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충족 3. 빗나간 두 가지 관점, 세 가지 이론(작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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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 X의 욕망이란 ‘X가 삶을 지속시키고 변화시키기 위해 충족되길 원하는 어떤 것’이다. 이때 욕망은 본능적 욕구에서 인생의 장기 전망에 이르기까지, 현재 불편한 것을 제거하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얻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물질적 소유욕에서부터 특정 인간 유형에 도달하려는 욕심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함한다. 행위의 동기와 결과, 욕망 대상, 처벌과 보상에 의한 학습 맥락 중 어느 것을 택하는가에 따라 ‘욕구의 정의 방식’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점을 논외로 할 때, ‘욕망 충족 방식’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 가능하다. 첫째, 과거, 현재, 미래라는 삶의 시간적 흐름에 따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둘째, 욕망에 대한 구체적 인식 여부에 따른 접근 방식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두 접근 방식은 욕망 충족 이론을 논하는 주류 담론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러한 담론이 놓치고 있는 것을 지적하려면, 두 접근 방식에 따른 세 가지 이론을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접근 방식에 따를 때, ‘과거’는 행복론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행복 혹은 불행만을 향수로 삼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로부터 과거는 행복론에서 불필요하다는 논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욕망 충족 방식에서 과거가 고려되더라도, 그 목적은 과거 지향적이지 않다. 설령 과거 상태로 돌아가려는 욕망조차도 현실에 대한 판단에서 기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를 행복론에서 무시할 때, 다음 두 가지 욕망 충족 이론들이 자주 거론된다.

 

• 단순한 욕망 충족 이론(simple desire-fulfillment theories) 혹은 현시적 욕망 충족이론(present desire theories)

사람이란 현재의 욕구가 충족되는 만큼 행복하다. 현재 갖고 있는 실질적 욕구들을 완전히 무시하거나 억제하는 삶은 최선일 수 없다.

 

• 반성적 욕망 충족 이론(reflective desire-fulfillment theories)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욕망 혹은 선호 방식에 따라 선택하고 행위하는 사람은 행복한 삶을 기대할 수 없다. 행복한 삶을 기대하는 사람은 인생 전체를 고려한 장기적 전망에 따른 욕망 혹은 선호 방식을 가져야 한다.

 

삶의 시간적 흐름 접근법에 따른 위 두 가지 이론의 정의 방식들은 주류 담론에서 소개된 방식과는 다르다. 그러한 담론을 이끄는 철학자들 다수는 단순한 욕망 충족 방식과 반성적 욕망 충족 방식이 서로 양립할 수 없도록 정의한다(Crisp, R.(2008), “Well-Being”, in Zalta, E.N.(Ed.),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실례로 현시점의 욕망과 장기적 전망에 따른 욕망 중 하나만 우선시하는 것을 ‘행복한 혹은 최선의 삶의 필요조건’처럼 정의한다. 반면에 위 두 정의 방식은 동시에 성립 가능하다. 단순한 욕망 충족 방식과 반성적 욕망 충족 방식을 서로 양립 불가능하도록 정의하는 방식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삶의 전략을 선택하는 방식의 복잡성’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 준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반성적 욕구 충족 이론을 옹호하는 철학자 P가 있다고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