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잡세상 잡글

flipped learning 도입으로 수업 개선?

착한왕 이상하 2015. 9. 17. 23:24

 

 

다음은 오늘 신문에 난 기사이다.

 

<암기 치중한 한국교육, ICT 통한 토론수업으로 바뀌어야>

대교 '2015 글로벌 교육포럼' '거꾸로 수업' 창시자 존 버그만 플립트클래스닷컴 최고교육책임자 미리 영상학습 뒤 학교서 토론, 국내 250여개 학교서 시행중 "교실은 단순 지식전달 벗어나 학생이 수업 주도권 갖는 창조적 사고활동 공간 돼야" -> http://media.daum.net/society/education/newsview?newsid=20150917183914211

 

신문 기사를 보면 플립드 러닝 모형을 국내 대학에서 도입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심각한 것이자 '쪽팔린 짓'이다. 그 모형은 원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문에 난 인물이 플립드 모형 개척자도 아니다. 그는 단지 그 학습 모형을 상술화한 인물 중 하나며, 내 눈에는 사기꾼이다. 이런 사기꾼 농간에 한 나라가 놀아난다는 것이 정말 웃기다.

 

기사를 본 사람은 플립드 모형이 미국에서 매우 성공적인 것처럼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 모형으로 많은 학생들의 학습 관심도가 매우 향상된 것처럼 느낄 것이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플립드 학습 보형은 미국에서도 일반화되지 않았다. 이미 90년대 일부 학교에서 시행했을 때, 많은 비판이 뒤따랐다. 어떤 비판인지는 다음을 참조하라.

 

플립드 학습 모형에 대한 비판 -> http://theinnovativeeducator.blogspot.ca/2011/10/five-reasons-im-not-flipping-over.html

 

여기서 위와 같은 비판을 하지는 않겠다. 다만 딱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실제 교육 내용을 개선하는 노력 없이, 그저 내용을 정보기술을 도움을 받아 스마트화하거나 수업 방식의 선후 관계를 바꾸는 것으로 교육 개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러한 생각은 완전한 착각이다.

 

어느 나라나 현재 교육은 개판 직전이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아동교육을 살펴보자. 아동들의 인지 발달 과정은 개인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4~6세 어린이 인지 발달 특징 

learning through play 

learning the concept of cycles

learning to differentiate between living and non- living things

identifying parts of their natural world

using imagination, pictures and diagrams

suggesting reasonable ways to solve a problem

asking more detailed questions

directly explaining the relationship of things (*)

expanding the given situation by monolog (*)

 

(*)로 표시된 것은 연구 논문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4살 아이들에게는 '해가 지고 있다'라는 표현보다는 '해가 땅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아이들은 대상에 대한 지식을 관계 파악 및 확장을 통해 습득하기 때문이다. '해가 땅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아이들로 하여금 '왜 해가 땅에 가까워졌는데, 날씨는 더 선선해질까?'라는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이들이 여럿 모여 놀고 있는 상황을 관찰해 보라. 대화를 해도 실제로는 독백 방식이 강하다. 이것이 인지 발달에 중요한 이유는 생략한다. 뭐 내가 이런 것으로 논문을 쓰고 먹고 사는 사람은 아니니까...

 

이제 아동 교육 미국 사이트들을 관찰해 보라. '흥미롭고 탄탄한 스토리 속에 위 인지적 요인들을 자극하는 문제들로 구성된 것'들이 있는지 말이다. 없다. 국내 그림책들을 살펴보라. 없다. 이것이 '온갖 학습 모형 용어라는 말잔치 속 허상의 교육'이 지배하는 현실이다.

 

대교를 비롯한 교육 책자들을 보라. 한심하다. 차라리 권력 집단이 정신차려 '위 인지 조건들을 충족하는 아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만인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권력 집단은 그저 '국외의 무슨 모형을 수입해 학교에 깔면 만사형통이다'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대주의 왕국이라는 별명을 붙여도 할 말이 없는 역사가 이 땅의 역사다. 더욱이 진보네 보수네 정치적 색채로 교육 과정만 건들면 교육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꼴통들이 정치와 교육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하드웨어 시장이 끝났으니 교육 프로그램을 얹어야 한다고, CEO 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애플만 봐도 그저 '교과서를 인터액티브하게 화려하게 꾸민 것'밖에 없다. 이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우리의 상황은? 대기업들이 그저 단어장 어플을 올리고 스마트 교육이라고 지랄한다. 교육은 지금 '여기'뿐만 아니라 '저기'도 문제가 많다. 이것만은 알고 각종 교육 기사를 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