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 에세이/인지와 경험 69

세계 이해 방식들의 세계에 대한 구상 1. 물음들

* 과 연관된 글 인간, 자연, 사회,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세계 이해 방식의 변천 과정을 다루는 것을 지성사라고 할 때, 세속화 담론은 새로운 세계 이해 방식을 제시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 그것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무종교인의 관점에서 세속화 과정을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현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종교인이 종교적 교리들의 진위에 무관심하다고 할 때, 그는 그러한 교리들 속에 반영된 그 어떤 세계 이해 방식에도 동조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그가 지적으로 성숙한 무종교인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에게 세계 이해 방식들이란 진위 여부의 단순한 판단 대상이 아니다. 그것들 중 상당수는 특정 시대 지역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

쾌락주의(Hedonism)

이상하(철학 박사학위를 생업에 사용하지 않게 된 사람) 쾌락주의 행복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단순한 대답 중 하나는 ‘행복과 쾌락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즉, 쾌락을 추구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쾌락주의(hedonism)의 어원은 ‘쾌락’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ἡδονή(hēdonē)’에서 기인한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다수 사람들이 쾌락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은 ‘자위행위에 중독되어 죽은 침팬지’를 연상시킨다. 쾌락주의와 관련해 ‘성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등을 연관시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쾌락주의’라는 용어 대신 ‘향락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극단적 이기주의’와 연관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

시각 경험에 바탕을 둔 당연한 믿음들과 증거들

* 다음은 199년도에 발표한 논문을 1차 수정한 것이다. 너무 오래 되어 사실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는다. 원고 작성을 위해 별도로 작성한 것은 올리지 않는다. 왜 옛날 논문을 다시 보게 되었는가? 개인적으로 철학의 궁국적 출발점은 일상경험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경험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의 한계가 모든 형이상학을 제한하는 뿌리라 믿는다. 수입을 줄이고 공부량을 다시 늘리면서 최근 연구 작업들을 본 결과, 일상적 대상은 아예 '실재의 그림자'처럼 굳어지는 판국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분석철학 형이상학 진영의 양상 논리 존재론, 지속론, 편차론 등등을 보면 일상생활에서 친숙한 대상들은 그림자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반동으로서 후설이나 하이데거가 마치 일상성을 구해낼 ..

홀로그램 거울

홀로그램 거울 너는 자신의 완전한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것처럼 자신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없다. 물론 두 개의 전신 거울을 사용해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 해 보면 자신의 뒷모습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설령 이렇게 저렇게 하여 너의 뒷모습 전체를 보게 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뒤틀린 너의 육체로 인한 감각이 거울 관찰을 방해할 것이다. 그렇게 너의 뒷모습을 보게 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것처럼 너 자신의 뒷모습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이제 네 앞에 ‘홀로그램 거울’이 있다고 하자. 그 거울에 투사된 너의 모습은 너무나 입체적이어서 마치 또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만..

Active Perception(스포일러)

어떻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삼차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것도 의도적인 판단이나 추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알 수 있을까? 마치 어둠 속에서 영화의 장면을 볼 때 혹은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처럼 지각자(perciever)의 육체가 일종의 ‘소실점(消失點)’과 같다면, 거리감은 마음 혹은 영혼이라는 것을 별도로 가정하고 그것의 계산 결과이거나, 감각작용에 마음이 개입한 결과이거나 아니면 감각 작용을 바탕으로 한 학습 과정의 결과일 것이다. 이때 외부와의 접촉과 관련된 감각은 인과적으로 설명 가능한 수동적 과정이고, 지각은 마음의 능동적 측면을 반영해주는 결과라는 일반적 입장이 성립한다. 감각과 지각을 구분하고, 전자를 수동적으로 후자를 능동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은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서양 지각..

순수 예술과 응용 예술

누구나 순수 예술과 응용 예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응용 예술(applied art)’이라는 용어와 달리, ‘순수 예술’은 현대 예술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 용어는 아니다. ‘순수 예술’이라는 용어는 ‘fine art’를 번역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철학자는 회화, 조각, 고전 음악 등에 대해 여전히 미 자체 혹은 미적 순수성을 가정하고 ‘순수 예술’이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한다. 대중은 전시 및 청취 공간을 매개로 하여 감상 대상이 되는 작품들을 ‘순수 예술’로 부르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서 ‘순수 예술’은 그저 그러한 경향을 반영한 용어일 뿐이다. 글 보기 -> https://blog.naver.com/goodking_ct/222712669225 사고 훈련: 순수 예술과 응..

지능과 문화: 실험 심리학의 개척자 앤 아나스타시(Anne Anastasi)

* 다음 자료를 저자 이상하의 허락 없이 변형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한다. 다음 자료와 관련된 토론 문제들을 풀어보지 않고서는 아나스타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란 힘들다. 오프라인 수업에서 활용될 토론 문제들은 올리지 않는다. 지능과 문화 - 실험 심리학의 개척자 앤 아나스타시(Anne Anastasi) - 1. 사람들은 능력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한 개인 간 차이는 양적으로 측정 가능하다. 사회 문화적 요인을 완전히 제거한 상태에서 개인 간 차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불가능성이 개인 간 차이의 양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능력의 측면에서 나타나는 개인 간 차이를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측정 결과로 나온 자료들을 비교함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