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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을 응원하게 되는 비참한 현실: 나라는 어떻게 망하는가?

착한왕 이상하 2018. 5. 3. 16:09



트럼프는 애플의 팀 쿡을 만나 법인세도 인하해줬으니 소액 주주들 배당도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그 결과, 애플은 별도 배당을 위해 100조원을 마련했다는 해외 뉴스가 있습니다. 삼성공화국 개한민국의 주식 시장이 다른 어느 곳보다 검은머리 외인들의 투기판이 되는 데에는 연기금의 무차별 대차 기능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 소액 주주들의 배당 권리를 무시하는 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왜 금감원이 갑자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건드리려고 할까요? 국가전복 사건에 해당하는 삼성증권 위조주식 발권 사건도 눈감고 넘어가는 곳이 이 땅인데요. 한미 FTA 개정하면서 환률 개입권 포기와 함께 ISDS 관련 조항이 더 강화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한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고 미국 기업 밑 투자회사에게 불공정 대우를 했다는 이유를 들어, 즉 ISDS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아예 한국 정부를 제소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다급해졌고 금감원이 삼바를 건드리는 척 한다고 판단합니다.

엘리엇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엘리엇이라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부당성을 밀어붙어야 연기금 운용 방식의 부조리가 조금이나마 더욱 확실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봅니다. 삼증 위조주식 발건 사건 발생에대해 해외 투자 집단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조용한 반응이 더 무서운 겁니다. 어차피 현행 금융 제도가 일방적으로 외인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쪽에서 삼성 위조주식 사건을 가지고 왈부왈부 할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다만 어느 곳이든 삼증 사건을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그 사건을 걸고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상성바이로직스 상장 과정 자체에 여러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분식회계는규모가 큰 경우 미국이나 유럽 국가 같으면 형량 100년은 나오는 범죄행위입니다. 위조주식, 위조지폐 대량 발권은 당연히 국가 전복 시도로 간주됩니다. 바이오 쪽은 개발비도 죄다 자산으로 회계처리하여 영업이익을 부풀리고 있으며, 4차혁명 미신에 빠진 현 정부도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반면 중소 제조업체는 실적 대비 주가 반토막으로 우르르 유증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조업 섹터의 경우, 각종 지원 정책도 황당한 정부 개입의 코스닥 펀드안으로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국가 기반 산업 구조는 하루 아침에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제조업체 섹터가 붕괴되면 한국 경제는 끝입니야. 9년만에 제조업체 30%가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이런 것을 자꾸 지난 정권의 탓으로만 돌리지 마십시오. 댓글 등을 통해 이렇게 될 가능성을 현 정권 초기에 여러 번 경고한 바 있습니다.

삼바 분식회계 건까지 슬쩍 넘어간다면, 문재인도 '비밀스런 삼성 장학생'이라는 주장에 더 이상 이의를 달아서는 안 됩니다. 김앤장 인물들이 실제 이 번 정권에 더 많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금융에서 이 나라 역사에는 좌우, 진보 대 보수 이런 거 없었습니다. 오로지 기득권 대 개돼지 밖에 없었다.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온 역사입니다.

나라가 언제 급격히 쇠퇴하는가? 악마가 지배한 시기는 의외로 잘 버팁니다. 다수가 악을 쉽게 파악하고 경계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정부가 당장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정치가 종교화되어 사람들이 '과거보다는 낫잖아!'라는 논리로 특정 정치인을 신격화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라는 파탄납니다. 세태에 적응적이지 못한 '고착화된 사회 구조'가 다수에게 그 폐단이 인식되지 않거나 모든 것은 서서히 순리대로 변한다는 착각 속에 더욱 견고해지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해야 할 것이 있고 서둘러 해야 할 것이 있는데, 현실 직시 속에서 그 두 가지는 구분되며, 권력은 그 두가지를 잘 조합한 정책을 짜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권력은 모두 무능력하며 이념과 무관하게 다수의 삶을 질식시키는 원흉이 됩니다.

네로 때 로마 제국이 망했습니까? 임진왜란 때 나라가 망했습니까? 아니죠. 임난 후 인물들 중 정약용이 위대한 학자이며 정치가였다고 칭송을 받습니다. 제 눈에는 정약용은 당시 고착화된 사회 구조를 견고화시키는 데 일조한 무능력하고 현실 진단에 별 알맹이 없는 소리만 해댄 '물타기 전문 학자'입니다. 정약용의 학문을 실학으로 분류 가능하다면, 그의 실학은 강자의 논리를 강화시켜 주는 실학이었으며, 민중에 대한 그의 배려는 그저 강자의 관용에 불과합니다. 그저 권력을 쥔 자들이 과거의 불행을 핑계로 '기득권을 위한 물타기'를 하다가, 이 나라는 일본에 그대로 먹혔습니다. 동서양 사상사를 지배해 온 보편적 인간애, 인본주 등 보편성을 떠드는 사람들의 말을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평등, 자유, 권리 등은 결코 그러한 보편성 자체에 함축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모두 다르다'는 차이의 관점에서 다수가 권고 사항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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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다가 중단!

* 마지막 언급과 관련해 <위험한 인본주의> 중 "파이데이아와 후기 로마 제국의 교육 문화','후마니타스, 인본주의 그리고 식민 정치론'의 초기 버전은 블로그에 올릴 예정이다. <위험한 인본주의>의 동기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