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 1068

알디니와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윌리엄 고드윈(W. Godwin)은 19세기 영국의 정치 철학자이자 언론인이다. 고드윈은 19세기 무국가주의(anarchism)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곤 한다. 그의 영향력은 공리주의 형성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벤담(J. Bentham)의 공리주의가 쾌락들의 질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관점에 근거한다면, 고드윈의 공리주의는 그러한 차이를 중시한다. 벤담의 합리적 개인이 선택과 행위에서 이득 계산을 중시한다면, 고드윈의 합리적 개인은 거기에 더해 자기 발달 혹은 능력 극대화 동기를 가진 존재이다. 국가의 권위를 부정하는 무국가주의적 입장을 논외로 한다면, 정의와 자유에 대한 고드윈의 입장은 존 스튜어트 밀(J.S. Mill)의 입장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 점은 현대 정치 철학사에서 깊게 연구되..

벌에 쏘였을 때 통증이 가장 심한 곳은?

벌에 쏘였을 때 어느 부위가 가장 통증이 심할까? 혹자는 혀끝, 성기, 젖꼭지 등을 언급한다. 하지만 현대 과학에서도 벌에 쏘였을 때 어느 부위가 가장 통증 심한지를 알 수는 없다. 과학자가 자원자들을 모집해 실험을 할 수도 없다. 윤리 위원회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을 몸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한 출중한 과학자가 있었으니, 마이클 스미스(Michael Smith)이다. 노벨생리학상을 받은 마이클 스미스가 아니니 헷갈리지 마시라. 자신을 몸을 가지고 벌에 쏘였을 때 가장 아픈 통증 부위를 찾아보려고 한 스미스의 정신은 노벨상리의학상을 받은 스미스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이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91576142 벌에..

다수 영향 이론이 지배하는 문화: 애쉬와 페스팅거를 중심으로

‘소수 대 다수’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관통하는 사회 정치적 문제이다. 과거에나 현재에나 정치적 권력은 소수가 갖고 있다. 다수가 어떻게 소수의 권력을 제어할 것인가 혹은 정치가 집단의 기득권화를 제어할 것인가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일단 특정 소수 집단이 권력을 쥐게 되면, 다시 말해 그 집단의 규범 체계가 사회에 확산되게 되면, 그것이 계속 재생되는 것을 다루는 것이 사회학의 주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와 맞물려 토크빌 이후 ‘군중 사회(mass society)’는 현대적 민주주의의 한계를 상징하는 용어로 정착했다. 또 한편 그 어떤 정치 체제든 결국 소수 엘리트층에 의한 전체주의 아니면 과두 정치 체제로 귀결된다는 입장도 유행했다. 사회의 혁신적 변화는 생각만큼 사회학의..

정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도입 검토

시노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이제 임상 실험 2단계 끝나고 3상 돌입한다고 한다. 임상 1, 2단계 연구 결과 중국측 발표 자료를 보면, 2상의 경우 320명을 대상으로한 한 것이다. 임상 실험 3단계는 1,5000명 대상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시노팜의 효과는 2상 단계의 32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것도 중국측 학자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에 그렇다. 32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도 아직 교차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알고 있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90485696 정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도입 검토 "정부, 중국산 코로나 19백신 도입 검토" 시노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이제 임상 실험 2단계 끝....

세계 인구 지도와 Hu Line

다음 세계 인구 지도를 보면, 회색 부분 인구를 다합친 것보다 빨간색 부분 인구수가 많다. 중국과 인도의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게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중국을 들여다 보면, Hu Huanyang 라인을 경계로 아래 지역에 중국 전체 인구의 94%가 밀집되어 있다. Hu Huanyang(1901-1998)은 중국의 지리학자로 1934년 논문 "Distribution of China's Population"에서 중국의 인구 분포 분석을 위해 헤이허-텅충 라인(Heihe–Tengchong Line)을 제시했다. 그 라인은 Hu Line 혹은 Hu Huanyang Line으로 불리기도 한다.

뉴턴을 위대하게 만든 집단 왕따 현상?

요새 아이 잘키우기 관련 책들이 무성하게 나온다. 또 그런 책에 나와 있는 대로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다수가 동의한다. 실례로 학교에서 집단 왕따 현상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왕따 현상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무결점 세상을 묘사한 책에 나온 대로 아이들을 양육할 수는 없다. 집단 왕따 현상을 없애야 한다면서 상담 심리 같은 것이 부각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왕따당할 짓을 해서 왕따를 당한 것일 수 있다. 또 스스로 왕따 현상이나 불의에 대처하고 대항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누가 자신을 폭력적으로 괴롭히면, 짱돌을 집어서 상대방을 가격하라는 것도 반드시 나쁜 교육법이라고만 할 수 없다. 폭력에 대항하지 않고 폭력에 순응하는 태도가 오히려 훗날 아이..

투 더 본(2017), Beach Boys: Break Away

투 더 본(To the Bone) 2017 2017년 미국 영화 감독/ 각본: 마티 녹슨(Marti Noxon) 주연: 엘렌 역 릴리 콜린스(Lily Collins) 조연: 루크 역 알렉스 샤프(Alex Sharp), 닥터 베컴 역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 장르: 드라마 여러가지 트라우마를 겪고 거식증(anorexia)에 걸린 엘렌의 이야기이다. 여성 감독 녹슨은 거식증으로 고생했던 본인의 경험을 이 영화에 녹여내려 했다고 한다. 엘렌 역의 릴리 콜린스는 찾아보니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제네시스(Genesis)의 필 콜린스의 딸이더라. 릴리 콜린스 역시 거식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거식증의 원인이 다양함을 알 수 있었다. 엘렌의 마른 체형에 대한 집착은 단순히 외모에..

우연과 발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과학 대중서 번역서 중에 로버트 케이브 저 이라는 책이 있더라. 이 책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테리아 발견사가 소개되어 있는데, 뭔가 결정적인 연결고리가 빠져 있다. 그 결정적인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2005년 로빈 워렌(Robin Warren)과 베리 마샬(Barry Marshall)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위궤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임을 밝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돼지, 기니피그 등에서는 위궤양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러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설을 사실로 입증하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실험은 윤리적 문제로 인해 허용될 수 없다. 그래서 마샬이 직접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책은 마샬을 중심으로..

마오쩌둥의 참새 증오와 메뚜기의 역습

1958년 마오쩌둥은 중국에서 만연하는 질병과 감염병을 없애고 공산주의 개혁을 완성하려면 4가지 해충을 박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해서 '4가지 해충 박멸 운동'이 대대적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4가지 해충은 다음과 같다. 모기, 쥐, 파리, 참새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081892294 마오쩌둥의 참새 증오와 메뚜기의 역습 1958년 마오쩌둥은 중국에서 만연하는 질병과 감염병을 없애고 공산주의 개혁을 완성하려면 4가지 해충을 ... blog.naver.com

루드비히 플레크의 과학 공동체: 쿤과의 차이점

루드비히 플레크의 과학 공동체 루드비히 플레크(Ludwik Fleck, 1896-1961)는 폴란드 유대인 태생의 미생물학자, 면역학자, 과학철학자, 의철학자이다. 그를 정교하게 다룬 국내 논문이 있는가? 내가 알기론 없다. 만약 내가 계속 대학 주변에 머무르면서 과학철학회 활동을 이어갔더라면, 플레크와 쿤을 비교한 논문 하나는 썼을 것 같다. 플레크를 다룬 논문을 쓸 이유는 없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의 과학 공동체 개념을 소개하는 가운데 쿤과의 차이점을 간략히 언급하려고 한다. 나를 이렇게 하도록 만든 이유가 있다. 플레크의 저작 이 1979년 영어 번역판 GDSF(Genesis and Development of a Scientific Fact)로 나왔을 때, 토머스 쿤(T. Kuhn)은 자신이 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