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은 논문 읽고 리뷰를 써보기 전 단계로 '화제 제시->근거들->결론' 구성 방식의 압축적인 글 쓰기 연습 과정 일부를 마친 중 1의 글이다.
피타고라스는 무리수를 발견했을까?
조담빈(신기중학교 1학년)
피타고라스 정리는 직각 삼각형에서 대변의 제곱이 다른 두 변의 제곱 합과 동일한 경우를 만족하는 수가 있다는 정리이다. 피타고라스 정리는 대수적 무리수와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방정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수적 무리수는 대수 방정식의 해가 되는 무리수를 일컫는다. 피타고라스 방정식을 풀다보면, 자연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가 해로 나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피타고라스는 세계 최초로 무리수를 발견한 사람이라고 회자되어 왔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를 알려면, 그리스 수학의 특징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리스 수학에는 0과 음의 정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 가능한 양의 유리수만 존재한다. 따라서 그리스인인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또한 그리스인들이 자연을 바라본 방식을 알아야 한다. 그리스인들은 자연 현상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좀 더 궁극적인 것을 가정하기를 좋아했다. 실례로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를, 엠페도클레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물, 불, 흙, 공기라는 4원소를,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을 그러한 궁극적인 것으로 가정했다. 피타고라스는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려고 했다. 따라서 모든 자연 현상 속에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가 숨겨져 있다고 믿었던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했을 리는 만무하다. 왜냐하면 무리수는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 불가능한 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피타고라스 정리와 관련해 그가 알았던 것은 무엇일까? 그가 알았던 것은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할 수 없는 길이가 있다는 것이다.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할 수 없는 길이를 발견한 사람도 피타고라스가 아니었다. 그 사람은 피타고라스학파의 일원이었던 히파수스였다.
히파수스가 속해있던 피타고라스학파는 수학 및 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집단이었다. 피타고라스학파의 일원들은 자연 현상 속에 자연수의 비례가 숨겨져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피타고라스의 사상을 전파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피타고라스학파는 학문공동체의 성격뿐만 아니라 종교 집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히파수스는 피타고라스의 제자였지만, 헤라클레이토스의 설도 받아들였다. 아마도 히파수스는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만으로 모든 자연 현상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 불가능한 거리가 있다’는 히파수스의 발견은 피타고라스의 신념에 반하는 것이다. 그 신념에 따르면 모든 자연현상은 자연수와 그 비로 설명 가능해야 한다. ‘자연수와 자연수의 비로 표현 불가능한 거리가 있다’는 발견으로 인해, 히파수스는 피타고라스학파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전설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히파수스의 비극이 정말 역사적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히파수스의 비극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했다는 주장에는 역사적 근거가 결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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