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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조항

착한왕 이상하 2018. 5. 4. 22:43

미중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美中 무역협상 "일부 의견 일치, 큰 이견 확인"…합의 실패한듯

이데일리 기사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양국 대표단이 오늘 처음 만났는데, 무슨 합의를 기대합니까? 무역협상은 이제 시작입니다.

"신화통신은 양측이 일부 문제에서 비교적 큰 이견이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진전을 거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공동인식을 달성했는지 알려지지 않은데다 앞으로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감안했을 때, 미·중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무역 불균형 축소 여부나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문제 등에서는 타협을 이루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조항이 이 번 양국 무역협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정책이란? 중국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 로봇, 해양플랜트, 바이오의약품 등 10 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갈 때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차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지원 정책의 피해 1순위 국가로 우리나라가 거론되는 것입니다. 실례로 중국 업체들이 손해에도 불구하고 LCD 패널을 과잉 생산하는 이유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입니다. 정부 보조금으로 손해를 매꾸어 영업 이익을 적자로 만들지 않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들 모두가 죽을 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완료 단계의 기술뿐만 아니라 향후 2-3년 내 상용화를 목표를 둔 단계의 기술도 영업비가 아니라 자산으로 처리하도록 규제를 풀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기업들은 적자폭을 줄일 수 있어 더 혁신적 기술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 없이는 제조 업체도 살아남기 힘든 경쟁 게임에 우리나라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에 맞추어 제조업 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기업들의 회계감사 영역에서 연구와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 집단을 구성해야 합니다. 그저 거창한 4차 산업 혁명 아래 지원 정책을 함부로 남발하는 것은 실효성을 거둘 수 없습니다. 경제와 산업 정책은 세부적인 것, 소위 좃문가들이 떠드는 '디테일'한 것에서 갈립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LCD 과잉 생산과 관련하여 세 가지 가능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LCD 패널의 지속적 하락에도 중국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조항에 따른 정부의 보조금 지원 때문이다.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조항이 폐지되거나 약화되어 LCD 가격이 좀 더 빠른 시간에 안정화된다면,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 업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2) 무역협상이 결렬되어 미국이 중국 제조품에 20%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계산은 상당히 복잡해진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LCD는 역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LCD는 아니다. 미국이 중국 제조품에 20% 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중국 LCD 제조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그 타격 만큼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3) 미중 양국 무역협상이 중국 2025 보조금 조항을 거의 그대로 놔둔 채 타결될 수도 있다. 타결 영역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량 확대, 지적보호 재산권 강화, 관세 조정 등에 주로 국한되는 것이다.


두 국가 모두 크게 다치는 게임은 피할 것이기 때문에, (2)의 경우는 실현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는 (3)의 경우일 것입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1)의 경우입니다.

미중 무역협상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튼 북미회담도 그렇고 중미 무역협정도 그렇고 트럼프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음은 중국 제조 2025 보조금 정책으로 피해를 받는 정도를 국가별로 보여주는 도표인데, 그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