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성설 ‘어떻게’라는 질문 범주와 ‘왜’라는 질문 범주의 구분 속에서 과학을 전자에, 신학을 후자에 위치시키는 기계론 전통에서도 미묘한 입장 차이가 나타난다. 데카르트처럼 과학적 발견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진영이 있었는가 하면, 보일처럼 과학적 발견을 신의 섭리를 밝히는 수단으로 여기는 진영도 있었다. 물론 데카르트가 존재의 목적을 다루지 않는 기계론 전통의 과학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은 아니다. 또한 보일도 엄격한 과학적 설명에 신의 목적을 개입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어떻게’라는 물음의 영역에 속하는 과학적 설명을 그 자체로 완성된 것으로 보았다. 즉, ‘어떻게’라는 물음의 영역과 ‘왜’라는 물음의 영역이 서로 대등한 관계를 맺는 가운데, 세계의 완벽한 이해에 도..