 밤하늘에 보이는 것이다.

 

(다) 12만약 t>T, 즉 우주의 나이가 별의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라면 관측자로부터 거리 cT인 구 내부에 있는 별들은 대부분 더 이상 빛을 낼 수 없는 암체(暗體)로 변해 버렸을 것이다. 13그러므로 지금 관측자에게 도달한 빛을 발하고 있는 별은 cT와 ct 사이에 있는 제한된 공간의 별일 따름이다. 14그리고 cT와 ct 사이에서 출발한 빛이 우리에게 도착한 순간에 이 지역에도 죽은 별이 생길 수도 있다. 15따라서, 우주의 나이가 별의 평균 수명보다 길든 짧든, 유한한 부피 내부에 있는 별들만이 우리의 하늘을 밝혀 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6그러므로 밤하늘의 밝기 역시 유한하게 될 것이고, 왜 밤하늘이 어두운지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라) 17한편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성간 물질도 밤하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 18우리는 안개 낀 날에 가로등을 보면 가로등 빛이 뿌옇게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19또한, 어두운 밤길에 전등을 비추면 전등에서 나온 빛이 진행하는 경로가 보인다. 20이러한 현상들은 광원에서 나온 빛이 진행하다가 안개 입자나 공기 중의 먼지에 의해 산란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21우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 22별과 별 사이에는 수소 기체나 먼지들이 있다. 23이러한 성간 물질들에 의해 먼 별에서 출발한 빛은 지구로 오는 도중 산란되어 점차 그 빛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24이처럼 멀리서 오는 별빛은 지구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희미해지기 때문에 밤하늘은 어둡게 보이는 것이다.

 

(마) 25만약 무수히 많은 별들이 사라지지 않은 채 우주에 끝없이 흩어져 있고 별과 별 사이가 텅 빈 공간이라면 밤하늘도 이처럼 어둡지는 않을 것이다. 26그러나 별들은 지금도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으며 우주의 공간에는 여러 물질들이 존재하고 있기에 밤하늘은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27이렇게 본다면 ‘天玄’이라는 두 글자 속에는 우주의 근본 원리에 대한 과학철학적 통찰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28시인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들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이, 과학자들도 밤하늘의 어둠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를 찾는다. 29당연한 듯 보이는 사실에서 의미심장한 자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이 과학자의 권리요 즐거움이다.

 

1. 다음은 (다)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는 빛의 속도에 우주의 나이를 곱한 값이다.

② ⓑ는 우주 탄생 이후 별빛이 움직인 거리이다.

③ ⓒ는 빛의 속도에 별의 평균 수명을 곱한 값이다.

④ ⓓ 부분에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은 아직 관측자에게 도달하지 않았다.

⑤ ⓔ 부분에 있는 별은 이미 죽은 것이다.

 

 

우선 문제의 표상이 (다)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 외에는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물론 그 표상을 세심히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시각 추리나 표상 읽기 능력을 테스트한다는 원래의 목적과는 무관한 문제이다. 왜 그럴까?

 

표상이 등장하면, 그것을 해석하기 위한 단서를 찾아야 한다. 문제 1의 경우, ‘ⓑct’와 ‘빛나는 별이 있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이때 ct의 정의와 관련된 ②를 보면, 올바른 정의임을 알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제시문의 부분은 각자 찾아보자.) 따라서 문제 1은 표상 추리 및 해독과는 무관하게 정답이 ②임을 알 수 있다.

 

제시문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아직 엄밀 과학에서 다룰 영역으로 우주론을 여기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제시문은 그 내용의 측면에서 논리적 정합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런지는 각자 따져 보자. 그냥 제시문의 (나)와 (다)를 받아들이자. 이때 시각 추리 문제다운 문제를 만들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표상이 필요하다.

 

 

 

   

[예제 1] 위 왼쪽 표상과 오른쪽 표상은 각각 제시문의 (나)와 (다) 중 무엇을 나타내는가?

 

 

 

[예제 1] 위 두 표상 중 하나 혹은 둘 모두를 사용하여, 원래의 문제 1을 개선시켜 본다면? (<보기>를 사용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