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궁극적 의미에서의 실체 ‘실체’는 일상생활에서 ‘헛것’이 아닌 ‘실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철학에서 ‘실체’는 ‘근본적인 존재’ 혹은 ‘궁극적인 존재’를 뜻한다. ‘실체’의 의미는 애매모호하다. ‘근본적인 존재’에 대한 해석 방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에서 실체의 문제는 존재에 대한 경험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해석 방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사과라는 대상을 경험할 때 사과의 형태, 색, 맛 등은 서로 분리되어 경험되지 않는다. 또한 한 장면을 본 것과 다른 장면을 본 것 사이에는 추론적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한 관계는 본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 성립하기 때문이다. 지각 경험을 단순한 인과적 관계로, 혹은 감각 기관을 통한 수동적 과정으로만 설명하려는 근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