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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사모펀드 투자: 합법=정의=진보?

착한왕 이상하 2019. 8. 15. 19:22

* 합법은 정의인가? 현행 금융법에 따르면, 각종 기업 정보를 가진 기재부 공무원이 갑자기 그만두고 사모펀드 이사로 취임해도 합법이다. 풀어야 할 규제는 계속 나두고, 필요한 규제는 없애는 금융마피아의 이런 작품을 이용해 자산을 늘리려고 했던, 늘리려고 하는 자들이 이 나라 여야 정치사기꾼들이다. 다수 개인의 행복 추구를 방해하는 법을 고치는 데 게의리하는 자가 스스로를 진보라고 주장한다면, 그는 '위장 진보'이며, 조국은 '위장 진보'를 대표하는 자이다. 이번 사건이 터져도, 각종 기업 및 정책 정보를 가진 고위 공직자가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투자해 편익을 취하는 것을 허용하는 금융법을 개선하자는 여야 정치인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왜내하면 그런 금융법에 기생해 이득을 추구하는 자들이 이 나라 여야 정치인들, 즉 정치사기꾼들이기 때문이다.

 

 

여든 야든 현 정치 세력은 죄다 사기꾼들로 모여 있다. 그래서 한국의 위기는 경제 위기가 아니라 정치 위기다. 개각이 진행되어 청문회가 열리면, 후보자들의 신고 재산 내역이 공개된다. 하나같이 주식 투자의 귀재이다. 소말리아급 금융시스템의 주식 시장에서도 불패를 자랑하는 인물들이다. 특히 정책 특혜주들을 갖고 있다. 조국의 경우, 태양광 수혜주 OCI를 들 수 있다. 어떤 기업의 종목이 정책 수혜주가 될 것임을 이런 저런 통로를 통해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 죄다 다주택자들이다. 조국의 경우 다주택자 문제를 해운대 지역 아파트 한 채를 친동생 전처에게 매각함으로써 피해나갔다. 해운대 지역 40평 넘는 아파트를 3억대에 친동색 전처에게 넘겼다는데, 해운대 지역 아파트 시세에 비추어 너무나 싸다. 부산 거주자들에게 그 아파트를 3억대에 팔겠다고 하면, 경쟁률 최소 1000 : 1은 될 것 같다.

 

후보자들 자식들은 대개 특목고, 외고 출신이며 해외 유학 중인 경우가 많다. 나는 조가의 책을 읽은 적이 없다. 그의 발언들을 고려할 때 당연히 읽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들은 말에 따르면, 조가는 이렇게 주장했다고 한다. 개천에서 용날 필요가 없다. 미꾸라지든, 붕어든, 잉어든 깨끗한 개천에서 옹기종기 모여 잘 살면 그만이다. 그리고 외고 출신들이 의대에 가는 짓은 없어져야 한다고 책에 썼다더라. 그런데 정작 자기 자식은 외고 출신으로 의학전문대에 진학했다. 재산이 많을수록 현금 보유고를 줄이는 게 일반적 전략인데, 조가 이 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금 보유율을 대폭 늘렸다. 56억 신고 재산 중 현금이 자그마치 38억이다. 조가의 강남 45평 아파트 실거래가를 고려한다면, 그의 재산은 대폭 늘어난다. 조가가 현금 보유율을 높인 데에는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위의 얘기는 조가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야 모든 정치사기꾼들 상당수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100억 규모의 사모펀드에 약 75억 약정을 건 경우는 조가가 처음인 것 같다. 조가의 딸은 외고를 나와 현재 의학전문대 과정을 밟고 있으며, 아들은 해외 유학 중이라고 하는데, 이들 20대 자식들 몫으로 각각 3억 5천씩 사모펀드에 투자하기로 약정을 걸었다고 한다.

 

왜 조가는 신고 재산보다 많은 75억을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투자하기로 계약했을까? 실제 투자액은 75억이 아니라 10억대이다. 통상적으로 약정을 깨고 약정액을 채우지 못하면, 투자액을 날리고 패널티를 받게 된다. 조가가 투자한 사모펀드의 경우, 100억대 펀드 발행에 성공했다. 조가가 이미 75억을 약정으로 걸어놓고 10억을 투자했기 때문에, 60억분에 대해 일반 투자자는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기 힘들다. 그렇다면 나머지 60억분을 가져간 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가져갔을까?

 

현 정부는 코스닥 기술주, 사실은 바이오주 육성을 빌미로 인덱스 펀드를 남발했다. 또 사모펀드의 규제를 대폭 풀었다. 이들 사모펀드의 기능은 무엇인가? 전문 경영인을 별도로 고용하기 힘든 중소기업을 사들여 키운 다음 고가에 매각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런 중소기업을 사들여 온갖 장난질로 주식 뻥튀기를 해 뒤로 빠지고, 대신에 해당 기업은 상폐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온갖 고생해 키워 놓은 기업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려는 사장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혹자는 과도한 상속세를 든다. 그런데 상속세가 실질적 원인은 아니다. 일단 주식을 자식들에게 물려 주는 게 유리하지 않다. 단적으로 우리나라 10년간 코스닥 주식 상승률과 주변 국가 대만이나 일본 해당 주식 시장 10년간 주식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안다. 한마디로,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은 IMF 당시 강압적으로 만들어진 제도를 유지하고 있어 장기 투자의 매력이 없는 곳이다. 그냥 외인 세력 현금인출기로 보면 된다. 더욱이 중소기업 사장들 대부분은 대기업 재벌들 못지 않게 자식 사랑이 지나치다. 중소기업 사장들 대부분도 어떻게 하든 기업 자산을 자식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 물려 주려고 한다. 그렇다보니, 차라리 기업을 팔아 현금으로 물려 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사모펀드가 우후죽순으로 활성화되니, 기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사장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더욱이 사장들 자식들 상당수는 해외 유학 중인 경우가 많다. 자식들은 기업보다는 현금을 받고 싶어 한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사장들 중에는 자식들이 기업하기 힘든 이 땅에서 자신처럼 개고생하기보다는 교수와 같은 직업을 구하기를 바라는 사람도 많다.

 

현재 한국의 사모펀드 기업 사냥 방식의 기능을 안다면, 사모펀드에, 특히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선물투자나 장외 주식 시장 투자보다 훨씬 위험하다. 구체적 정보가 없다면 함부로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개인이 투자할 수 없고, 또 그 투자액도 크다. 블라인드 사모펀드 투자는 사실상 자산가가 아니라면 대다수 개인에게는 막혀 있다. 내가 수백억대 자산가라 할지라도, 100억대 규모의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75억을 약정하는 짓은 미친 짓이다. 그런데 신고 자산 56억의 조가는 이 미친 짓을 한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확실한 사전 정보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약정액 75억 중 조가 투자액 나머지 부분인 60억 주체들을은 밝혀질 것인가? 현 개판 금융법에 따르면, 그 주체들을 밝히기 힘들다. 특히 조가가 개입된 블라인드 사모펀드의 경우, 공개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어쩌면 그 주체들 중에는 현 여권 인사뿐만 아니라 야권 인사들도 있을지 모른다. 개돼지들에게는 각자를 위해 싸우는 투사처럼 비추어지는 현 정치사기꾼들은 자산 증식에서 만큼은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까페에서, 식당에서, 보좌관들을 통해서, 주변 가족들의 만남을 통해 그러한 정보 공유가 이루어진다. 만약 조가의 사모투자 건에 현 야권 인물이 개입되어 있다면, 그 투자 주체들을 파헤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조가의 사모투자 건은 양방향 가로등 사업 업체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데, 가로등 사업은 대부분 국책 사업이거나 지자체가 개입된 사업이다. 사전 정보 유출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단서가 된다. 또 조가와 관련된 사모투자사 대표는 종횡무진 활약 중인데, 펀드를 이용해 아예 기업 하나를 사들여 현재 그 기업의 대표이사라고 한다. 음극 무슨 2차 전지회사라고 하던데, 과연 기술개발이 제대로 될까?

 

조가의 당당함은 도가 지나치다. 본인 스스로 '용이 나올 필요가 없는 개천'을 강조했는데, 그러한 개천 관리자로 자신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개천 관리자는 당연히 개천에 사는 미꾸라지 붕어들보다 자산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월한 '용'이야 하며, 이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 나라에는 경제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일 때 무보수 임무를 내세워 민중의 분노를 약화시켜 보려는 권력자도 없다. 정무수석 취임 후 사모펀드 70% 이상 약정을 건 조가는 문제가 커지면 누구처럼 부인의 탓으로 돌릴지 모르겠다. 약정 계약에 최종 사인을 한 인물은 그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조가는 확실히 믿는 구석이 있다. 현 정부 들어 금융마피아들은 사모펀드의 기존 규제를 다 풀어 주었다. 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 그것도 투자액 이상의 선약정 투자 방식도 현 금융법에서는 합법이다. 심지어 각종 사전정보를 갖고 있는 기재부 고위 공무원이 사표를 내고 즉시 사모펀드 이사로 취임해도 현 금융법에서는 합법이다. 조가는 '합법=정의'라고까지는 외칠 수 없으니, '합법=정의롭지 않은 것은 아님'이라는 물타기 발언을 할 것이다. 조가가 믿는 마지막 구석은 현행 개차반 금융법, 즉 다수 개인이 피해를 보도록 만들어진 법보다는 문가이다. 문가가 조가를 다시 품에 앉는다면, '후대에 특정 386 세력 기득권화를 꾀하다 폭망한 자'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에 나에게 38억 현금이 있었다면 무엇을 할까? 인터넷에 이념적 색과 무관하게 다양한 사람들이 거래할 수 있는 '시민포럼'을 만들고, 그 속에 '정당 인큐베이터'를 설치할 것이다. 20-40대를 주축으로 공모를 받아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해 새로운 정당들을 만들 수 있는 기반 구성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념 중심이 아니라 문제 해결 정책 중심의 정당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네가 돈이 있어바,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조가보다 더 당당하게 "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왜냐고? 나는 처자식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조가의 자식 사랑은 끔찍하다 못해 공포스럽다. 두 자식을 위해 각자 몫으로 3억 5천씩 사모펀드에 약정을 걸고, 현금 통장도 만들어 주고, 외고 진학시켜 의대로 보내고, ... 호치민이 권력을 얻고서도 청렴하게 살면서 권력을 특정 개인이 아니라 당에게 넘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그가 처자식이 없었기 때문인 듯! 지금 이 상황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씁쓸한 농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