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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통해 개념 익히기: 실체

착한왕 이상하 2011. 7. 3. 22:16

* 다음 중문 추론 훈련 자료를 저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변형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추학: 031-422-1977)

 

 

* 실체(Substance)

 

‘실체’는 일상생활에서 ‘헛것’이 아닌 ‘실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철학에서 ‘실체’는 ‘근본적인 존재’ 혹은 ‘궁극적인 존재’를 뜻한다. ‘실체’의 의미는 애매모호하다. ‘근본적인 존재’에 대한 해석 방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에서 실체의 문제는 존재에 대한 경험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해석 방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과라는 대상을 경험할 때 사과의 형태, 색, 맛 등은 서로 분리되어 경험되지 않는다. 또한 한 장면을 본 것과 다른 장면을 본 것 사이에는 추론적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한 관계는 본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 성립하기 때문이다. 지각 경험을 단순한 인과적 관계로, 혹은 감각 기관을 통한 수동적 과정으로만 설명하려는 근대적 관점은 옳지 않지만, 지각 경험을 마치 사고의 일종으로 취급하는 관점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냐하면 대상과 속성의 비분리성, 그리고 장면과 장면 사이의 비추론적 관계는 지각 경험과 사고 과정을 구분해주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지각 경험과 사고가 분리되어 기능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러한 구분에 대한 반박 논거가 될 수 없다.

 

실체라는 개념을 분석할 때, ‘사과에 대한 경험’보다는 ‘이 사과는 빨갛다’라는 판단에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한다. 이때 실체에 관한 논쟁은 그러한 판단의 논리적 주어를 차지하는 것들, 술어를 차지하는 것들, 그리고 이 둘의 관계에 관한 논쟁으로 좁혀진다. 서양 철학의 경우, 대부분 서양 언어의 뿌리가 되는 인도유럽어족의 특징으로 인해 논리적 주어를 차지하는 것을 ‘개체(individual)’, 그리고 술어를 차지하는 것을 ‘속성(property)’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 사과는 둥글고 빨갛다’라는 판단은 시공간적 크기를 갖는 개별적인 대상인 특정 사과와 ‘빨강’이라는 속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진다. 개별적인 대상과 무관하게 속성이 존재할 수 있는지, 아니면 속성은 그저 개념에 불과한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논외로 하자. 즉, 논의를 단순화하기 위해 실체에 관한 논쟁을 ‘개체’에 해당하는 대상들로 국한시키자. 개체로 분류되는 것들은 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때, 그것들은 모임이나 집합 혹은 특정 관계들에 근거한 구조보다 우선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모임이나 집합 혹은 특정 관계들에 근거한 구조는 개체들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질 때, 개체들은 실체로 규정된다.

 

개체로 분류 가능한 것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것들은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는 경우, 개체를 정적인 관점에서 규정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를 갖는다. 변화를 고려한 역동적 관점에서 실체를 규정할 때, 실체는 변화 속에서 그 동일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거나, 혹은 영원히 유지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이러한 규정 방식은 칸트에게서 엿볼 수 있다. 변화 속에서 그 동일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은 개체 혹은 개별적 대상과 같은 것으로, 그리고 변화 속에서 불변하는 것은 ‘물질’, ‘시공간’과 같은 것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물질은 물리적 현상을 가능하도록 하는 토대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역동적 관점에서 실체를 접근하는 경우, 물질이라는 실체에서 물리적 현상들이 생성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 라이프니츠와 같은 철학자는 생성적 관점에서 변화와 관련된 ‘능동적 힘(active force)’과 형태 유지와 관련된 ‘수동적 힘(passive force)’을 좀 더 본질적 존재, 즉 실체로 가정했다.

   

[예제 1] 다음 중 위 글에 근거한 판단으로 적절한 것에 대해서는 ‘O’를, 그리고 적절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X’를 표기하라.

 

(1) 실체라는 개념 없이는 외부 대상을 경험할 수 없다. (  )

(2) 내가 보는 모니터는 형태와 색을 분리하여 경험한 것을 뇌 속에서 합성한 것이다. (  )

(3) 실체라는 개념을 분석할 때, 주어와 술어로 구성된 외부 대상에 대한 판단에 주목해야 한다. (  )

(4) 서양 철학의 실체 개념에 대한 분석은 실제로는 위 글의 내용보다 복잡할 것이다. (  )

(5)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이 쓴 책이다’라는 진술의 논리적 주어는 ‘비트겐슈타인’이다. (  )

(6) 서양 철학에서 실체는 진술의 논리적 주어가 되는 개체들로만 여겨졌다. (  )

 

[예제 2] 위 글의 논지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서양 철학의 실체 개념은 오로지 세 가지 관점에서만 분석 가능하다.

② 서양 철학의 중요 개념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해석 가능하다.

③ 실체 개념은 존재에 대한 해석 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④ 실체 개념은 존재에 대한 경험에서 직접 얻어지지 않는다.

⑤ 실체라는 개념은 주어와 술어로 구성된 판단을 분석함으로써 얻어진다.

 

[예제 3] 위 글의 논지가 성립하기 위해 보충될 필요가 있는 것은?

 

① 지각 경험과 사고 과정 사이의 차이

② 인도 유럽 어족의 특징

③ 실체 개념의 애매모호함에 대한 사례

④ 여러 실체 개념 중 무엇이 올바른지에 대한 설명

⑤ 정적인 관점에서 실체 개념을 옹호한 인물

   

[예제 4] <보기>에 대한 평가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인도유럽어족을 살펴보면, ‘논리적 주어’에는 개별 대상을 나타내는 표현이 들어간다. ‘술어’ S는 ‘be+F’로 구성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때 ‘be’ 동사는 논리적 주어 S와 술어의 F를 결합하는 기능을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 논리적 주어 S가 특정 개체를 나타낸다면, F는 어떤 속성과 관련된 것으로 간주된다. ‘This apple is red’라는 진술을 이에 따라 분석해 보면, 주어는 특정 개체인 사과를, 그리고 ‘is red’는 ‘being red’, 죽 우리말의 ‘빨강 그 자체’라는 속성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개체와 속성의 구분과 관계를 논하는 것은 서양 철학사에서 중요한 주제였다. 어떤 철학자는 속성이 개체와 무관하게 존재한다고 주장했던 반면, 다른 철학자는 속성이 그저 개념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또 술어는 그저 주어의 개체를 설명하기 위한 표현에 불과하다고 본 철학자도 있다. 이때 술어에 해당하는 속성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게 된다.

 

① 속성을 개념의 일종으로 본 철학자는 속성을 그저 언어적 구성물에 불과한 것으로 본다.

② 속성을 그저 언어적 구성물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철학자는 실체에 대한 논쟁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③ 속성을 경험과 무관하게 독립적인 존재로 보는 철학자는 없다.

④ 속성을 독립적인 존재로 파악한 철학자는 실체에 대해 논할 때 개체와 속성 중 무엇이 더 우선적인지를 따져야 한다.

⑤ 속성을 개념의 일종으로 본 철학자는 정적인 관점에서 개체를 실체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예제 5] 위 글이 뒷받침하는 것으로 적절한 것을 써 본다면?

 

 

   

[예제 6] 위 글에 근거한 판단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정적인 관점에서 실체를 파악하는 사람은 물질의 존재를 부정한다.

② 개체뿐만 아니라 물질까지도 실체로 여긴 사람은 동적인 관점에서 실체를 파악하고 있다.

③ 생성적 관점에서 실체를 파악하는 사람은 물질을 기반으로 물체가 형성되고 물리적 현상이 나타나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다.

④ 변화 속에 불변하는 것으로 가정되는 것은 개체보다 더욱 본질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⑤ 생성적 관점에서 실체를 파악한 라이프니츠는 물질의 변화와 형태 유지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