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종교인의 관점 6

<세속화 '저기'와 '여기'> 머리말 완성본

* 과거에 올린 머리말은 삭제했다. '원고 구성 방식'에 해당하는 도식 이하 부분은 새롭게 덧붙여진 것이다.지금 올린 것을 약간 수정해 의 머리말로 사용할 것이다. 머리말 세속화(secularization)는 일반적으로 ‘과학이나 정치 등의 분야가 종교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뜻한다. 종교 교리가 특정 이념으로 해석될 때, 세속화는 ‘그 어떤 이념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끌려가지 않게 된 상태’를 뜻한다. 세속화된 사람이란 ‘어떤 이념에 관심을 갖더라도 그것에 종속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진 이들’을 뜻한다. 따라서 그 어떤 종교 교리에 ‘삶의 지도’를 내맡기길 거부하는 무종교인(無宗敎人)은 적어도 종교에 대해서만큼은 세속화된 사람이다. 무신론자가 무종교인일 수 있지만, 무종교인이 무신론자일 필요는 없..

<세속화> 후기: 중단과 이행

* 다음은 의 후기 마지막에 해당한다. 800여쪽 분량의 원고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글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세속화’로 불릴만한 성향들이 현실 속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과정들은 동질화될 수 없다. 그러한 성향들이 과거에는 아예 없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단지 과거에는 지금과는 다른 여건으로 인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 땅은 서양에 비해 ‘세속화’로 불릴만한 성향들의 지속성 없이도 세속화된 곳이다. 그러한 성향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서양에 비해 최근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이 땅이 서양의 오랜 세속화 과정과 같은 것을 거치지 않고서도 세속화되었다는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하지만 이로부터 ‘저기’가 ‘여기’보다 더욱 세속화되었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과정의..

<세속화> 후기: 독단적 지성사와 거리 두기 1

* 다음 글은 의 후기에 해당한다. 650여 쪽의 본문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글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힘듦을 밝혀 둔다. 인간, 자연, 사회,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세계 이해 방식의 변천 과정을 다루는 것을 지성사라고 할 때, 여기서 펼쳐진 세속화 담론은 새로운 세계 이해 방식을 제시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 그것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무종교인의 관점에서 세속화 과정을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현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종교인이 종교적 교리들의 진위에 무관심하다고 할 때, 그는 그러한 교리들 속에 반영된 그 어떤 세계 이해 방식에도 동조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그가 지적으로 성숙한 무종교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에게 세계 이해 방식..

문제를 공유하는 사회(무종교인의 관점에서)

* 다음 글은 '봉인 시킨 '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가 봉인된 상태에서 다음 글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닐 수 없음을 밝혀둔다. 신앙심이 없는 무종교인은 고대에는 사회에 반하거나 무관심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여러 종교들의 세력 분포 방식에 기반을 둔 고대 사회에서 각 종교의 교리나 제의는 사회 유지에 필요한 덕목 및 관습들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세속화된 사회에서 무종교인은 더 이상 사회에 반하거나 무관심한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땅의 무종교인들은 여전히 확산 계층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무종교인들의 의견이 사회에 표출되어 공론화될 기회는 차단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무종교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까지의 논의로만은 위 물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