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인지와 경험 69

베이즈주의 (수정)

베이즈주의 1. 확률 계산법(probability calculus)의 베이즈 공식은 ‘주어진 증거 e에 근거한 가설 H의 신빙성’을 확률로 나타낸 것이다. • prob(H/e)=[prob(e/H)prob(H)]/[prob(e/H)prob(H)+prob(e/-H)prob(-H) (prob(H/e)는 증거 e가 주어진 상태에서 가설 H가 성립할 확률, 그리고 prob(-H)는 H가 성립하지 않을 확률을 뜻한다. prob(H)는 ‘사전 확률(prior probability)’로, prob(H/e)는 ‘사후 확률(posterior probability)’로, 그리고 prob(e/H)는 ‘H를 가정한 경우에 e가 발생할 가망성(likelihood)’을 뜻한다.) 베이즈 공식은 토머스 베이즈(T. Bayes)가 죽..

웨이슨 선택 과제(Wason Selection Task)

웨이슨 선택 과제(Wason Selection Task) 1. 환경에 대해 특정 결과를 산출하게끔 길들여진 ‘조작적 행동(operant behaviour)’도 해당 환경 정보를 담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은 1970년대 이후 정설이 되었다. 조작적 행동 방식이 특정 자극 속에 담긴 환경 정보의 내용과 무관하다는 생각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한 식의 반응을 ‘영역 특수성(domain specificity)’을 가진 반응이라 한다. 조작적 행동조차 특정 환경 맥락과 연관되어 평가되어야 하는 ‘영역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론과 추리와 같은 인지 활동은 내용과 무관한 어떤 형식적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관점이 여전히 학자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 관점은 멀리는 라이프니..

퍼지 논리(Fuzzy Logic)

퍼지 논리(Fuzzy Logic) 1. 사물의 상태를 나타내는 일상어의 표현들, 실례로 ‘뜨겁다’, ‘차갑다’, ‘영리하다’ 등은 모호(vague)하다. 여기서 모호하다는 것은 그러한 표현의 지칭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딱히 구분되지 않음을 뜻한다. 커피가 뜨겁다고 할 때 그것이 얼마나 뜨거운지는 명확하지 않다. 커피의 뜨거움 정도는 항상 다른 것에 비교되어 상대적으로 뜨거운 것일 뿐이다. 또 커피가 식었을 때에도, 커피의 상태를 차갑다고 단정짓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렇듯 사건의 발생 유무를 나타내는 1과 0 혹은 참과 거짓으로만은 사물의 상태 변화 및 차이를 서술하기는 힘들다. 코스코(B. Kosko)와 이사카(S. Isaka)는 고전적인 2치 진술 논리가 사물의 상태 변화 및 차..

수학적 증명(Mathematical Proof)

수학적 증명(Mathematical Proof) 1. 어떤 주장이 참임을 밝히는 증명을 일컬어 수학의 꽃이라 부른다. 증명 없는 주장은 수학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떤 증명도 전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무엇을 증명한다는 것은 결국 어떤 전제들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 추론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제들은 그와 관련된 다른 전제들에 의해 증명되었거나, 아니면 그 자체가 증명된 것으로 간주되는 것들이다. 그 자체가 증명된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공리(axiom)라고 한다. 공리는 한 때 증명이 불필요한 자명한 진술들로 여겨졌다. 실례로 ‘두 점 사이를 지나는 가장 짧은 선은 직선이다.’라는 진술을 기하학의 공리로 택한 이유는 점, 직선과 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그 진술이 자명(self-e..

뮬러-라이어 착시 효과

뮬러-라이어 착시 효과 1. 오류는 측정이나 평가가 어떤 기준(standard)이나 준거(reference)에서 벗어난 것을 뜻한다. 따라서 그러한 기준 및 준거를 설정하는 방식에 따라 무엇을 오류로 볼 것인가에 대한 판단 여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기준이 인간의 경험 및 생각과 무관한, 곧 객관적인 것이 될 수 있다면, 오류 여부의 판단은 사소한 것이 된다. 이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외부 대상의 기하학적 형태를 둘러싼 착시 현상이다. 착시 현상을 일종의 오류라고 단순하게 규정할 수는 있어도, 착시 현상에 대한 연구 역사는 더욱 더 복잡해지는 과정을 밟아 왔다.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시지각(visual perception)을 다룰 때 눈과 외부 대상의 관계, 눈의 해부학적 구조..

가설 생성 추리(Abduction)

가설 생성 추리(Abduction) 1. 성장 과정은 ‘세상에 대해 구조화된 지식 체계’의 형성 과정이기도 하다. 대상들 사이에 유사성을 찾고 대상들을 분류하는 능력은 언어 습득 이전에 이미 활성화된다. 지각 경험과 달리 사고는 진술, 그림 및 방정식과 같은 표상을 매개로 하여 구성되며, 표상은 기호 조작(operation of signs) 없이는 불가능하다. 기호 조작에 근거한 표상이 언어적 표현에 국한되지 않는 까닭에, 언어 습득 이전의 단계에서도 사고의 핵심인 추론 및 추리 활동이 나타난다. 어떤 대상 A가 B와 유사하고, B가 C와 유사할 때 어린 아이도 A와 C도 유사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원초적인 추론 과정조차 대상 분류 방식에 의존적이다. 다시 말해, 일상적 추론 및 추..

유추(Analogy)

유추(Analogy) 1. 유추(analogical reasoning)는 ‘유비에 근거한 추론’을 뜻한다. ‘유비 논증’은 일반적으로 그러한 추론에 근거한 논증을 뜻하며, 이때 유추는 유비 논증 속에서 발견되는 일반 추론 패턴을 뜻하게 된다. ‘유비(analogy)’는 대상들 사이의 형태적, 관계적, 구조적 유사성을 찾아내는 인지 과정을 뜻한다. 일상생활에서 ‘대상’이라는 용어의 사용법은 광범위하다. ‘사고의 대상’이라는 표현에서 ‘대상’은 생각의 주제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뜻한다. 하지만 유사성을 논할 때 대상은 주로 지각 경험에서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인지되는 것들, 곧 ‘지각 대상’들을 뜻한다. 그러한 지각 대상들 사이에 형태적 유사성이 발견될 수도 있다. 지각 대상들은 주로 시공간적 관계를 맺는..

귀납(Induction)

귀납(Induction) 1. 논증은 전제들에 근거하여 합당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논증 상황 및 맥락에 따라 결론이 확실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고, 그럴듯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의 경우를 연역 논증, 후자의 경우를 귀납 논증이라 한다. 그러나 결론이 그럴듯하게 끝나는 모든 논증이 항상 귀납 논증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알기 위해 먼저 연역과 귀납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논증 결과의 측면에서 접근할 때 연역과 귀납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논증 결과는 전제부와 결론으로 구성되는데, 전제부의 내용 범위와 결론의 내용 범위를 각각 원으로 처리해 보자. 이때 이상적인 연역은 논증 맥락 속에서 결론이 내용적으로 전제부에 함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연역(Deduction)

연역(Deduction) 1. 연역(deduction)은 전제들에 근거하여 확실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논증에서 발견되는 추론 패턴을 뜻한다. 그러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일정한 맥락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모든 동물은 죽고, 사람도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도 죽게 마련이다.’라는 연역 논증에는 사람과 동물에 관한 배경 지식이 추론의 맥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배경 지식의 맥락 속에서 모든 동물은 죽고 사람도 동물이라는 전제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사람도 죽는다’는 결론은 확실한 것, 즉 예외를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연역 추론에 바탕을 둔 논증을 ‘연역 논증(deductive argument)’라 할 때 연역 논증은 전제부(presupposition)와 결론(conclusion)의 구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