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중심과 주변의 구분 맥락 지상계와 천상계를 이분하는 고전적 이원론의 관점에 따르면, 지상은 공간적으로 천상에 대비된 곳이 아니다. 천상계는 신성(神聖)이 구현된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천상계에 대비된 지상계는 신의 속성이 충분히 구현되지 않은 곳이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인간은 천사와 달리 천상계에 살 자격을 갖지 못한다. 인간은 지상의 괴물들과 함께 천상을 우러러 보며 신을 찬양해야 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지상계와 천상계를 이분하는 고전적 이원론의 관점에 따른 ‘지상계’는 ‘선을 결여한 영역’을, 그리고 ‘인간’은 ‘선을 결여한 존재’로 규정된다. 신유학 전통의 세계 이해 방식에 따르면, 천(天)과 지(地)는 양(陽)과 음(陰)을 상징하며, 천지조화(天地調和)는 기(氣)의 활동성이 이(理)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