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잡세상 잡글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본 낙후된 북한 철도망

착한왕 이상하 2018. 12. 7. 17:18



최근 남북 공동 조사에 따르면, 북한 철도망은 일제 강점기의 유물로 남아 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낙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북한 도로망도 중요 도시 연결망을 제외한다면 철도망보다 낫다고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북한 철도망은 왜 이렇게 낙후된 상태로 방치된 것일까?

 

경제적 관점에서 위 문제를 다루는 경우, 가장 쉬운 답은 철도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 부족일 것입니다. 이러한 추측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재원을 쏟아부어 최첨단 ICBM 미사일을 개발한 나라가 북한입니다. 무기 개발에 재원을 쏟아붓다 보니 교통망 구축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던 것일까요?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후, 북한의 경제적 사정이 악화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경제력은 우리나라에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원활한 교통망 구축을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해방 이후 북한이 꾸준히 교통망 구축에 신경을 섰더라면, 지금 북한의 철도망이 이렇게까지 낙후되지는 않았겠죠. 따라서 위 문제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경우 답할 수 없는 문제로 남게 됩니다.


북한의 정부는 공산당 중심의 전체주의 형태로 분류됩니다. 단 하나의 정치적 이념만이 지배하는 국가 정부 형태를 전체주의로 규정한다면, 민주제 정부 형태도 전체주의로 분류되겠죠. 민주제 정부 형태의 국가에서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이념이 지배적이니까요. 북한의 정부 형태와 우리나라의 정부 형태를 구분하려면, 전체주의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야 합니다.

 

전체주의 정부란 단 하나의 정치적 이념만을 허용하면서도 단 하나의 정치 세력이 지배하는 국가의 정부 형태이다.

 

그러나 전체주의 정부 형태에 대한 위 규정 방식도 북한 정부를 다루는 데 명백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당장 중국, 베트남, 쿠바 등 공산주의 국가와 북한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구분을 하려면, 전체주의 정부 국가들에서 정치적 권위가 작동하는 방식을 건드려야 합니다. 북한의 경우, 정치적 권위의 대물림 방식에서 공산주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공산당은 있지만, 실제로는 김 씨 일가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정치적 권위를 장악하고 있고, 공산주의라는 이념은 그러한 권위의 세습을 정당화해 주는 수단일 뿐입니다. 이제 북한의 전체주의 정부 형태를 다음과 같이 규정할 수 있습니다.

 

전체주의 정부란 단 하나의 정치적 이념만을 허용하면서도 단 하나의 정치 세력이 지배하는 국가의 정부 형태이다. 하지만 정치적 권위의 대물림 방식에서 전체주의 정부도 두 종류로 나뉜다. 그 하나는 정치적 권위의 대물림 방식에서 특정 이념이 목적으로 작동해, 정치 세력은 그러한 목적 달성의 수단이 되는 종류의 정부 형태이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 권위의 대물림 방식에서 특정 이념이 단지 일부 정치 세력의 세습을 정당화해 주는 수단이 되어버리는 종류의 정부 형태이다. 북한의 정부는 이러한 형태를 강하게 띠고 있다.

 

전체주의 정부 형태의 국가들 중에서도 북한은 김 씨 일가를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이 정치적 귄위를 세습 방식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당연히 주민 통제가 그 어느 곳보다 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위 자력 경생이라는 표현이 있죠.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북한의 지역들은 군부대들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정부는 각 지역 군부대들 중심으로 지역의 자급자족을 강조합니다. 모자라는 부분을 정부가 분배해 줍니다. 자급자족 방식으로 지역들 연계망을 구축할 때, 원활한 교통망의 구축을 배제시켜야 하는 논리적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 정부는 그러한 연계망을 주민 통제의 수단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교통망 구축을 소홀히 했습니다. 원활한 교통망이 구축될수록 주민 통제는 더욱 어려워지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대충의 논의가 얼마나 타당한지를 따지려면, 통계치 등에 근거한 전문적 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한 연구를 제가 할 필요는 없고, 지금 현실로 돌아옵시다.

 

북한 철도망이 너무나 낙후되어 있어 선로만을 깔아서는 동해에서부터 두만강을 철도로 연결할 수 없다. 결국, 북한에 현대적 철도망 자체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북한에 현대적 철도망 자체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선로만 까는 것과 달리 많은 재원을 요구합니다. 더욱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북한의 요구 수준은 무엇인가?

 

북한이 우리나라 KTX 수준을 요구하는 경우, 북한 철도망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은 더욱 크게 불어납니다. 과연 그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최소 10조는 될 것이라 판단합니다. 더욱이 북한과 우리나라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안고 북한 철도망 구축에 우리나라 민간 기업들이 뛰어들기는 힘듭니다. 결국, 정부가 국민 세금을 담보로 만일에 대비해 민간 기업들에 대한 보증을 서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숨김없이 북한의 요구 수준을 고려한 철도망 구축 예상 경비를 투명하게 밝히고 다수의 동의를 얻어내야 합니다.


독립적인 두 국가 사이에 다른 국가가 철도망과 같은 다른 국가의 기반 시설을 구축해 준 역사적 사례가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는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민족, 한반도 평화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 경제 발전 등이 근거들로 떠오를 텐데, 과연 그 근거들이 유효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는 우리 정부가 미국이 북한 제재를 풀도록 지혜를 발휘하고, 북한 제재가 풀리면 북한 정부 자체가 해외 차관 및 민간 자본을 유치해 자체적으로 현대적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정보의 세계화가 가속되면서 북한 정부도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주민들을 계속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김정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체제 안정 목적으로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개방을 통해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김정은은 권력 세습 전통을 포기해야 합니다. 아니라면 개방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북한 자체에 내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북한 정부도 베트남이나 중국과 같은 형태의 정부로 바뀌어야 합니다. 과연 김정은은 북한을 그렇게 바꿀 각오가 되어 있는가? 각오가 되어 있다면, 북한 스스로 대북 제재가 풀리도록 노력하고 해외 차관 및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자체적으로 현대적 교통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북한 교통망을 구축해 주는 것은 개방 경제를 통한 김정은의 체제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남한의 도움을 지나치게 많이 받게 된다면,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김정은도 지금 골치 아플 겁니다. 미국, 중국도 함부로 못 믿겠고,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고, 체제 강화는 해야 하는데 개방하면 주민 통제력 약화될 수 있고 ... . 이러한 그의 고민에 대한 탈출 방법을 제가 여기에 쓸 이유는 없지요. 다만, 우리 정부는 '실리'라는 것을 고려해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오늘 국개의원들이 내년 연봉을 2,000만원 올리려고 한다는 기사가 떴다. 연봉이 그렇게 올라가면, 국개의원들이 거느린 9-11명 보좌관들의 연봉도 올라가게 된다. 조폭도 아니고, 9-11명의 보좌관을 거느리고 다니는 국개의원들. 이러니 정당 정치가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 보좌관 수는 많아야 2명 정도로 줄이고, 남는 경비는 정당별 전문적 정책 연구소 설립 및 운영비로 돌려야 한다.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현 정치꾼들이 이렇게 할 리 만무하다. 당장 자신들의 세력 확장 기반이 약화되니까!

 

문어, , 여야 모두 포함해 현 정치 세력에 대한 국민 불신임 운동이 한 번은 일어나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치 권력에 대한 시민 감시 제도가 전무한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 청원제가 직접 민주제를 가미해 시민과 정치적 권력을 나누는 제도라고? 웃기는 소리! 광화문에서 여야 포함 현 정치 세력에 대한 대국민 불신임 촛불 운동이 벌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런 기대마저 물거품이 된다면, 정치꾼들에 의해 변화하지 않는 현재의 고착화된 시스템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며, 다수 시민은 계속 개돼지로 남을 것이다.

 

<기득권층: 완벽한 태극의 조화>

http://blog.daum.net/goodking/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