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색 및 문제 개발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다음 자료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합니다. (GK 비판적 사고)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조선 세종대에 만들어진 해시계 ‘앙부일구’에 새겨진 시각 눈금은 현재의 시계와는 사뭇 다르다. 하루를 시각에 따라 나누는 전통 시법(時法)이 현재와 다르기 때문이다. 원래 전통 시법은 하루를 12시 100각으로 나누었는데, 세종 때의 역법을 담은『칠정산내편』도 이것을 따르고 있다. 곧 하루를 12등분한 시(時)로 나누어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지신 이름을 붙이고, 매 시는 초(初)와 정(正) 두 부분으로 나눈다. 따라서 하루는 자초(子初, 오늘날 시각으로 밤 11시~12시)에서 해정(亥正, 오늘날 시각으로 밤 10시~11시)에 이르기까지 24등분되는 셈이었다.
이와 함께 하루를 100각(刻)으로도 나누었고, 이 100각은 24등분되어 매 시의 초와 정에 4와 1/6각씩 각각 균등하게 배분되었다. 이때 정수로 떨어지지 않는 1/6각(1분)은 소각(小刻)으로 불러 1각(6분)의 대각(大刻)과 구분했고, 매 시의 초와 정 끝에 붙였다. 결국 매 시의 초는 초초각(6분), 초1각(6분), 초2각(6분), 초3각(6분), 초4각(1분), 그리고 매 시의 정은 정초각(6분), 정1각(6분), 정2각(6분), 정3각(6분), 정4각(1분)이 되었다. 세종대에 사용되던 시법은 바로 이 100각법이었기 때문에 처음 만들어진 앙부일구에 새겨진 시각의 눈금도 100각법에 따른 것임은 당연하다.
이러한 12시 100각법은 서양식 천문 계산법을 담은 ‘시헌력(時憲曆)’을 1653년 채택하면서 12시 96각법으로 바뀌었다. 현재 유물로 남아 있는 앙부일구에 새겨진 눈금은 모두 12시 96각법에 의한 것이다. 96각법은 100각법의 초와 정 끝부분에 각각 배분되던 24개의 소각을 없애고, 매 시의 초와 정을 균등한 길이의 네 각으로 나누었다. 따라서 매 시의 초와 정은 균등한 시간의 초각(15분), 1각(15분), 2각(15분), 3각(15분)으로 나뉘었으며, 초와 정 각각의 시간이 60분이 되어 현재의 시법과 일치하게 되었다.
이처럼 ‘분’의 개념이 오늘날과 같은 96각법에 의한 시각은 오늘날의 시각으로 정확하게 변환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100각법에 비해 훨씬 편리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의 관점에 의한 평가일 뿐이다. 전통 시법과 역법 체계 하에서는 100각법이 오히려 매우 편리한 시제였다. 예컨대『칠정산내편』의 역법 계산에서는 1각이 100분이어서 하루는 10,000분이 되기 때문에, 수많은 나눗셈을 해야 하는 역법 계산에서는 월등히 편리했다. 또한 100각법은 밤과 낮의 길이를 나누는 측면에서도 유용했다. 전통 시법은 낮에는 하루를 12시로 균등하게 나눈 12지 시법을 사용하지만, 밤 동안에는 절기에 따라 시간의 길이가 달라지는 부정시법(不定時法)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부정시법을 따를 때 100각법을 쓰면 동지 때 밤의 길이가 62각이 되고 하지 때 밤의 길이는 38각이 되지만, 96각법을 쓰면 오히려 정수로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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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는?
① 해시계 앙부일구에 담긴 전통 시법은 오늘날 시법과는 다르지만 과거 사회에서는 편리한 측면을 갖고 있었다.
② 앙부일구에 담긴 전통 시법은 해의 정확한 일주기 운동에 바탕을 둔 까닭에 과학적인 시법이라 할 수 있다.
③ 시법은 해의 일주기 운동과 같은 객관적 사실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과 관련된 문화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다.
④ 앙부일구에 담긴 전통 시법은 조선 시대의 과학을 대표한다.
⑤ 하루를 시각으로 나누는 전통 시법은 오늘날 시법과는 다르지만 과학적 측면을 지닌 시법이다.
2. 위 글과 <보기 1>에 근거한 판단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보기 2>에서 모두 고른다면?
<보기 1>
앙부일구의 바닥에 비친 그림자를 가지고 시간을 결정하는 방식은 태양의 실제 위치를 반영하고 있다. 태양의 실제 위치를 알려주는 그림자 등에 근거해 결정되는 시간을 태양시라고 한다. 현재 우리의 시법은 태양시와는 다르다. 이에 근거해 앙부일구에 담긴 전통 시법이 ‘지구의 공전 주기를 1년으로 잡고 시간을 균등하게 나눈 현재 시법’보다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앙부일구를 포함한 모든 해시계는 밤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농경 사회에서는 밤의 시간이란 그리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태양시를 대표하는 앙부일구의 전통 시법을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밤 동안에도 시계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 문화에서는 해시계는 불편하다. 해시계를 사용하는 경우, 새벽 1시는 밤의 길이를 균등하게 나눈 ‘수학적 개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절기에 따른 낮의 길이도 정수로 나누어지도록 분할하는 것이 편했다. 그래야 수학적 개념에 불과한 밤의 시간을 계산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상생활에서 밤의 시간이 중요한 문화에서는 1년을 평균한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각 시간을 일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계식이나 전자식 시계가 해시계보다는 훨씬 편하다. 따라서 시법은 문화적 환경에 따른 편리성에 의해 채택되기 때문에, 시법과 과학을 연관시켜 어느 문화에 대해 평가하려는 발상은 타당한 것으로 여겨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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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2>
(가) 오늘날 사용되는 시계는 농경문화의 사회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어. (나) 앙부일구에 담긴 전통 시법이 과거에는 편리했다는 주장은 <보기 1>의 내용과 상반된 입장이군. (다) 앙부일구에 담긴 전통 시법이 불편 없이 사용된 문화에서 ‘밤 11시에 만나자’와 같은 말은 대화에서 지금처럼 자주 사용되지 않았겠군. (라)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각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태엽 시계의 시간은 태양의 일주기 운동에 따른 태양시와 일치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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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 (나) ② (나), (다) ③ (나), (라) ④ (다), (라) ⑤ (라)
3. 위 글과 문제 2의 <보기 1>로 하나의 정합적인 내용의 글을 만들었을 때, 이 글에 대한 중심 화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시법에 담긴 과학적 원리
② 시법과 문화의 관계
③ 우리 전통의 시법과 그 과학적 원리
④ 전통 시법과 농경문화
⑤ 밤 문화의 활성화로 탄생한 기계식 시계
4. (A)와 (B)를 비교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A)
初 刻 |
一 刻 |
二 刻 |
三 刻 |
四 刻 |
初 刻 |
一 刻 |
二 刻 |
三 刻 |
四 刻 |
初 |
正 | ||||||||
午 |
(B)
初 刻 |
一 刻 |
二 刻 |
三 刻 |
初 刻 |
一 刻 |
二 刻 |
三 刻 |
初 |
正 | ||||||
午 |
① (A)는 전통 시법에 따른 것이라면, (B)는 시헌력이 도입된 이후의 시법에 따른 것이군.
② (A)의 초4각이나 정4각은 1각을 6등분한 것에 해당하는군.
③ 오늘날 1시간에 정확히 대응하는 것은 (B)의 초나 정이 되는군.
④ (B)의 ‘년’이 ‘미’인 경우, 정초각은 오늘날 1시 45분에 해당하는군.
⑤ 오늘날 시간으로 환산할 때, (A)의 초1각과 (B)의 초1각에 해당하는 각 시간의 길이는 다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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