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 1068

슈뢰딩거, 사랑과 섹스

슈뢰딩거, 사랑과 섹스 1. 인간에게 섹스는 번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에게 암컷 발정기가 없다는 사실은 섹스도 관계의 고려 및 제어 대상임을 함축한다. 인간관계에서 섹스는 거의 ‘모든 것’이라고 과장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섹스가 없었다면, 패션, 화장품 관련 산업도 없었을 것이다. 또 건강에도 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섹스 상대를 구할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많은 사람은 몸단장에서부터 운동까지 몸 관리에 덜 신경쓸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도 대부분의 경우 섹스에 근거한 관계이다. 사랑과 섹스는 누구에게나 직업적 야망 및 인생 목적 달성에서 시시각각 평가 대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 범위, 허용 정도를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삶의 전략이 가능하다. 가족 관계도 여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

양자역학의 핵심 문제들

최근 거의 15년 만에 양자역학 관련 논문들을 볼 일이 있었다. 보면서 양자역학을 둘러싼 여러 해석과 문제들은 역시 ‘보른(M. Born)의 규칙’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보른의 규칙이란 엄격한 방정식도 아니며, 과학적 가설이나 법칙도 아니다. 그것은 양자계와 측정의 분리 불가능성을 전제한 상태에서 측정 결과의 물리적 의미를 보장하려고 추측된 것이다. 보른은 파동함수의 진폭을 관련 입자 발견 확률과 연관지었다가, 1926년 그 확률을 파동함수 크기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규칙을 세웠다. 초기 규칙과 1926년 규칙 중 무엇이 측정 결과에 부합하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보른의 규칙을 수식적 유도에 성공한 것으로 공인받은 논문은 아직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